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남부의 활기찬 생동감과 맛있는 타파스 요리를 즐길 수 있는 까사 루이사를 소개한다.
여름이 성큼 다가오고 있다. 파리의 여름은 남유럽에 비해 무덥지도 않고, 일 년 중 쨍한 맑은 날이 많으며, 해지는 시간이 늦어 여행이나 야외 활동을 하기 좋은 계절이다. 그래서 이 여름에 추천하고 싶은 곳이 타파스 전문 레스토랑이다. 타파스는 식욕을 돋우어주는 애피타이저 일종의 스페인 요리다. 타파스의 기원은 13세기 알폰소 10세가 간식으로 타파스와 와인을 먹고 앓던 병이 낫자, 왕은 귀빈 방문 시 항상 타파스와 와인을 대접했다는 설이 최초로 전해진다. 그 외에는19세기 알폰소 13세가 카디스를 방문했을 때 와인을 따라주는 웨이터가 해변의 모래가 잔에 들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얇은 햄을 덮어두었는데, 왕이 그 와인과 햄을 즐겨 스페인어로 무언가를 덮는다는 뜻의 타파 Tapar에서 출발했다는 설이 가장 보편적이다. 낮 기온이 높은 스페인은 시에스타(낮잠 시간)가 있어 저녁 식사를 느지막이 하는 경우가 잦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낮에는 간단히 타파스를 먹곤 한다. 스페인에서 시작한 타파스 문화는 유럽 곳곳에 퍼졌고, 최근 몇 년 사이 파리의 젊은 층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일반적으로 파리 레스토랑에서는 와인을 보통 식사와 곁들이는 경우가 많다. 그 때문에 간단하게 한 잔 정도 즐기고 싶을 때 맛있고 간단한 안주를 주문하기가 쉽지 않은 편이다. 간혹 절인 올리브나 감자튀김을 제공하는 곳도 있지만, 보통 치즈 플레이트나 말린 햄 같은 무거운 안주가 대부분이다. 이런 단점을 보완해 최근 와인 전문 바에서는 다양한 타파스 요리를 선보이며 선택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까사 루이사 Casa Luisa는 라페르주, 미모사 등 파리의 다양한 레스토랑과 클럽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모마 그룹이 론칭한 타파스 전문 레스토랑이다. 독특하게도 1860~1985년 기차역으로 사용되던 곳을 리모델링해 밖에서 보면 기차역처럼 보인다. 이베리아식 테이블 장식을 위해 모마 그룹은 스튜디오 비요르그 Studio Bjog를 이끄는 메리 에를링센 Mary Erlingse에게 디자인을 맡겼다. 그는 친근감을 강조하기 위해 벼룩시장과 골동품 가게에서 엄선한 가구로 공간을 꾸몄다. 스페인 남부 지역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강렬한 붉은색과 감청색이 가득하다. 주방은 명문 호텔리에르 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한 후 스물세 살에 미쉐린 별을 받은 역대 최연소 셰프인 로만 포르넬 Romain Fornell이 이끈다. 그는 2002년부터 바르셀로나의 호텔 리츠 레스토랑을 운영하며 스페인에서도 미쉐린 별을 받은 전력이 있다. 스페인과 프랑스 양국에서 최고의 평을 받은 유일한 셰프가 만든 최상의 타파스 요리를 맛볼 수 있어 파리의 미식가들이 찾는 명소가 되고 있다. 간단하면서도 다양한 요리와 음료를 동시에 맛볼 수 있는 일석이조의 장소를 찾는다면 무척 이상적인 대안이 될 것이다.
ADD 19 Chaussée de la Muette, 75116 TEL 01 80 40 79 88 WEB www.casa-luis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