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성을 위한 노력

지속 가능성을 위한 노력

지속 가능성을 위한 노력

뉴욕 최초의 푸드뱅크인 시티 하베스트가 코헨 커뮤니티 푸드 레스큐 센터를 개관했다. 이곳은 음식의 낭비를 줄이고 뉴욕 전역의 기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에니드 아키텍트와 락웰 그룹의 감각으로 새롭게 리모델링한 건물 내부. © Jason Varney Balay

© Jason Varney Balay

시티 하베스트 City Harvest는 뉴욕 최초의 푸드뱅크 비영리 단체다. 이 단체에서 브루클린 선셋 파크에 ‘코헨 커뮤니티 푸드 레스큐 센터 Cohen Community Food Rescue Center’라는 최대 규모의 새로운 시설을 만들었다. 이곳의 목표는 뉴욕시 전역에 과잉 공급되어 남는 음식들을 모두 모아 커뮤니티에 배분하는 역할을 하여 음식 낭비를 줄이고, 뉴욕의 기아 문제를 해결하는것. ‘이웃이 이웃을 돕는다’는 철학을 가지고 설립했으며 ‘더 베뉴’라는 이벤트 공간을 신설해 이곳에서 발생되는 수익금 전액을 뉴욕시 전역의 기아 문제 해결을 위한 기금으로 사용한다. 시티 하베스트 이사회의 부회장이자 세 개의 미슐랭 스타를 받은 셰프 에릭 리퍼트가 더 베뉴의 공간 완성을 위한 조언을 제공했으며 유니온스퀘어 호스피탈리티 그룹과 건축 회사인 락웰 그룹을 비롯한 뉴욕의 저명한 전문가들이 이 공간을 완성하는 데 일조했다. 이 건물은 1890~1916년 브루클린 기차역의 수리 기지로 사용되던 곳인데, 건물의 지속 가능한 유지를 위해 에니드 아키텍트 Ennead Architects와 락웰 그룹이 그들의 장기를 앞세워 함께 완성한 것이다. 에니드 아키텍트는 내부를 밝고 유연하게 재설계해 접근 가능한 출입구, 외부 캐노피, 복원된 채광 시스템을 추가했다.

탁 트인 높은 천고로 시원한 개방감을 강조한 내부 설계가 돋보인다. © Jason Varney Balay

화려한 꽃 벽화를 그려넣은 루프톱 공간. © Jason Varney Balay

락웰은 재활용 재료를 사용해 따뜻한 분위기의 최첨단 이벤트 공간과 주방을 설계했다. 건물 또한 지속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태양광 패널과 퇴비화 및 재활용 기능, 에너지 효율적인 조명, 난방 및 냉각, 전기충전소 같은 기능을 건물에서 소화할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코헨 커뮤니티 센터는 음식 공급 시스템에 현대적이고 지속 가능한 모델을 도입해 커뮤니티와의 연결을 강화할 수 있도록 설계한 뉴욕의 가장 지속 가능한 공간임에 틀림없다.
ADD 150 52nd St, Brooklyn, NY 11232 WEB www.cityharvest.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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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그림(뉴욕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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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열의 맛

정열의 맛

정열의 맛

스페인 남부의 활기찬 생동감과 맛있는 타파스 요리를 즐길 수 있는 까사 루이사를 소개한다.

와인과 곁들이기 좋은 간단한 타파스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로만 포르넬 셰프를 필두로 한 스페인 셰프들의 모습.

여름이 성큼 다가오고 있다. 파리의 여름은 남유럽에 비해 무덥지도 않고, 일 년 중 쨍한 맑은 날이 많으며, 해지는 시간이 늦어 여행이나 야외 활동을 하기 좋은 계절이다. 그래서 이 여름에 추천하고 싶은 곳이 타파스 전문 레스토랑이다. 타파스는 식욕을 돋우어주는 애피타이저 일종의 스페인 요리다. 타파스의 기원은 13세기 알폰소 10세가 간식으로 타파스와 와인을 먹고 앓던 병이 낫자, 왕은 귀빈 방문 시 항상 타파스와 와인을 대접했다는 설이 최초로 전해진다. 그 외에는19세기 알폰소 13세가 카디스를 방문했을 때 와인을 따라주는 웨이터가 해변의 모래가 잔에 들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얇은 햄을 덮어두었는데, 왕이 그 와인과 햄을 즐겨 스페인어로 무언가를 덮는다는 뜻의 타파 Tapar에서 출발했다는 설이 가장 보편적이다. 낮 기온이 높은 스페인은 시에스타(낮잠 시간)가 있어 저녁 식사를 느지막이 하는 경우가 잦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낮에는 간단히 타파스를 먹곤 한다. 스페인에서 시작한 타파스 문화는 유럽 곳곳에 퍼졌고, 최근 몇 년 사이 파리의 젊은 층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일반적으로 파리 레스토랑에서는 와인을 보통 식사와 곁들이는 경우가 많다. 그 때문에 간단하게 한 잔 정도 즐기고 싶을 때 맛있고 간단한 안주를 주문하기가 쉽지 않은 편이다. 간혹 절인 올리브나 감자튀김을 제공하는 곳도 있지만, 보통 치즈 플레이트나 말린 햄 같은 무거운 안주가 대부분이다. 이런 단점을 보완해 최근 와인 전문 바에서는 다양한 타파스 요리를 선보이며 선택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스페인 남부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테라스 전경.

레몬즙을 곁들인 지중해식 랑구스틴 구이.

까사 루이사 Casa Luisa는 라페르주, 미모사 등 파리의 다양한 레스토랑과 클럽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모마 그룹이 론칭한 타파스 전문 레스토랑이다. 독특하게도 1860~1985년 기차역으로 사용되던 곳을 리모델링해 밖에서 보면 기차역처럼 보인다. 이베리아식 테이블 장식을 위해 모마 그룹은 스튜디오 비요르그 Studio Bjog를 이끄는 메리 에를링센 Mary Erlingse에게 디자인을 맡겼다. 그는 친근감을 강조하기 위해 벼룩시장과 골동품 가게에서 엄선한 가구로 공간을 꾸몄다. 스페인 남부 지역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강렬한 붉은색과 감청색이 가득하다. 주방은 명문 호텔리에르 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한 후 스물세 살에 미쉐린 별을 받은 역대 최연소 셰프인 로만 포르넬 Romain Fornell이 이끈다. 그는 2002년부터 바르셀로나의 호텔 리츠 레스토랑을 운영하며 스페인에서도 미쉐린 별을 받은 전력이 있다. 스페인과 프랑스 양국에서 최고의 평을 받은 유일한 셰프가 만든 최상의 타파스 요리를 맛볼 수 있어 파리의 미식가들이 찾는 명소가 되고 있다. 간단하면서도 다양한 요리와 음료를 동시에 맛볼 수 있는 일석이조의 장소를 찾는다면 무척 이상적인 대안이 될 것이다.
ADD 19 Chaussée de la Muette, 75116 TEL 01 80 40 79 88 WEB www.casa-lui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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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병관(파리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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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파 다비드 프리드리히의 시원한 그림

카스파 다비드 프리드리히의 시원한 그림

카스파 다비드 프리드리히의 시원한 그림

오랜 시간 빛을 보지 못한 독일 낭만주의 대표 작가를 제대로 알아볼 시간이다.

안개가 자욱하게 낀 산 정상에 서 있는 한 남자의 뒷모습이 보인다. 소셜미디어 등 여러 매체를 통해 널리 알려진 이 그림은 19세기 독일 낭만주의의 대표 작가 카스파 다비드 프리드리히가 1817년 그린 <안개 바다 위의 방랑자>로 함부르크 미술관 소장품이다. 뒷모습을 찍어 올리는 인스타그램 시대의 관객들에게 크게 공감을 얻으며 점차 주목받기 시작한 그림이다. 현재 베를린 국립미술관에서는 작가의 탄생 250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이 전시를 위해 함부르크 미술관과 베를린 국립미술관,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 협력했으며, 2025년 2월부터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순회 전시를 열 계획이다.

<외로운 나무>, 1822, 베를린 국립 내셔널 갤러리. © Jörg P. Anders

<안개 바다 위의 방랑자>, 1817, 함부르크 미술관. © Jörg P. Anders

살아생전 그의 작품은 아카데미에 전시되었으며, 프로이센의 왕 프리드리히 빌헬름 3세가 구매하기도 했다. 그러나 1840년 그가 세상을 떠난 후 점차 잊히게 되었다. 그를 다시 발굴한 것은 20세기 초 베를린 국립미술관의 기획 전시였다. 그런데 하필 히틀러가 작품 속 독일 풍경을 ‘독일 민족의 피와 그들이 살아가는 땅’이라는 나치즘의 핵심 사상에 빗대며 그를 가장 좋아하는 작가로 손꼽자, 도리어 기피 대상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그의 작품이 재평가를 받게 된 것은 무려 1970년대에 이르러서다. 영국의 터너, 프랑스의 들라크루아에 못지않은 독일 낭만주의의 대표 작가로 손꼽히게 된 것. 현대 도시인들이 좋아할 만한 외로운 정서가 매력적으로 여겨지면서 이제는 전 세계가 흠모하는 인기 작가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 작품의 독특한 분위기는 그의 개인사를 떼어놓고 설명하기 어렵다. 그는 독일 북부 그라이프스발트에서 성장하며 자연 속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해안선과 산맥을 따라 해가 뜨고 지는 순간의 빛의 흐름을 지켜보는 것은 그가 가장 좋아하는 순간이자 작품 속에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소재이기도 하다.

<창문 앞의 여인>, 베를린 국립 내셔널 갤러리. © Jörg P. Anders

<그라이프스발트 항구>, 1818/1820, 베를린 국립 내셔널 갤러리. © Jörg P. Anders

그는 이곳을 신혼여행지로 다시 선택할 정도로 고향 마을 풍경에 대한 애착이 있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가족의 슬픈 기억을 담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일곱 살 때 어머니를 여의고 나서 그 다음해에 누이를, 이어 동생이 얼음에 빠져 익사하는 것을 목격했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그 뒤에 있는 무자비함, 그 속에 있는 인간의 존재는 광활한 풍경 속 미미한 것들로 표현된다. 종교에 대한 믿음이 사라진 시대, 그의 작품에서 자연은 그 자리를 꿰찬 신비롭고 초월적인 존재, 늘 인간이 바라보는 대상으로 자리한다. 유화와 스케치를 총망라한 이번 전시는 연대순, 주제별로 작가의 40년 경력을 소개하면서, 여전히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작가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그가 주로 뒷모습을 그린 이유가 얼굴을 잘 그리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소문이다. 전시는 마치 이를 정면으로 반박이라도 하듯 초상화 방으로 시작한다. 같은 주제를 반복적으로 다루며 어떻게 조금씩 변화를 주었는지, 다른 화가 작품에는 프리드리히의 영향이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 함께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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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애(이안아트컨설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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