프랑스를 대표하는 조경사 루이 베네크. 도심 속 자연의 숨결을 불어넣는 그의 오랜 업적을 들여다봤다.
1985년, 정원 디자인 분야에 첫발을 내딛은 루이 베네크 Louis Benech는 파리 튈리히 가든 복원을 시작으로 베르사유 궁전, 엘리제 궁전 등 프랑스 주요 광장과 궁전의 현대 정원을 작업해왔다. 그뿐만 아니라 그리스의 아킬레온 궁전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관광 명소인 파블로브스키의 장미 파빌리온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역사적 장소 300여 곳의 정원을 복원해왔다. 그의 업적은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을 정도. 그는 건축적, 자연적 환경 사이의 조화를 목표로 장시간 지속될 수 있는 아름다운 정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또 역사와 생태계를 존중하며 미래의 유지 보수까지 고려한 정원을 만들기 위해 힘쓴다. 자신만의 정원을 세계에 그려나가는 루이 베네크를 인터뷰했다.
법학을 전공했다. 가드너로 직업을 바꾸게 된 계기가 있었나? 어린 시절, 할머니의 정원에서 덩굴성 식물인 한련화를 키운 적이 있다. 늘 돌과 나비, 그리고 습지에서 서식하는 새들을 사랑했다. 일곱 살에 파리를 떠나 일드헤섬으로 이사했는데, 그곳은 바람이 많이 불고 나무가 거의 없는 평지였다. 우연찮게 발견한 파라솔 형태의 소나무와 독일 참나무를 본 뒤로 나는 ‘멋진 나무’를 좋아하기 시작했다.
정원사라는 직업에 어떠한 매력을 느꼈나? 사실 처음에는 산림 엔지니어가 되기를 바랐지만 수학과 물리학 지식이 매우 부족했기에 그 꿈을 저버릴 수밖에 없었다. 어린 시절부터 갈망해온 ‘정원 가꾸기’야말로 나무를 ‘만질’ 수 있는 유일한 직업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프랑스에서도 충분히 가드닝을 배울 수 있었을 텐데, 영국으로 건너간 이유가 궁금하다. 법률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좋은 국제 법률 사무소에 입사했다. 일종의 자아 성찰이랄까. 도망치기로 결심했고, 본격적으로 정원사 교육을 받기 시작했다. 영국 대학은 최소 2년간의 실무 경험을 요구한다(프랑스에서는 ‘l’Ecole du Paysage’에 도달하기 위해 DEUG라는 대학 2년 과정이 필요하다). 그 즉시 나는 영국식을 선택하는 것이 상식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튈리히 가든 복원을 시작으로 베르사유 궁전, 엘리제 가든 등 프랑스를 대표하는 장소를 진행해왔다. 몇몇 상징적인 장소에서 일하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역사적 맥락에서 현대적인 사용법을 유지하는 데 얼마나 많은 노력과 사고를 하는지가 매우 보람 있고 자양분이 되는 것이다.
아름다운 정원이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아름다운 정원은 적절하고 균형 잡힌 디자인이다. 건축물을 보안하기에 적합한 디자인, 자연스러운 경관을 통해 마음을 열고 꿈을 꾸게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외부의 주요 변수인 ‘시간’도 중요하다.
작업 시 고려되는 필수 사항이 있나? 차, 소음, 건물 등 오늘날의 주변으로부터 멀어져 평화를 되찾는 것.
프렌치 정원의 특징은 무엇인가? 프랑스 정원을 구조화하고 대칭적으로 만드는 일부 짧은 관찰자들은 이슬람, 페르시아, 이탈리아, 네덜란드의 정원을 잊어버린 것 같다. 르네상스 시대 이후 등장한 프랑스식 정원 스타일의 르 노트르 Le Nôtre는 균형이 아주 잘 잡혀 있다. 여기서 말하는 균형은 절대로 대칭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수려한 기하학적 패턴이 특징이며, 고급스럽고 우아한 분위기를 풍긴다. 또한 속임수, 트릭을 사용해 방문자들에게 환상적인 휴식 공간을 제공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모든 프로젝트가 기억에 남는다. 그 시간, 그 공간에 내 모든 마음을 담았다. 모두 시간이 흐르면서 쌓인 값진 경험이다.
다가오는 파리 올림픽을 위해 작업하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설명해달라. 사실 노트르담 대성당 주변의 경관 공모전에 지원했지만 아쉽게도 성사되지 못했다. 대신 콩코드 광장에서 스케이트 보드 경기가 열리고 난 뒤 나무를 심어 도시를 더욱 시원하게 만들어볼 계획이다.
당신이 살고 있는 집의 정원은 어떤 모습인가? 우리 집 정원은 아주 작고 매우 어둡다. 네 면이 모두 도시 건물로 둘러싸여 있어 그늘을 좋아하는 식물로 가득 차 있다. 예를 들어 중국야자나무, 무화과, 바나나나무, 마호니아, 카멜리아, 팻시아 등이 있다. 많은 양의 양치류가 있으며, 열대적이고 관대해 보이는 식물들이다.
정원사로서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 내 정원의 궁극적 목표는 사용자에게 평화와 행복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것은 매우 간단한 일이다. 먼저 그 장소를 충분히 이해한 다음, 그들에게 필요한 올바른 하나의 답을 찾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