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재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사실 분재는 어릴 적부터 자주 접했다. 아버지가 젊은 시절 취미로 즐겨 하시던 기억이 난다. 2021년, 분재에 대해 커리큘럼이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곳에서 배우고 싶던 차에 지인에게서 ‘유수형분재학교’를 소개받았다. 유수형 교수가 진행하는 분재 학교다. 1년간 수업을 들으며 본격적으로 분재를 시작하게 되었다. 동기들은 대부분 60~70대였다.(웃음)
무엇을 배웠나? 기술과 테크닉을 배우기보다 분재에 대한 이해를 먼저 한다. 아무래도 공간 디자인을 하다 보니 연결이 많이 되었다. 밸런스를 맞추거나 미적인 수형을 찾는 것이 좀 더 수월했다. 분재도 결국 나무를 디자인하는 과정이다. 개인이 수형을 만드는 과정에서 개인의 성향이 드러난다. 흘러내리는 타입(현애형)을 선호한다면 철사걸이로 곡을 더 만들고, 안정적인 형태를 선호한다면 가장 일반적인 역삼각형의 황금비율을 찾으려 한다.
메산분재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 작년 봄, 유 교수님을 만나 최근 젊은 층이 분재에 관심이 많다는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그때부터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은 아니었으나, 분재의 저변 확대를 위해 무언가를 구상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메산분재에서 유 교수님이 전반적인 분재 작업과 콘텐츠 기반을 채워준다면, 나는 기존에 존재하던 분재라는 개념을 어떻게 좀 더 설득력 있게 만들 것인지 고민하는 역할이다. 고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분재로, 한 번의 전시에 그치는 것이 아닌 브랜드로서 다음 행보가 기대되게끔 만들고자 한다.
분재 작품을 선보이는 쇼룸과 클래스를 운영 중이다. 특히 분재 렌털 서비스가 흥미로웠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어떤지. 우선 고부가가치를 렌털한다는 개념 자체가 아직 낯설게 느끼지는 것 같다. 사실 일본에는 분재 리스가 많고, 익숙한 개념이다. 일정 기간(보통 2주)에 한 번 분재를 교체하거나 지속적인 관리를 제공하다 보니 가격이 저렴하지는 않다. 대형 오피스나 상업 공간, 호텔 리셉션에서 주로 찾는다. 개인 주거 공간에서도 진행했는데, 프라이빗한 공간을 매주 방문한다는 게 서로에게 부담인 것 같아 방법을 고민 중이다.
최근 챕터원 DOQ 공간에서 분재 전시 을 선보였다. 작년에는 쇼룸 오프닝 전시로 빈트 갤러리와 함께 ‘시간’이라는 키워드를 선보였다. 외부에서도 선보이고 싶던 차에 챕터원과 메산분재가 잘 어울리는 것 같아 먼저 제안을 했다. 챕터원의 새로운 공간인 DOQ 오프닝 전으로 선보이게 되었고, 감사하게도 정말 많은 분이 찾아주셨다. 전시 끝날 무렵에는 1타임당 40~50명씩, 최대 70명까지 찾아주셨다. 게다가 젊은 층이 대부분이었다.
그렇다. 최근 젊은 층의 분재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30년 전 유행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웃음) 어릴 적 아버지께서 한창 분재하시던 기억이 있으니 맞는 듯하다. 젊은 층에겐 생소해서 관심을 갖는 것 같다. 요즘은 깊이 있는 취미 생활이나 프로덕트에 관심도가 많아지는 추세다. 와인, 그림, 빈티지 가구 등 취미로 즐기는 카테고리가 점점 저변 확대되어 깊게 즐기는 것 같다.
분재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인가? 분에 담긴 상태에서 관리만 잘 된다면 영원히 살 수 있는 반려식물이다. 같이 호흡하고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 분재 종류에 따라 즐기는 방식도 다르다. 진백류처럼 사시사철 푸른 것도 있고, 소사나무는 일 년에 한 번 낙엽을 보기 위해 키우고 관리하기도 한다. 농부의 마음이다. 아주 작은 분재에서 주먹만 한 과실이 열리기도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시간이 워낙 잘 간다. 특별한 생각 없이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다.
직접 만들어가는 과정이 중요한데, 보통 작업은 언제 하나? 작업은 아무래도 시간이 많이 소요되다 보니 주말에 한다. 집에도 분재가 있지만, 특별히 작업실을 마련하지 않으면 작업이 어렵다 보니 보통 관상용으로 즐기게 되는 것 같다.
가장 애정하는 것은? 여백이 많은 사어천 진백류나 소사나무를 좋아한다. 가장 애정하는 분재는 집에 있는 소사나무였는데, 반 년 전에 죽었다. 노란 잎이 그대로 마른 모습이나 수형이 지금 봐도 여전히 예뻐 가만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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