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열의 맛

정열의 맛

정열의 맛

스페인 남부의 활기찬 생동감과 맛있는 타파스 요리를 즐길 수 있는 까사 루이사를 소개한다.

와인과 곁들이기 좋은 간단한 타파스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로만 포르넬 셰프를 필두로 한 스페인 셰프들의 모습.

여름이 성큼 다가오고 있다. 파리의 여름은 남유럽에 비해 무덥지도 않고, 일 년 중 쨍한 맑은 날이 많으며, 해지는 시간이 늦어 여행이나 야외 활동을 하기 좋은 계절이다. 그래서 이 여름에 추천하고 싶은 곳이 타파스 전문 레스토랑이다. 타파스는 식욕을 돋우어주는 애피타이저 일종의 스페인 요리다. 타파스의 기원은 13세기 알폰소 10세가 간식으로 타파스와 와인을 먹고 앓던 병이 낫자, 왕은 귀빈 방문 시 항상 타파스와 와인을 대접했다는 설이 최초로 전해진다. 그 외에는19세기 알폰소 13세가 카디스를 방문했을 때 와인을 따라주는 웨이터가 해변의 모래가 잔에 들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얇은 햄을 덮어두었는데, 왕이 그 와인과 햄을 즐겨 스페인어로 무언가를 덮는다는 뜻의 타파 Tapar에서 출발했다는 설이 가장 보편적이다. 낮 기온이 높은 스페인은 시에스타(낮잠 시간)가 있어 저녁 식사를 느지막이 하는 경우가 잦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낮에는 간단히 타파스를 먹곤 한다. 스페인에서 시작한 타파스 문화는 유럽 곳곳에 퍼졌고, 최근 몇 년 사이 파리의 젊은 층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일반적으로 파리 레스토랑에서는 와인을 보통 식사와 곁들이는 경우가 많다. 그 때문에 간단하게 한 잔 정도 즐기고 싶을 때 맛있고 간단한 안주를 주문하기가 쉽지 않은 편이다. 간혹 절인 올리브나 감자튀김을 제공하는 곳도 있지만, 보통 치즈 플레이트나 말린 햄 같은 무거운 안주가 대부분이다. 이런 단점을 보완해 최근 와인 전문 바에서는 다양한 타파스 요리를 선보이며 선택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스페인 남부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테라스 전경.

레몬즙을 곁들인 지중해식 랑구스틴 구이.

까사 루이사 Casa Luisa는 라페르주, 미모사 등 파리의 다양한 레스토랑과 클럽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모마 그룹이 론칭한 타파스 전문 레스토랑이다. 독특하게도 1860~1985년 기차역으로 사용되던 곳을 리모델링해 밖에서 보면 기차역처럼 보인다. 이베리아식 테이블 장식을 위해 모마 그룹은 스튜디오 비요르그 Studio Bjog를 이끄는 메리 에를링센 Mary Erlingse에게 디자인을 맡겼다. 그는 친근감을 강조하기 위해 벼룩시장과 골동품 가게에서 엄선한 가구로 공간을 꾸몄다. 스페인 남부 지역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강렬한 붉은색과 감청색이 가득하다. 주방은 명문 호텔리에르 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한 후 스물세 살에 미쉐린 별을 받은 역대 최연소 셰프인 로만 포르넬 Romain Fornell이 이끈다. 그는 2002년부터 바르셀로나의 호텔 리츠 레스토랑을 운영하며 스페인에서도 미쉐린 별을 받은 전력이 있다. 스페인과 프랑스 양국에서 최고의 평을 받은 유일한 셰프가 만든 최상의 타파스 요리를 맛볼 수 있어 파리의 미식가들이 찾는 명소가 되고 있다. 간단하면서도 다양한 요리와 음료를 동시에 맛볼 수 있는 일석이조의 장소를 찾는다면 무척 이상적인 대안이 될 것이다.
ADD 19 Chaussée de la Muette, 75116 TEL 01 80 40 79 88 WEB www.casa-lui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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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병관(파리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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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페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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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크루제의 신제품 아가베 컬러의 고메 밥솥과 스톤웨어로 풍요로운 가을 식탁을 완성해보자.

 

 

다채로운 컬러감과 뛰어난 기능성으로 많은 마니아층을 보유한 르크루제의 시작은 1925년 프랑스 북부의 작은 마을로 거슬러 올라간다. 무쇠 주물 전문가인 아르망 드사제르와 에나멜 도색 전문가인 옥타브 오베크가 공동으로 설립한 것. 매 시즌 감각적인 컬러를 선보이는 르크루제의 행보는 브랜드 초창기부터 예정되어 있었는지도 모른다. 프랑스의 전통적인 제조 방식과 숙련된 장인의 수작업으로 구워낸 무쇠 냄비에 여러 번 씌운 에나멜은 르크루제만의 독자적인 기술이었다. 100년이 넘는 시간이 흐른 지금, 르크루제는 전 세계 60여 개국 이상에서 사랑받는 명품 키친 앤 다이닝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르크루제는 현지 문화를 반영한 상품을 선보이는데, 쌀을 주식으로 하는 아시아인을 위해 전통 가마솥의 기능을 온전히 간직한 고메 밥솥이 대표적인 예. 유려한 곡선 형태를 차용해 열 순환 대류의 효율성을 높혔고, 기존 냄비보다 더 높은 뚜껑은 돔 이펙트(Dome Effect)를 강화해 딱딱한 식재료도 고르게 가열되는 장점까지 지녔다. 뚜껑과 솥 사이의 수분 커버는 밥의 적당한 찰기와 수분감을 유지하고, 밥물이 넘치지 않는 역할을 함으로써 누구나 쉽게 솥밥을 지을 수 있도록 돕는다.

 

 

가을 식탁을 물들일 아가베 컬러
올가을 새롭게 선보이는 아가베 컬러는 딥블루와 그린 계열의 조화로 투톤 그라데이션의 우아한 색감이 돋보이는 컬러다. 영감을 받은 블루 아가베 선인장(Agave Azul)은 그린에서 짙은 푸른색으로 이어지는 오묘한 색상을 지녔다. 두 가지 컬러가 이뤄낸 다층적인 아름다움이 르크루제만의 에나멜 컬러 기술로 온전히 구현돼 모던하고 뉴트럴한 키친 인테리어의 포인트 아이템으로도 손색이 없다. 신제품 아가베 고메 밥솥은 기존 제품과 달리 샴페인 골드 놉으로 선보여 더욱 특별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이 특징. 3~4인을 위한 2.0L와 4~6인까지 거뜬한 2.8L 두 가지 사이즈로 선보여 용도에 맞게 선택이 가능하다. 고메 밥솥뿐만 아니라 스톤웨어로도 만날 수 있는 아가베 컬러는 한식을 차리기에 적합한 밥그릇과 국그릇, 반찬을 담기 적합한 찬기(중), 구이 요리나 디저트 플레이트로 활용하기 좋은 직사각접시로 구성되었다. 은은한 베이지 그라데이션이 돋보이는 넛메그 컬러의 스톤웨어도 함께 출시해 아가베 컬러와 함께 매치했을 때 차분하면서도 멋스러운 가을 식탁을 손쉽게 완성할 수 있다.

TEL 070-4432-4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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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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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영(101레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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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촉한 생면 파스타 맛집

촉촉한 생면 파스타 맛집

촉촉한 생면 파스타 맛집

수분이 많고 쫄깃한 식감이 매력적인 생면 파스타. 고소한 풍미가 가득한 생면 파스타 전문 레스토랑 세 곳을 찾았다.

압구정에서 찾은 프레시 이탤리언, 세이지 앤 버터

레몬 허브 쉬림프 파스타

가오픈을 시작한 지 아직 채 한 달이 되지 않았다는 소식에 냉큼 달려간 이곳. 2023 미쉐린 가이드 빕구르망에 이름을 올렸던 해방촌 생면 파스타 전문점, 에그앤플라워의 메인 셰프가 독립해 도산공원 옆에 차린 세이지 앤 버터다. 레스토랑의 이름에 어울리는 세이지 그린 컬러로 칠한 파사드가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메뉴는 크게 애피타이저와 사이즈, 메인, 파스타, 디저트 등으로 나뉜다. 다양한 생면의 즐거움을 느끼고 싶어 레몬 허브 쉬림프 파스타와 초당옥수수 뇨키를 주문하고 계절마다 달라지는 제철 샐러드, 매일 달라지는 오늘의 수프를 추가했다. 가장 먼저 나온 식전 빵과 세이지를 넣어 만든 버터에서도 이 집의 아이덴티티가 확실하게 전해지는 인상을 받았다. 오늘의 수프는 제철을 맞은 단호박 수프. 적당한 농도에 단호박의 풍미가 더해져 기분 좋은 식사의 시작을 알렸다. 이어 서빙된 제철 샐러드는 프리제 위에 자두와 엔다이브, 부라타 치즈, 하몽을 올리고 허브 오일 드레싱을 더해 마치 여름 한 접시를 받은 듯한 기분이었다. 이어 오늘의 메인인 두 종류의 파스타가 등장했다. 달콤짭짤한 초당옥수수와 감자 반죽을 동그랗게 빚어 살짝 구워 올린 뇨키의 맛도 좋았지만 레몬 허브 쉬림프 파스타의 압승이었다. 쫄깃한 파파델레 파스타에 홍새우의 깊은 풍미와 레몬 버터의 향긋함, 딜 허브의 풍미가 더해져 포크질을 멈출 수가 없었다. 압구정이라는 동네의 물가에 비하면 적당한 가격과 검증된 맛, 아늑한 분위기까지, 다음 방문 때는 꼭 아페롤 스프리츠를 곁들이리라.
INSTAGRAM @sageandbutter.seoul

생면 파스타 오마카세, 써리얼파스타바

이것저것 다 맛보고 싶은 파스타 덕후에게 추천하고 싶은 파스타 오마카세를 찾았다. 서울에서 한 시간은 떨어져 있는 의왕시 내손동에 자리한 써리얼파스타바다. 파스타를 먹기 위해 이렇게 먼 곳까지 가야 되나 싶겠지만, 그 맛과 섬세한 서비스를 경험한다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 거다. 10개 좌석 남짓한 작은 바로 구성된 이곳은 셰프가 직접 뽑은 생면을 활용한 개성 넘치는 메뉴를 선보인다. 매달 새로운 메뉴가 구성되어 단골 고객의 마음까지 사로잡는 이곳의 8월 코스 메뉴는 스트라치아텔라 치즈가 중심인 바질&피스타치오 페스토, 모르타델라, 블랙 올리브 크럼블, 말린 토마토, 천도복숭아절임을 올린 애피타이저로 시작을 알렸다. 치즈와 페스토의 고소함에 모르타델라의 짭짤함, 천도복숭아의 상큼함이 더해져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그다음으로는 바질 빵가루로 식감의 재미를 더한 가지 요리를 맛봤다. 메인으로는 두 가지 파스타와 뇨키가 준비되었다. 딱새우 육수와 딱새우 버터에 북해도산 관자와 미나리를 곁들인 얇고 납작한 타야린 파스타는 오동통하게 살이 오른 관자의 식감이 일품이었다. 또 일반 베이컨보다 두툼한 돼지 항정살로 만든 관찰레를 곁들인 스파게티 메뉴는 살짝 매콤한 산마르자노 토마토 소스를 베이스로 해 살짝 느끼해진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줬다. 여기에 향긋한 우리나라 양부추와 셜롯 치미추리로 풍미를 한껏 끌어올렸다. 뇨키 메뉴는 개인적으로 뇨키를 선호하지 않는 나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두백감자로 만든 구운 뇨키에 단호박 퓌레, 탈레지오 크림 소스, 만가닥버섯이 올라갔다. 겉바속촉한 뇨키와 달콤한 단호박 맛 그리고 이 메뉴의 하이라이트인 20년간 숙성시킨 발사믹이 맛의 밸런스를 완벽하게 잡아줬다. 설거지하듯 소스까지 싹싹 어 먹은 기억. 마지막으로 셰프가 직접 만든 황도복숭아 소르베로 완벽한 식사를 마칠 수 있었다. 써리얼파스타바는 수, 목, 금요일 6시 타임과 토요일 점심에만 코스 메뉴를 진행하며 나머지 시간에는 단품 메뉴로만 운된다. 완연한 가을이 찾아오면 또 방문할 예정. INSTAGRAM @surrealpastabar

단골집처럼 즐기기 좋은 곳, 페코리노

서울 청담동의 페코리노는 세계 3대 요리 학교로 유명한 이탈리아 ICIF를 나와 현지에서 수년간 경력을 쌓은 최병준 셰프가 운하는 작은 트라토리아다. 이곳은 엄선한 재료에 오리지널 레시피가 더해진 생면 파스타가 원픽. 이름만 들어도 반가운 메뉴도 여럿이다. 오랜 시간 끓여 완성하는 볼로냐식 파스타, 크림이 들어가지 않는 까르보나라, 짭짤한 이탈리아산 염장 숭어 어란을 올린 보타르가 등. 생면 파스타에 진심인 사람들에겐 메뉴 한 줄 한 줄이 기쁨으로 읽힐 것. 추천 코스는 문어와 콜리플라워 퓌레를 곁들인 폴포 전채 요리에, 붉은 새우살로 속을 채운 파스타 아뇰로티. 새우가 입안 가득 퍼지는 아뇰로티는 적당한 쫄깃함으로 맛과 식감을 동시에 채우며 현지식 해산물 요리를 센스 있게 보여준다. 피칸 크럼을 얹은 뇨키는 감자 함량을 높여 폭신함과 고르곤졸라의 담백함이 두드러지는 메뉴다. 일반적인 뇨키와 달리 이곳은 반죽의 겉을 누른 느낌이 없다. 대신 바삭함의 자리를 부드러운 식감으로 꽉 채워 마음이 동한다. 비법을 물어보니 튀기지 않고 토치로 살짝 구웠다고 한다. 테이블을 화려하게 장식한 요리는 트러플소스 에그 타야린이다. ‘좋은 거 옆에 좋은 거’라는 표현은 바로 이런 조합을 말하는 게 아닐까. 블랙 트러플을 만난 생면은 향긋한 풍미를 내며, 단 한입에 달걀의 녹진한 고소함을 맛보게 한다. 얇은 면이 붇지 않도록 버무리지 않고 소스를 얹어 먹으니, 부드럽게 뭉개지는 생면의 식감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페코리노를 방문한 이탈리아인들은 ‘엄마 손맛’을 떠올린다고 한다. 실제로 최병준 셰프는 이탈리아 정부의 엄격한 심사를 통해 레벨이 결정되는 ‘오스피탈리타 이탈리아나’ 인증서를 보유했다. 생면 고유의 장점을 탁월하게 살린 파스타를 보면 그 말을 이해할 수밖에 없다. INSTAGRAM @pecorino_tratto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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