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형상화한 형태와 섬세한 텍스처로 금속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이형준 작가의 아틀리에.
자연의 형태를 닮은 가구는 많지만, 유연한 형태를 그려내기란 어렵다. 아트 퍼니처 작가 이형준은 영리하게 파이프 피팅 Pipe Fitting이라는 산업 부품을 활용했다. 그의 작품에는 금속인 걸 알지만 울창한 소나무 숲이 그려진다. 구불구불한 곡선미가 아름다운 작업들을 만나기 위해 서울 문래동에 자리한 그의 작업실을 찾았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의외로 커다란 나무 조각과 판자들이 가득했다. 무대작업가와 함께 사용하고 있는 공동작업실이다. 프랑스 국립미술학교 오흘레앙 보자르 ESAD d’Orleans에서 유학한 후 한국으로 돌아온 그에게 이곳은 오히려 실험실로 제격이었다. “5년간 유학을 하고 돌아와 처음으로 찾은 곳이 이곳 문래동이었어요. 집과 가깝다는 점도 좋았지만, 무엇을 시작해야 할지 고민하던 시기에 이곳은 정말 실험실 같더라고요. 여러 장비도 사용해볼 수 있고, 흥미로운 산업 부품과 공장이 밀집되어 있는 철공 단지라 다양한 도전이 가능했어요.”
그는 프랑스에서 디자인을 전공하며 세라믹, 플라스틱, 메탈, 나무 등 다양한 소재에 대해 연구하고 배웠다. 그중에서도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건 금속. 인공적인 소재의 차가우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에 마음이 갔다. 무엇보다 문래동 철공 단지에서 작업하며 금속 물성에 대한 관심이 더 깊게 생겼다. 주변에서 자주 접하는 산업 부품 중 파이프 피팅이라는 소재가 특히 흥미로웠다. 파이프 피팅은 배관에서 유체의 흐름을 조절하는 산업 부품이다. 방향을 바꾸는 엘보 형태나 너비가 줄어들고 넓어지며 유체의 양을 조절하는 등 다양한 형태가 있다. 작가는 인공적인 산업 부품이 가진 굴곡과 연결성에 주목했다. 그리고 이러한 연결성이 나무와 닮았다고 느꼈다. 나무가 물을 빨아들일 때의 원리나 위로 뻗어나가는 수직적인 느낌이 자연과 닮은 것 같았다. 그래서 파이프 피팅으로 나무 형태를 만들고, 그 위에 섬세하게 텍스처를 그려 넣기 시작했다.
“강릉의 소나무 숲을 보며 처음 영감을 받은 것 같아요. 쭉쭉 뻗은 나무들이 수직적으로 반복되는 이미지에서 자연의 에너지가 느껴졌어요. 작품 형태는 주로 자연에서 가져와요. 나무의 곡선적인 면과 함께 껍질, 송진, 나무토막 형태 등 자연의 인상을 담으려 합니다. 나무가 상징하는 자연의 생명력을 인공적인 소재를 통해 보여주고 싶어요.” 작가의 책상 앞에는 나무껍질의 이미지가 가득 붙어 있었다. 파이프 피팅 위로 그라인더를 이용해 나이테를 반복적으로 그리는 과정은 인공물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시간이다. 가장 애정하는 작품은 역시나 그의 첫 번째 파이프 피팅 시리즈다. 실용적인 기능과 함께 처음으로 큰 규모로 작업한 작품이다. 파이프 피팅을 연결한 수직적구조들은 소나무 숲의 이미지를 상상하며 완성했다. 기둥 사이를 연결하는 선반은 스테인리스 금속을 레이저 커팅해 커다란 나무의 곡선을 표현했다. 기둥 사이를 기능적으로 연결하면서도 단절된 듯한 느낌이 좋았다. “나무 소재를 활용한 초기 작품부터 금속 가구를 제작하는 지금까지를 돌아보면 꾸준히 자연에서 얻는 소재나 패턴에 주목한 것 같아요. 주로 자연물과 인공물의 조화와 관계를 찾으려고 하는데, 제 주제를 직접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 중이에요. 실제 자연물과 인공물을 연결해 반복적인 탑을 쌓아보는 거죠. 그리고 외부에서 좀 더 큰 규모의 작업을 도전해보고 싶어요. 마치 거대한 숲처럼요.”
SPECIAL GIFT
이형준 작가에게 증정한 끌레드뽀 보떼의 더 세럼은 피부 본연의 힘을 일깨워 생기 있고 매끄러운 피부를 완성시켜 준다. 또한 피부에 고르게 퍼지고 빠르게 흡수되어 24시간 보습 효과를 유지시킨 후 피부길을 열어 다음 단계 제품의 흡수를 높여준다. 50mL, 3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