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er in P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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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샹젤리제 거리를 지켜온 레스토랑 로랭을 소개한다.

샹젤리제 거리에 자리한 레스토랑 로랭의 외관.

샹젤리제는 파리를 대표하는 거리다. 17세기 왕비 ‘마리 드 메디시스’를 위한 마차 산책로로 만들어져 ‘왕비의 뜰’이라 불리던 그곳. 이후 프랑스 대표 정원 양식을 만든 앙드레 르 노트르가 산책로를 조성했고, 1709년부터 낙원의 들판이라는 샹젤리제로 불리기 시작했다. 1855년과 1900년에는 만국박람회를 이곳에서 개최할 정도인 파리의 상징적 거리로 자리매김해 나간다. 지금은 콩코르드 광장에서 샤를 드골 광장까지 약 2km 거리에 화려한 상점과 대사관 등이 자리를 잡은 최대 번화가다. 역사적으로 부르주아들이 자주 찾던 곳인 만큼 거리 곳곳에는 그들이 찾던 역사적인 레스토랑과 카페들이 자리 잡고 있다.

백 년이 넘은 시간만큼 클래식한 분위기의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레스토랑 로랭 Laurent 또한 백 년이 넘는 시간 동안 파리의 변화를 지켜본 역사적인 장소다. 사냥꾼을 위한 쉼터에서 시작해 혁명 당시에는 서민을 위한 식당으로 운영됐다. 1842년 새롭게 건물이 들어서며 부르주아들의 비즈니스를 위한 만남의 장소, 연인들의 낭만적인 저녁 식사를 위한 곳으로 유명해진다. 이후 프랑스 대통령 궁과 가까운 곳에 있어 고위 공무원들의 만남의 장소로 명성이 더욱 높아졌다. 그리고 작년 레스토랑 로랭은 파리 소사이어티 그룹과 미쉐린에서 별 세 개를 받은 스타 셰프 마티유 파코가 협업,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으며 또 한 번의 큰 변화를 맞이했다. 레스토랑 문을 열고 들어서면 19세기의 우아함과 생동감이 조화롭게 느껴진다. 건너편 그랑팔레에서 열린 전시회 이야기를 나눠야 할 것 같은 친밀한 살롱 분위기로 시작해 비밀 정원이 펼쳐지는 곳까지 화려한 파리의 매력을 감상할 수 있다.

다양한 칵테일과 와인을 즐길 수 있다.

아이올리 수플레 소스를 곁들인 대구요리.

요리 또한 아이올리 수플레 소스를 곁들인 크루디테부터 비에르주 소스 대구요리, 후추 소스 안심 스테이크, 버터 가자미구이 등 프랑스 전통 미식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마티유 파코의 대담하면서 세련된 메뉴로 구성했다. 곁들이는 와인 리스트도 훌륭해 미식가를 위한 최고의 장소로 다시 한 번 명성을 얻는 중. 레스토랑 분위기는 점심과 저녁의 온도 차가 큰 편. 사랑하는 이와 함께하는 파리라면 저녁 시간을 권하고 싶다. 다가오는 여름을 맞이해 정원과 테라스의 테이블도 곧 오픈할 예정으로 싱그러운 파리의 여름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ADD 41 Avenue Gabriel Paris 8e WEB laurent.paris INSTAGRAM @laurent_restaurant

9세기 특유 우아함과 싱그러움이 가득한 내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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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라이터

진병관(파리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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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cktail Night

Cocktail Night

Cocktail Night

뉘엿뉘엿 저물어가는 밤 하늘을 바라보며 즐기는 칵테일 한잔의 여유. 호텔 칵테일 라운지 네 곳에 다녀왔다.

 

컨셉트에 충실한 칵테일, 조선팰리스 1914 라운지&바

마릴린 먼로

룸 보이

조선팰리스 24층에 자리한 1914라운지&바는 운이 좋으면 라이브 공연을 눈앞에서 감상할 수 있는 라운지 공간과, 9m의 높은 천고를 자랑하는 바 공간으로 나뉜다. 두 곳 모두에서 칵테일을 즐길 수 있지만 바 공간은 스파클링 워터 및 미니 바 바이트가 포함된 1만원의 게스트 커버리지 차지가 붙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창 밖으로 가득 펼쳐지는 서울 시내의 야경 뷰를 놓칠 수 없던 터라 바를 선택했다. 이곳에는 ‘헤리티지 오브 조선’이라는 이름의 확실한 컨셉트를 가진 14가지 칵테일 메뉴가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눈길을 끄는 두 가지 메뉴를 먼저 골랐다. 섹시한 여성을 상징하는 ‘마릴린 먼로’는 런던 드라이 진을 베이스로 일랑일랑 향기, 그린티가 더해진 칵테일이다. 메릴린 먼로의 얼굴이 그려진 박스 케이스에 상큼한 레몬 향의 칵테일을 올렸고, 바텐더가 직접 식용 가능한 일랑일랑 향수를 뿌려 내왔다. 생각보다 더욱 상큼하고 가벼운 끝맛이 좋았던 기억. ‘우드 룸’은 버번 Bourbon 위스키, 스위트 베르무트 Vermouth, 앙고스투라 비터 Angostura Bitter가 들어간 메뉴다. 한껏 멋을 부린 다른 메뉴와 달리 달랑 나무 컵에 담겨 나왔는데, 한 모금 마시자 비주얼에 대한 아쉬움이 단번에 해결됐다. 숙성된 오크 향기가 코끝을 강타하며 굉장히 부드러운 목넘김이 인상적이었기 때문. 메뉴 중 가장 높은 33도로 낮은 도수의 칵테일을 꺼리는 이들에게 특히 강추! 추가로 주문한 ‘룸 보이’는 테킬라를 베이스로 오미자, 파인체리, 핫소스, 레몬을 더한 메뉴다. 이름 그대로 룸 보이의 짐 보관함에 담겨 나와 호텔만이 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메뉴로 승화한 점이 재치 있게 다가왔다. 맛은 생각보다 평범해 사진과 재미를 위한다면 시도해보기 바란다. INSTAGRAM @1914loungebar

EDITOR 원지은

 

도심 속 정원, JW메리어트 호텔 서울 모보 바

마고

루즈

계절에 따라 좋아하는 식당과 바가 바뀐다. 날씨가 풀리면 생각나는 곳 중 하나가 바로 JW메리어트 호텔 서울 7층에 자리한 모보 바다. 모던과 보태니컬의 첫 글자를 따 만든 이름에서 예상할 수 있듯 한쪽에는 실내 정원이 있다. 직접 기르는 바질, 스피어민트, 애플민트, 타임, 라벤더 등이 가득한데, 여름이 되면 야외 조경과 한데 어우러져 더욱 싱그러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게다가 칵테일을 주력으로 한 메뉴 구성도 무척 마음에 든다. 전반적으로 허브를 잘 사용한 칵테일이 많다. 메뉴는 크게 청량한 토닉 Tonic, 과일을 주 재료로 한 프루트 Fruit, 허브 풍미를 잘 살린 허브 Herb, 향이 강렬한 재료가 들어간 스파이스 Spice, 다소 무거운 풍미의 어스 Earth 로 나뉜다. 섹션마다 최소 3종 이상의 칵테일이 있어 취향껏 선택이 가능하다. 또 좋은 점은 섹션마다 무알코올 칵테일 메뉴가 따로 구성돼 있다는 것. 추천을 받아 가볍게 마시기 좋은 토닉 섹션의 루즈 Rouge와 시그니처 메뉴라는 스파이스 섹션의 마고 Mago 칵테일을 주문했다. 루즈는 와인잔에, 마고는 모스코 뮬을 담는 구리잔에 담겨 나왔다. 비트 주스를 베이스로 한 루즈에는 테킬라와 라임 주스, 생강이 들어가 건강하면서도 이국적인 향기가 풍겼다. 위스키와 시나몬의 조화로운 풍미를 느낄 수 있던 마고도 성공적. 특히 요즘 같은 날씨에는 야외 테라스와 연결되는 전면 창을 열어놔, 바에 앉아 있어도 밤의 공기를 마음껏 마실 수 있다는 것! INSTAGRAM @mobo_bar

EDITOR 김민지

 

낭만적인 선셋과 함께, 호텔나루 라운지&데크

선셋 타임과 아로마티컬, 온 유어 사이드

시원한 한강 뷰를 자랑하는 고층 호텔 중에서도 손꼽히는 해질녘 풍경을 볼 수 있는 호텔나루 서울 엠갤러리. 특히 20층에 자리한 로비 라운지에서는 낭만적인 선셋과 함께 여의도가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오후에는 애프터눈티를 즐길 수 있고, 저녁에는 칵테일과 와인을 선보이는 올데이 라운지다. 매달 탄생석을 테마로 한 이색 칵테일을 선보이는가 하면, 해지는 풍경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선셋 애프터눈티도 있다. 특히 시즈널 칵테일로 매번 다채로운 메뉴를 선보인다. 이번 시즌 메뉴는 달콤한 열대과일의 풍미를 담았다. 둘이서 마시는 칵테일 ‘선셋 타임’은 보드카에 프랑스식전주 릴렛과 열대 과일 향의 달콤한 리큐어 콰이페를 더했다. 히비스커스와 레몬, 오렌지 주스의 상큼한 향이 물씬 느껴졌다. 함께 주문한 ‘아로마티컬’은 그러데이션으로 담아낸 녹색이 아름다웠다. 로네펠트의 시그니처 블렌딩 녹차 모르겐타우를 우려낸 진을 사용했다. 독일어로 ‘아침 이슬’이라는 뜻인데, 싱그러운 센차 베이스에 로즈페탈, 열대 망고의 향을 더한 가향차다. 여기에 베르가못 향미의 이탤리언 리큐르 이탈리쿠스를 조합하고 라임 주스로 상큼한 맛을 더했다. 싱그러운 향이 이번 칵테일 중 베스트였다. 상큼한 칵테일과 함께 특별한 플래터도 즐길 수 있다. 통창 너머로 보이는 밤섬에서 모티브를 얻은 밤섬 플래터다. 나무로 무성한 밤섬의 기운을 가득 담은 듯 화려한 비주얼의 플래터가 나왔다. 다시마 전복찜, 육회롤과 우니, 연어알이 들어간 게딱지 솥밥, 바삭한 라이스 크런치 위에 올린 새우전 등 독특한 메뉴가 가득하다. 강변에서 느끼는 바닷가의 향이라 칵테일과 즐기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웠지만, 불고기아뇰로티, 명란 두부롤 등 담백한 메뉴들은 맛있었다. 밤섬을 바라보는 야외 테라스도 즐길 수 있다. 선셋 타임에 방문해 화려한 여의도의 풍경도 함께 감상해보자. INSTAGRAM @hotelnaruseoulmgallery

EDITOR 원하영

 

별자리가 담긴 칵테일, 소피텔 앰배서더 라티튜드 32

사수자리, 처녀자리, 염소자리 칵테일

신화와 전설을 좋아한다면 서울 잠실의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호텔 최상층에 위치한 루프 바 ‘라티튜드 32’의 칵테일 이야기에 빠져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선보이는 별자리 칵테일들이 그리스 로마 신화와 절묘하게 섞이며 전에 본 적 없는 신선함을 선사한다. 스피크이지 바를 연상케 하는 숨겨진 문을 열고 들어서면 석촌호수와 롯데타워, 롯데월드까지 드넓게 펼쳐진 파노라마 뷰가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칵테일 바에서는 전문 믹솔로지스트가 그리스 로마 신화를 주제로 개발한 6가지 별자리 칵테일을 만날 수 있다. 장미꽃 잔에 담긴 ‘처녀자리’ 칵테일은 대지의 여신 딸 페르세포네가 저승의 신 하데스의 권유로 석류를 먹었다는 디테일한 신화를 구현해 이를 떠올리게 하는 요소들을 허브와 베리류로 얹어 냈다. 진한 바닐라 보드카가 첫 모금에 짜릿한 인상을 남기고 그윽한 장미 향으로 마무리된다. 진에 거품을 올려 부드러운 식감과 상쾌한 허브 향을 더한 ‘염소자리’는 실제로 염소 치즈가 가미됐다. 꿀과 바질, 시금치, 피스타치오를 녹진하게 섞으니 달콤하면서도 라테처럼 풍미가 있다. 컨셉트를 그대로 살린 퍼포먼스도 독특한데 ‘사수자리’ 칵테일은 신화에서 헤라클레스가 스승 케이론의 심장에 화살을 쏘는 장면을 본떴다. 잔에 꽂힌 작은 스포이트를 누르는 순간 칵테일 색이 변하며 화살의 독이 케이론의 심장에 퍼지는 순간을 표현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또한 자몽과 레몬이 믹스돼 새콤달콤한 맛이 짙고, 럼의 향이 무척 감미롭다. 스낵으로 ‘금성 시금치 뇨키’를 곁들였는데 바싹하게 익힌 파마산 치즈 튀일과 씹을 필요 없이 부드럽게 뭉개지는 시금치, 매콤하게 졸인 토마토 소스가 어울려 안주로 더할 나위 없이 탁월했다. 증강 현실 AR 캐릭터 ‘피어리 Peary’와 협업해 칵테일 QR 코드를 찍으면 피어리 캐릭터의 귀여운 포즈도 감상할 수 있으니, 연인이나 친구와 함께 스몰 토크를 나누기에도 유쾌하다. INSTAGRAM @sofitelseoul

EDITOR 박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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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트빌리지의 아지트

이스트빌리지의 아지트

이스트빌리지의 아지트

사교와 사색이 공존하는 이스트빌리지의 바, 더 렌. 시간을 초월한 인테리어로 과거로의 여행을 떠나게 한다.

빈티지한 무드와 현대적인 가구가 어우러진 더 렌 인테리어.

천장의 원목 서까래로 고즈넉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뉴욕 이스트빌리지는 20~30대 젊은이들과 근처 뉴욕대 학생들이 주로 거주하는 지역으로 변화가 매우 빠른 동네 중 하나다. 그 어느 곳보다도 트렌드에 민감한 이곳에 위치한 더 렌 The Wren은 2012년 첫 문을 연 이후 10년째 이스트빌리지 사람들의 단골집으로 자리 잡았다. 고전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영국 스타일의 탭룸 컨셉트로 시작한 더 렌이 최근 리모델링을 거쳐 새롭게 문을 열었다. 브루클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며 요즘 가장 핫한 인테리어 스튜디오로 인기를 끌고 있는 홈 스튜디오가 리모델링을 담당했다. 새롭게 디자인된 두 개의 층은 전체적으로 빈티지한 요소와 현대적인 가구를 조화롭게 결합해 더 렌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창조해냈다. 빈티지한 벽지와 검은색 웨인스코팅으로 마감된 벽과 목재, 그대로 노출된 천장이 더 렌의 매력을 극대화시킨다.

검은 웨인스코팅, 원목 스툴이 옛 펍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또한 L자형 대리석 바와 초콜릿색 벨벳 좌석을 두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담당한 홈 스튜디오의 올리버 할스그레이브는 “도시와 동네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더 렌 안에서는 시간을 초월한 매력을 느끼고, 닳고 낡은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여 방문객들로 하여금 과거로의 여행과 진정한 펍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또한 더 렌의 아이덴티티라고 할 수 있는 칵테일 메뉴는 창의적인 음료들로 가득차 있다. ‘미드나잇 에스프레소’와 ‘스피디 곤잘레스’ 같은 독특한 칵테일 메뉴는 방문객들에게 새로운 맛의 경험을 선사하며 이와 함께 고급스러운 펍 음식을 제공해 다이닝으로의 영역을 넓혔다. 바 공간 아래층에는 더욱 사적이고 친밀한 분위기의 라운지가 마련되어 있다. 어두운 표면과 따뜻한 조명이 어우러져 사교적인 분위기를 갖추고 있으며, 바 공간과는 다르게 조용히 대화하고 싶은 이들에게 이상적인 공간이다. 섬세한 리모델링 작업은 이곳을 단순히 음료를 즐기는 장소를 넘어 과거와 현재, 그리고 사교와 사색이 공존하는 독특한 공간으로 만들었다. 모든 것이 빠르게 지나가는 시대에서 10년 이상 한 곳에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더 렌은 뉴욕의 보석과 같은 아지트임이 틀림없다.
ADD 344 Bowery, New York, NY 10012 WEB thewrenny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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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그림(뉴욕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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