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시공간을 포착한 사진을 자신만의 추상적 언어로 재구성하는 이희준 작가.
그의 캔버스는 무한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작가의 소우주다.
최근 몇 년간 아트 페어에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지켜본 이라면, 이희준 작가의 작품이 눈에 익숙할 것이다. 일명 ‘완판 작가’로 갤러리와 컬렉터 사이에 꾸준히 회자되고 있는 작가다. <2022 아트 부산>에서 오픈한 지 5분 만에 완판되며 화제를 모았으며, 최근 열린 <2024 아트 바젤> 첫날인 VIP 데이에서도 전 작품이 순식간에 솔드아웃이 되는 기록을 세웠다. 예리한 눈을 가진 컬렉터들이 88년생 젊은 작가의 작품에 열광하는 이유는, 바로 그의 작품에서 첫눈에 끌어당기는 힘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희준 작가는 영국 글래스고에서 유학한 후 돌아와 ‘서울’이라는 도시 풍경에 매료되었다. 빽빽하게 들어선 건물과 빠르게 돌아가는 일상의 파편을 자신의 화면에 옮겨보고자 했다. 이후 포토 콜라주 기법을 통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추상회화를 선보이고 있다. 여러 장의 사진을 겹치고 재편집한 뒤, 그 위로 비정형적인 형태와 색감을 올려 평면과 입체를 오가는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독특한 추상회화를 시작한 지 어느새 10년. 일상이 된 도시를 바라보는 관찰자의 시선이 궁금해졌다.
작가가 최근 이사한 명륜동 작업실을 찾았다. 예술 창작을 지원하는 비영리 단체 ‘캔 파운데이션 CAN Foundation’이 운영하는 아티스트 레지던시다. 이전에는 서울문화재단, 서울시립미술관 등 공립 레지던시를 이용했는데, 시민 참여 행사와 정기적으로 선보이는 전시 등 공식적인 행사가 많아 다소 바쁜 일상을 보냈다. 올해는 개인 작업에 몰두하기 위해 소규모지만 작업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사립 레지던시로 옮겼다. 작업실에 들어서니 최근 진행 중인 작업들이 벽면 가득 이어졌다. 작가의 대표작인 포토 콜라주 작업에 변화를 주고 있는 신작들이다. 그의 작업은 일상을 즉각적으로 포착한 사진에서 시작한다. 주로 휴대폰으로 직접 촬영한 사진들인데, 순간적인 감각을 빠르게 담아내기에 작고 가벼운 디바이스를 사용하는 것이 좋았다. 그렇게 수집한 과거의 기억이 불현듯 떠오를 때, 희미하고 추상적인 그리고 주관적인 감각을 캔버스에 담아낸다. 도시의 건물, 일상 오브제의 한 부분을 포착해 크게 확대하는데, 그 과정에서 화면이 깨지고 중첩되면서 생기는 추상적이면서도 부자연스러운 이미지를 즐기기도 한다. 상상의 이야기를 펼칠 수 있는 가능성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새롭게 도전하고 있는 작업은 화면 속 이야기에 변화를 주었다.
과거의 작업은 한 개의 화면에 하나의 시공간이 있었다면, 이번에는 다층적인 시공간을 담고자 한 것. 여러 장소와 공간을 한 화면에 합쳐 작업하며, 작은 파편에 집중했다. 마치 렌즈를 당겨 아주 가까이서 보는 느낌이다. 여러 개의 작업을 벽에 걸어두고 동시에 작업하는 것 역시 서로가 대화하듯 영향을 주고받으며 하나의 호흡으로 이어지는 느낌이 좋아서다. “이미지와 회화의 결합을 통해 상상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고자 합니다. 대리석에서 발견한 패턴이 번개 치는 모습처럼 보일 수도 있고, 박제된 나비의 형상에서 또 다른 이야기가 시작될 수도 있죠. 그 위에 회화의 조형적인 부분과 색감으로 어떤 부분은 가려지기도, 크게 드러내기도 해요.” 최근에는 원형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둥근 렌즈 너머로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작가는 타임라임 속 흩어진 여러 시공간을 연결해주는 궤도 같다고 전했다. 교집합과 합집합처럼 서로 다른 장면이 만나며 중첩되는 개념과도 맞닿아 있다.평면적으로 보이지만 캔버스 너머의 입체적인 이야기를 상상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회화의 매력 아닐까. 이희준 작가의 작품은 여러 시간, 장면, 공간이 이어지며 다양한 서사가 무한하게 펼쳐진다. 작은 조각을 모아 새로운 이야기를 그려낼 그의 작업이 기대되는 순간이다. “어떤 대상을 의도적으로 가리거나 빈 공간 같은 느낌을 주고자 어두운 색을 사용해요. 마치 도시의 그림자 같아요. 햇빛에 노출된 공간은 눈에 선명하게 보이지만, 그림자 속에서는 무한한 상상이 가능해요. 또 다른 가능성을 열게 되는 거죠.”
이미지 제공: 국제 갤러리
SPECIAL GIFT
이희준 작가에게 증정한 끌레드뽀 보떼의 더 세럼은 피부 본연의 힘을 일깨워 생기 있고 매끄러운 피부를 완성시켜 준다. 또한 피부에 고르게 퍼지고 빠르게 흡수되어 24시간 보습 효과를 유지시킨 후 피부 길을 열어 다음 단계 제품의 흡수를 높여준다. 50mL, 3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