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 가면

파리에 가면

파리에 가면

파리가 기존의 옷을 벗고 올림픽이라는 의상으로 갈아입었다. 유적지나 상징적인 장소가 경기장이 되고, 이를 기념하기 위한 이벤트도 활발하다. 스포츠 열기로 가득한 파리의 여름을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는 문화 장소 네 곳을 소개한다.

개관 이래 최초 오픈,
오르세이 뮤지엄 테라스

화려한 칵테일 바가 들어선 오르세이 뮤지엄 모습.

오르세이 뮤지엄은 지금껏 단 한 번도 시도하지 않은 테라스 사용을 올림픽 개막식 날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센강이 바로 앞에 펼쳐지는 테라스에서 개막식을 관람할 수 있도록 시민 30명을 초청하기로 한 것. 에어비엔비와 협업으로 이루어진 이번 행사의 공간 디자인은 마티외 르아뇌르 Mathieu Lehanneur가 맡았다. 올림픽 성화봉을 디자인한 르아뇌르는 성화봉과 함께 그의 디자인 작품들을 전시하면서 파리 최고의 바텐더, 디제이와 함께 개막식 당일 호스트로서 시민들을 맞이한다. 1986년 개관 이래 치르는 가장 화려한 파티로 기록되지 않을까.
ADD Esplanade Valéry Giscard d’Estaing Paris

세상 가장 시크한 탁구장,
인디아 마다비 갤러리

갤러리에서 탁구를 즐기는 모습.

디자이너 인디아 마다비 India Mahdavi는 미래적이면서 독특한 컨셉트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크로스비 스튜디오 Crosby Studios의 창립자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해리 누리에브 Harry Nuriev를 초대해 자신의 갤러리를 반사 실버 코팅으로 완전히 덮인 탁구장으로 탈바꿈시켰다. 전시 제목은 <매치 포인트 Match Point>. 디자인 갤러리지만 이번에는 누구나 입장해 탁구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운영되니 생-제르망-데-프레를 지난다면 은색 큐브 안에서 반짝이는 라켓을 쥐고 게임할 수 있는 체험의 기회를 놓치지 말자.

기간 6월 22일~8월 2일 ADD 29 rue de Bellechasse Paris

금메달을 꿈꾸며, 겔랑 샹젤리제

조르주 루스, <쇼도시마 Shodoshima>, 2018.

이자벨 무노즈, <목소리에 금이 가다 L’or pour la voix>, 2024.

모르바리드 K, <에코톤 Ecotone 10>, 2019.

모든 올림픽 참가자들이 꿈꾸는 금메달에 대한 상징성을 탐구한 현대미술 전시 <오르 노므 Or Norme>가 샹젤리제에 위치한 겔랑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열린다. ‘금의 기준’ 그리고 ‘기준에서 벗어난’이란 두 가지 의미를 지닌 전시 제목 ‘오르 노므’는 브랜드의 시그니처 색이기도 한 금을 색다르게 기념하는 기회이기도 하다. 금이라는 광물이 가진 가능성을 탐구한 예술가 18명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이브 클랭 Yves Klein의 골드 리프 시리즈 중 3000장의 금종이가 사용된 테이블 <테이블 모노골드 Table Monogold>도 그중 하나다. 붐비는 샹젤리제 거리에서 차분히 미술감상하는 시간을 갖고 싶다면 부담 없이 무료입장할 수 있는 겔랑 매장의 지하 갤러리를 방문해보자.
기간 6월 6일~9월 12일 ADD 68 Avenue des Champs-Élysées Paris

현대미술관이 아닌 올림픽 테마 파크,

라파예트 앙티시파시옹

로데오의 움직임이 적용된 상하로 동작하는 인터렉티브 자전거 경기.

유아들을 위한 스토리텔링 나무.

마레지구에 위치한 현대미술관 라파예트 앙티시파시옹 Lafayette Anticipation은 올림픽 기간 내내 새로운 스포츠 관행을 갖춘 몰입형 인터랙티브 테마 파크로 변신한다. ‘골드 러시’라는 뜻의 전시 타이틀 ‘라 후에 베흐 로흐 La Ruée vers l’Or’는 전시를 표방한 놀이터라고 봐야 적절하다. 알프레드 노벨 Alfred Nobel 고등학교 학생들과 협업해 개발한 비디오 게임, 미니 풋 골프, 스크린 퀴즈 등은 상상 이상으로 혁신적이며 재미를 선사한다. 특히 램 쿨하스가 디자인한 독특한 구조의 공간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시각적 코드를 차용하게 되면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게 된 기회! 남녀노소 누구나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기간 6월 22일~9월 1일 ADD 9 Rue du Plâtre Paris lafayetteanticipatio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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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터

양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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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의 시작, 다낭&호이안

힐링의 시작, 다낭&호이안

힐링의 시작, 다낭&호이안

베트남 중부의 아름다운 해변과 풍부한 문화가 어우러진 다낭과 호이안에서 잊을 수 없는 5일간의 휴가를 보냈다. 완벽한 힐링과 더불어 색다른 경험에 목마른 이들에게 제안하는 두 가지 휴가 선택지.

푸꾸옥과 달랏. 베트남 여행은 딱 두 번 다녀왔는데, 본의 아니게 조금은 생소한 지역을 먼저 다녀왔다. 한국인에게 가장 인기 있는 베트남 휴양지를 꼽자면 단연 다낭이 아닐까. 다낭은 ‘경기도 다낭시’라고 불릴 만큼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휴양지로 손꼽힌다. 게다가 이왕 큰마음 먹고 떠난 여행에서 한 지역만 둘러보기 아쉬운 이들에게 차로 간편하게 이동할 수 있는 호이안이라는 선택지가 기다리고 있으니 말이다. 실제로 다낭에서 한 시간 남짓 떨어진 호이안까지 함께하는 코스로 여행 계획을 짜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세 번째로 떠나는 베트남 여행을 앞두고 이번에는 또 어떤 색다른 매력을 발견하게 될지 부푼 설렘을 가득 안고 다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남들보다 조금 일찍, 다낭 메리어트 리조트&스파, 논 누옥 비치 빌라와 르네상스 호이안 리조트&스파에서 보낸 꿀 같은 5일간의 추억을 꺼내본다.

다낭 메리어트 리조트&스파, 논 누옥 비치 빌라

불과 몇 걸음만 걸으면 깨끗한 논 누옥 해변에 다다를 수 있으며 울창한 열대 정원 사이에 자리해 프라이빗하고 평화로운 휴양을 경험할 수 있다.

모든 빌라에 마련되어 있는 전용 수영장.

다낭 국제공항에서 한 발짝 내딛자 푹푹 찌는 더위와 높은 습도로 순식간에 몸이 촉촉해져 베트남에 온 것을 바로 체감했다. 공항에서 차로 30분쯤 갔을까? 울창한 열대 정원 사이에 자리 잡은 다낭 메리어트 리조트&스파, 논 누옥 비치 빌라에 도착했다. 복잡하고 정신 없는 도심을 몇 분 남짓 지나왔을 뿐인데, 도심 속 오아시스 같은 얼굴을 한 리조트가 눈앞에 등장했다. 2~4개의 침실로 구성된 122개의 빌라는 신고전주의 풍 인테리어와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꾸며진 모습.

여러 가지 칵테일을 맛볼 수 있는 바.

수영하며 인생 사진을 건질 수 있는 플로팅 조식은 필수다.

넓은 면적의 빌라와 수영장을 갖춘 풀 빌라.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안성맞춤이다.

빌라의 문을 열고 들어서니 천장부터 바닥까지 내려오는 파노라마 창문을 통해 탁 트인 바다와 울창한 정원이 한눈에 담겼다. 이곳의 큰 장점은 328~425㎡ 크기의 모든 빌라가 전용 수영장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이다. 모든 객실이 한국인의 휴양지 1순위 희망 사항인 풀 빌라인 것. 거실과 이어지는 테라스 문을 열고 곧장 수영장으로 뛰어들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자칫 풀 빌라 수영장은 바로 옆 이웃해 있는 빌라에서 보이지 않을까 걱정되기 마련이지만, 이곳 수영장은 열대 녹지로 빼곡히 둘러싸여 있어 주변의 시야로부터 완벽히 차단되어 있다. 리조트 내 즐길거리와 먹을거리도 넘쳐난다. 트라이탄 레스토랑에서는 베트남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요리를 맛볼 수 있으며, 몬순 라운지에서는 수영장과 바다를 바라보며 식사와 음료를 즐길 수 있다. 특히 다낭은 어린아이와 함께하는 가족 단위 투숙객이 많은 만큼, 어린이를 위한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다. M 패스포트 프로그램은 테니스, 비치 댄스, 코코넛잎 아트 등 아이들이 쉽게 따라 해볼 수 있는 액티비티로, 하나를 달성할 때마다 스탬프를 찍어주는 방식이다. 일종의 퀘스트 형식인데, 아이들에게 생소한 베트남 민속놀이 체험을 선사하고 오래도록 추억될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하는 것. 게다가 아이들이 새로운 세계와 마주하는 동안 어른들은 콴 스파에서 마사지를 받거나 인피니티 풀과 피트니스센터에서 각자의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일석이조다. 리조트 밖에서도 다양한 볼거리와 액티비티는 이어진다. 다낭 중심부까지 차로 10분, 호이안 올드 타운까지 차로 20분 거리에 위치해 도시 명소와 해변 모두 쉽게 다다를 수 있다. 또한 마이손 성역, 바나 언덕, 전설적인 마블 마운틴, 손타르 자연보호구역 같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도 둘러볼 수 있다. 다낭 메리어트 리조트&스파, 논 누옥 비치 빌라는 자녀를 둔 가족에게 더없이 완벽한 선택지다.

클래식한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리빙룸.

르네상스 호이안 리조트&스파

수영장과 넓은 정원을 만끽하며 여유로운 바비큐 파티를 즐길 수 있다.

끄어다이 해변을 오롯이 즐길 수 있는 르네상스 호이안 리조트.

베트남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으로 알려진 끄어다이 Cua Dai 해변을 품고 있는 르네상스 호이안 리조트 &스파는 올드 타운과 불과 몇 분 거리에 위치한다. 언젠가 인터넷에서 알록달록한 색의 조명을 단 배를 띄운 올드 타운의 야경을 본 적이 있기에 한껏 기대가 생겼다. 호이안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휴양지로서의 여유로운 분위기와 풍부한 역사와 문화가 공존하는 매력적인 지역이라는 것. 르네상스 호이안 리조트 &스파는 스위트룸을 포함해 총 193개의 넓은 객실과 3~5개의 침실을 보유한 25 개 프라이빗 빌라로 구성된다. 다낭 메리어트와 마찬가지로 각 빌라는 수영장을 갖추고 있으며 프라이빗 빌라인 만큼 다른 투숙객의 방해 없이 수영장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이 때문에 특별한 바비큐 파티를 즐길 수 있는 ‘ 인 빌라 바비큐 ’ 를 꼭 추천하고 싶다. 호텔 셰프들이 직접 빌라로 찾아와 출장 뷔페를 방불케 하는 바비큐 차림 구성을 준비해줘 호사로운 저녁 식사를 누릴 수 있기 때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먹고, 수영하고, 마시는 행위를 마음껏 반복하다 보면 호이안의 밤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스위트룸을 방불케 하는 넓은 면적과 전용 욕실을 갖추고 있어 어느 방을 골라도 만족스럽다.

이와 더불어 미식가들을 위한 다양한 다이닝도 준비되어 있다. 올 데이 다이닝 레스토랑 푸드 스튜디오에서는 현대적인 스타일의 세계 음식을 맛볼 수 있으며 다양한 조리 방식으로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라이브 스테이션을 운영하고 있다. 풀 바에서는 해산물과 생맥주, 여름 분위기의 칵테일을 맛볼 수 있다. R 라운지에서는 믹솔로지스트와 바리스타가 직접 만든 커피와 칵테일을 즐길 수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놀고 먹었으니 휴양지의 하이라이트인 원기회복을 위한 휴식을 취할 차례다. 스파 앳 르네상스에서는 유기농과 천연 재료로 만든 프리미엄 제품을 사용한 마사지 프로그램을 만끽할 수 있다. 끄어다이 해변을 바라보는 야외 인피니티 풀에서는 멋진 바다 전망을 감상할 수 있으며 24시간 운영되는 피트니스 센터와 테니스 코트에서는 활동적인 시간도 보낼 수 있다. 그 밖에 호텔 내 상주해 있는 네비게이터의 도움을 받아 여행 코스도 짤 수 있다. 리조트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위치한 베이 마우 코코넛 숲, 짜꿰 채소마을, 탄하 도자기 마을 등 다양한 추억을 더할 지역 명소가 기다리고 있다. 편안한 객실과 다양한 액티비티, 미식 경험이 한데 어우러진 르네상스 호이안 리조트&스파에서 현지의 맛과 문화를 체험하며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보기 바란다.

 

오션뷰를 감상하며 수영을 즐길 수 있는 공용 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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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me&Timepie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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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에 대한 사유와 아시아 근대성에 대해 탐구하는 싱가포르 미디어 아티스트 호 추 니엔.

<시간(타임)의 티>, 2채널 동기화 영상, 컬러, 8채널 사운드, 천스크린, 가림막, 인터넷, 실시간 알고리즘 수정 및 합성 시스템, 약 60분. © 2024. Art Sonje Center all rights reserved

<타임피스>, 43개 평면스크린(다양한 크기), 애플리케이션 및 영상, 다양한 상영시간(30초~무한상영). © 2024. Art Sonje Center all rights reserved

다양한 매체를 통해 20년에 걸쳐 아시아의 근대성과 역사를 탐구해온 호 추 니엔 Ho Tzu Nyen. 그는 싱가포르의 미디어 아티스트이자 영화감독으로서 역사적 텍스트를 기반으로 한 독특하고 세련된 영상을 작업해왔다. 특히 복합적이고 중층적인 아시아의 근대성에 주목했다. 서구의 변증법적 역사 속에서 획일적으로 치부되어온 아시아의 문화 정체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다차원적인 아시아의 시공간을 연구하고 있다. 2011년 베니스 비엔날레 때 싱가포르 대표 작가로 참여했으며 싱가포르 아트뮤지엄, 일본 도쿄도미술관, 프랑스 팔레 드 도쿄, 스페인 빌바오 구겐하임 등에서 개인전을 선보인 바 있다. 최근엔 2024 샤넬 넥스트 프라이즈를 수상하며 주목할 만한 비주얼 아티스트로 손꼽히고 있다.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린 개인전 <호추니엔: 시간과 클라우드 Time&the Cloud>에서는 20년에 걸친 그의 작업 세계를 총망라해 선보인다. 전시 제목인 ‘클라우드’는 이중적인 의미를 내포한다. 구름은 거대한 자연의 요소이자 신화적이고 종교적인 상징물이며, 모호한 미지의 대상이다. 또한 온라인을 통해 접근할 수 있는 서버이자 데이터베이스를 의미하기도 한다. 작가는 이러한 의미를 이중 스크린으로 표현했다. 신작 <시간(타임)의 티 T for Time>(2023-2024)는 시간에 대한 작가의 다층적 탐구를 두 개의 스크린을 통해 선보인다. 후면 스크린에는 실사 이미지가, 그 앞에 놓인 스크린에는 이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 영상물이 재생된다. 영상에는 동서양의 신화적, 문화적 인식 차이에서부터 철학적 사유, 시간을 계량화하는 도구, 서구의 근대적 시간의 발명에 이르기까지 폭 넓은 주제가 작업 전체를 관통하며 장대하게 펼쳐진다.

<호텔 아포리아>, 6채널 프로젝션(4:3포맷, 컬러, 24채널 사운드), 팬, 조명, 변환기, 컨트롤시스템, 84분1초 (파도 12분, 바람 24분, 보이드 24분 1초, 어린이 24분) © 2019 Ho Tzu Nyen All rights reserved 이미지 제공: 작가, 키앙 말링게

© 2024. Art Sonje Center all rights reserved

맞은편에는 또 다른 신작 <타임피스 Timepieces>(2023-2024)가 재생된다. 43개의 모니터 영상 설치 작업인 이번 작품은 ‘시간(타임)의 티’를 구성하는 42개 챕터를 개별적인 이미지로 풀어낸 작품이다. 모니터 속 영상은 각각의 시간성을 부여받아 1초, 24시간, 약 165년(해왕성의 공전 주기) 등 다양한 주기로 반복 재생된다. 작가만의 ‘클라우드’ 장치를 통해 중첩되기도 펼쳐지기도 한 이미지는 시간에 대한 사유에 더욱 몰입하게 만든다. 스페이스1에서는 한국에서 처음 선보이는 그의 대표작 <호텔 아포리아 Hotel Aporia>(2019)를 만날 수 있다. 일본 전통 료칸 기라쿠테이에서 열린 가미카제 특공대의 마지막 연회를 통해 일본 제국주의에 대한 비판적 사고를 담은 작품이다. 이번 전시 역시 료칸을 연상시키는 다다미 방에서 영상이 재생되며, 그 사이로 부는 스산한 바람이 생경한 감각을 일깨운다. 전시는 오는 8월 4일까지.

 이미지 제공: 아트선재센터 사진: 남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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