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M&SUN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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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이라도 풍덩 뛰어들고 싶은 판타스틱한 호텔 수영장 3곳.

이탈리아 남부 휴양지 포지타노 마을에 자리한 르 시레누스 호텔. 바다의 물결을 담은 수영장과 레몬 나무, 푸른 바다와 대비되는 붉은색의 호텔 외관이 이국적이다.

스위스 아티스트 니콜라스 파티와 협업한 야외 수영장.

예술로 풍덩, 르 시레누스

이탈리아 남부의 대표적인 휴양지, 포지타노에 아티스틱한 수영장이 들어섰다. 1951년 문을 연 르 시레누스 Le Sirenuse는 세르살레 가문이 오랫동안 사용해온 여름 별장을 호텔로 개조한 곳이다. 가파른 언덕을 빼곡히 메운 마을 중심에 위치한 호텔에 들어서면 남부 이탈리아의 시원한 바다와 리갈리 섬의 풍경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고대 신화 속 사이렌이 노래를 불렀다는 곳으로 유명하다. 창립자인 네 남매 중 한 사람인 프랑코 세르살레가 1990년 대대적인 리노베이션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오늘날의 르 시레누스를 탄생시켰다. 그는 17~18세기 유럽의 앤티크와 나폴리의 전통 미학을 담고자 했다. 그리고 아들 부부인 안토니오와 카를라가 그의 미학적 비전을 확장해 이어가고 있다. 2015년부터 영국 큐레이터 실카 리트슨 토마스와 시작한 <아티스트 앳 르 시레누스> 프로젝트다. 2016년 호텔 로비에 설치한 마틴 크리드 Martin Creed의 네온 작품 <Don’t Worry>를 시작으로 스탠리 휘트니 Stanley Whitney, 맷 코너스 Matt Connors 등 세계적인 예술가들을 초대해 오직 호텔을 위한 작품을 만든다. 최근 11번째 프로젝트로 스위스 아티스트 니콜라스 파티 Nicolas Party와 협업한 수영장을 공개했다. 고대 로마 온천의 전통을 살리기 위해 모자이크로 작업했고, 그만의 개성을 담은 파스텔 톤과 유기적 형태가 어우러진 패턴을 완성했다. 이탈리아 대표 모자이크 제조사이자 창업주의 가족이 운영하는 비사차 Bisazza가 모자이크 타일 제작을 맡았으며, 나폴리 장인들이 전통 방식으로 마감했다. 예술적인 수영장에 풍덩 빠져보자. WEB sirenuse.it

가파른 언덕에 여름 별장과 호텔들이 빼곡히 들어선 포지타노 마을 전경.

프랑코 세르살레에 대한 헌사를 담은 프랑코스 바 Franco’s Bar. 노란 세라믹 분수는 로마의 예술가 주세페 두크로트 Giuseppe Ducrot의 작품.

아말피 해안의 새하얀 벽과 아치형 천장 등을 볼 수 있는 객실 전경.

 

알프스 호수를 누비며,
만다린 오리엔탈 레이크 코모

헤르조그&드 뫼롱과 새롭게 선보인 야외 수영장. 수상 인피니티 풀로 코모 호수와 자연스레 이어지도록 경계를 흐릿하게 표현했다.

밀라노에서 1시간 정도 거리에 위치한 코모 Como 호수는 알프스 산기슭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드라마틱한 풍경으로 유명하다. 예로부터 귀족과 부유층이 즐겨 찾던 휴양지인 만큼 역사적인 빌라도 많다. 그중 호수 남동쪽에 자리한 19세기 빌라 로카브루나 Villa Roccabruna는 대담한 신고전주의 양식으로 여행지의 낭만을 완벽하게 보여준다. 현재 이곳은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 Mandarin Oriental Hotel로 탈바꿈해 객실 21개와 스위트룸 52개, 프라이빗 빌라 2채로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헤르조그& 드 뫼롱과 함께 야외 수영장과 스파를 새롭게 선보이며, 호수를 즐길 수 있는 액티비티도 신경 썼다. 고전적인 아치형 구조의 나미 NAMI 카페와 연결된 야외 수영장은 40m 길이로, 수상 인피니티 풀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호수와 매끄럽게 이어지도록 호수 물과 비슷한 색의 짙은 카르도소 사암을 사용했다. 또한 조립식 철골 구조가 물결을 반사하며 마치 드넓은 호수가 수영장인 듯한 착시를 일으킨다. 이와 함께 스파도 리노베이션했다. 기존 사우나와 한증막, 실내 수영장으로 구성된 스파에는 동일하게 고전적인 아치 형태를 적용했다. 특히 유리 타일을 패턴화한 벽면이 빛을 반사하며 더욱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WEB www.mandarinoriental.com

 

하늘 위의 수영장, 원앤온리 원 자빌 리조트

세계적인 건축가 장미셸 게티 Jean-Michel Gathy가 설계한 원앤온리 원 자빌 리조트. 두 개의 건물을 가로지르는 캔틸레버 꼭대기에는 풀사이드 레스토랑의 수영장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두바이에 새로운 마천루가 등장했다. 세계적인 럭셔리 호텔 브랜드 원앤온리 One&Only가 처음으로 선보인 도시형 리조트 원 자빌 One Za’abeel이다. 도시 중심부인 국제금융지구 입구에 위치한 원 자빌은 2개의 타워를 연결하는 커다란 캔틸레버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지상 100m 높이에 위치한 캔틸레버 ‘더 링크 The Link’는 길이만 220m 이상으로 ‘세계에서 가장 긴 캔틸레버’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웠다. 이곳에서는 대륙을 가로지르는 환상적인 미식 여행을 경험할 수 있다. 라 담 드 픽 La Dame de Pic, 아엘리아 Aelia, 카부 Qabu 등 미슐랭 찬사를 받은 셰프들의 레스토랑이 11개 입점했는데, 특히 캔틸레버 꼭대기에는 부르즈 칼리파와 도시 스카이라인의 매혹적인 전망을 감상할 수 있는 풀사이드 레스토랑 타파사케 Tapasake가 자리한다. 높은 상공을 아찔하게 가로지르며 360도 전망을 감상할 수 있는 인피니티 풀은 길이만 120m로, UAE에서 가장 긴 인피니티 풀이다. 풀 클럽과 함께 남미와 일본에서 영감을 얻은 닛케이 요리, 다채로운 칵테일과 DJ 파티를 즐길 수 있다. WEB www.oneandonlyresorts.com/one-zaabeel.it

 

아라비아의 럭셔리를 재해석한 1 펜트하우스 빌라 원 Villa One.

복층 구조로 된 스카이라인 로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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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생하는 정원

공생하는 정원

공생하는 정원

제주의 아름다움을 품은 정원 베케가 오랜 준비 끝에 확장한 새로운 공간을 선보인다.
자연이 파노라마처럼 그려지는 곳이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베케 정원. 가지런히 이어지는 기존 정원과 건물을 둘러싼 새로운 정원이 한눈에 보인다.

제주 원시림의 숲을 구현한 베케의 새로운 정원, 그 사이를 가로지르는 산책로이자 이 정원에서 가장 낮은 땅인 옴팡질.

자연의 질서와 아름다움이 담긴 생태주의 정원을 만드는 김봉찬 대표.

“정원은 지구의 표피예요. 정원의 규모는 아주 작지만 자연의 거대한 흐름이 이어지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자연의 동맥과 정맥을 이으며 좋은 연결점을 만드는 것, 그것이 나의 역할이에요.” 조경 디자이너이자 생태정원가 김봉찬 대표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질서가 담긴 자연주의 정원을 선보인다. 제주에서 나고 자란 그가 내면 깊숙이 체득해온 자연의 섭리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평강식물원, 제주 비오토피아 수풍석 박물관, 국립 백두대간수목원 암석원, 아모레 성수 등 그가 만들어낸 이 시대의 정원이 더욱 특별한 이유일 터. 그런 그가 2018년, 마침내 30년간의 노하우를 담아 자신만의 정원 ‘베케’를 선보였다.

베케의 새로운 공간과 정원. 건물을 공중에 띄어 설계하고, 그 아래로 제주 원시림의 숲을 구현했다.

본래 그의 부모님이 40년간 일구던 귤밭이었고, 이후에는 김봉찬 대표가 정원 식물을 키우던 밭이었다. 그래서 베케의 커다란 목련나무를 비롯해 정원을 구성하는 대부분의 식물은 씨앗부터 발아해 키운 것이다. 생태정원가답게 그의 정원은 식물을 그저 보기 좋은 방식으로 전시하거나 장식한 곳이 아니다. 식물이 살아갈 터전을 먼저 생각하고, 식물 간의 관계를 고려한 지속 가능한 정원이다. 토양과 기후, 서식처에 맞도록 식물의 자리를 잡아주고, 스스로 자생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현했다. 꽃이 없어도 아름답고, 시들고 볼품없는 것도 눈여겨볼 만한 정원이다.

건물 세 동을 잇는 회랑. 그 사이로 푸른 자연 풍경이 펼쳐진다.

베케는 제주 방언으로 ‘돌담’을 의미한다. 밭을 일구는 과정에서 쌓인 돌은 자연스레 밭의 경계를 형성하고, 엉성하게 쌓인 돌담은 그 자체로 멋진 자연의 요소다. 베케의 시작인 돌담 주위로 이끼 빗물 정원을 만들고, 지면보다 낮은 건물에서 자연을 바라보도록 유도했다. 바로 베케의 상징적인 장면인 ‘자연을 보는 창’이다. 이곳이 단순히 정원이 있는 카페나 포토제닉한 장소로 알려지는 것이 아쉽던 김봉찬 대표는 정원 중심 공간으로 나아가고자 베케를 확장했다. 기존 공간은 정원을 작품처럼 감상하는 ‘베케 뮤지엄’으로 바꾸었고, 새로운 정원과 공간을 열어 정원 도슨트와 멤버십 회원제를 운영한다. 정원 그 자체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함이다. 기존 공간을 함께한 설치미술가 최정화 작가가 이번에도 총괄 디렉팅을 맡았다. ‘첫 번째 베케’의 건축은 정원을 겸손하게 바라보는 공간이 나 창이었다면, ‘두 번째 베케’는 건축과 자연이 공생하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에이루트 건축사사무소의 이창규, 강윤정 건축가가 함께하며, 정원과 건축이 서로 존중하는 공간을 구현했다. 건축을 위한 조경이 아닌, 설계 초기 단계부터 정원을 중점적으로 고려한 프로젝트다. 새로운 건물은 세 동으로 나눠 앉혔다.

카페와 라운지로 이용하는 C동 내부 전경. 새롭게 조성한 정원을 통창 너머로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가운데에는 건물 바로 아래에 자리한 원시림 숲을 볼 수 있게 유리 바닥을 만들었다.

안내가 시작되는 A동, 워크숍과 강의가 진행되는 B동, 라운지 겸 카페 역할을 하는 C동은 하나의 길로 연결된다. 그리고 공간과 공간 사이에는 자연이 펼쳐지는 ‘길의 건축’이다. 건물의 길은 정원으로 자연스레 이어진다. 새로운 정원은 제주에서 볼 수 있는 식생을 모았다. 평평했던 땅은 ‘굼부리(제주 방언으로 화산 분화구)’ 형태로 움푹하게 파내고, 그 위에 건물을 띄워 제주 원시림의 숲을 구현했다. 건물 주위를 빙 둘러 정원으로 향한다. 쭉쭉 위로 뻗은 노각나무 숲을 지나가는데, 직선적인 건물에 조화롭게 어울리도록 군더더기 없이 날씬한 형태의 나무를 심었다. 건물 맞은편으로는 한라산 계곡의 절벽을 표현한 베리 정원이 있고, 건물 아래로는 푸른 초원 같은 숲이 펼쳐진다. 오름의 습한 초원을 그리기 위해 만든 이끼 사초 정원이다. 종류도 크기도 다른 식물들을 모아 심었지만, 무엇 하나 모나지 않고 거대한 초원처럼 어우러진다. 다양성을 품은 단순함은 그 무엇보다 안정적이고 평온함을 준다. 김 대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전체성의 원리다. 양쪽으로 쏟아지는 정원을 감상하다 보면 어느새 가장 낮은 땅에 다다른다. 굼부리 바닥보다 낮은 옴팡질이다. 움푹 파였다는 뜻의 ‘옴팡진’ 길이다. 정원에서 가장 낮은 땅으로, 이곳에서는 자연과 건축을 저절로 올려다보게 된다. 겸손함과 숙연함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오랜 시간 자리한 나무들을 피해 건물을 나눠 앉힌 새로운 공간. 세 개의 동은 하나의 회랑으로 연결된다.

50여 종의 양치식물이 자라고 있는 고사리 정원 퍼너리 Fernery

“모든 존재는 아름답거나 아름다워지려 노력해요. 그 아름다움이란 무엇인지요. 질서와 규율에서 오죠. 혼돈과 질서는 서로 다른 개념이 아닙니다. 혼돈의 끝이 질서인 거죠. 우리 주위의 모든 것은 물리적으로 공생하게끔 살게 되어 있어요. 혼돈에서 질서로 가는 것처럼 너무나 당연한 자연의 이치입니다. 자연이 안정되고 아름다워 보이는 이유는 공생의 관계에 있어요. 이것이 정원 디자인의 기본입니다.” 자연의 숲은 혼돈에서 질서로 가는 모습을 꾸준히 보여준다. 바람이 불어도, 태풍이 지나쳐도 끊임없이 나아간다. 베케의 두 번째 정원은 이제야 피어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머잖아 무성하게 존재감을 드러낼 것이다. 알맞게 피어낼 수 있도록 세심하게 고려하고 자리를 잡아주었기 때문이다. 풀과 나무와 돌과 흙은 서로 의지하며 깊게 뿌리내릴 것이다. 공생하는 자연이다.

ADD 제주 서귀포시 효돈로 48

사람 키를 훌쩍 넘는 커다란 측백나무 정원. 입구에는 오랜 세월이 느껴지는 베케 간판이 세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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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그래퍼

임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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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환기

기억의 환기

기억의 환기

다양한 시공간을 포착한 사진을 자신만의 추상적 언어로 재구성하는 이희준 작가.
그의 캔버스는 무한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작가의 소우주다.

사진과 회화를 결합한 추상회화 작업을 선보이는 이희준 작가.

최근 진행 중인 신작들이 걸려 있는 이희준 작가의 작업실.

최근 몇 년간 아트 페어에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지켜본 이라면, 이희준 작가의 작품이 눈에 익숙할 것이다. 일명 ‘완판 작가’로 갤러리와 컬렉터 사이에 꾸준히 회자되고 있는 작가다. <2022 아트 부산>에서 오픈한 지 5분 만에 완판되며 화제를 모았으며, 최근 열린 <2024 아트 바젤> 첫날인 VIP 데이에서도 전 작품이 순식간에 솔드아웃이 되는 기록을 세웠다. 예리한 눈을 가진 컬렉터들이 88년생 젊은 작가의 작품에 열광하는 이유는, 바로 그의 작품에서 첫눈에 끌어당기는 힘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희준 작가는 영국 글래스고에서 유학한 후 돌아와 ‘서울’이라는 도시 풍경에 매료되었다. 빽빽하게 들어선 건물과 빠르게 돌아가는 일상의 파편을 자신의 화면에 옮겨보고자 했다. 이후 포토 콜라주 기법을 통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추상회화를 선보이고 있다. 여러 장의 사진을 겹치고 재편집한 뒤, 그 위로 비정형적인 형태와 색감을 올려 평면과 입체를 오가는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독특한 추상회화를 시작한 지 어느새 10년. 일상이 된 도시를 바라보는 관찰자의 시선이 궁금해졌다.

2022년 국제갤러리 부산점 <이희준 개인전>에서 선보인 ‘Salt, Palm, and Green’.

붓과 아크릴 물감이 가득한 작업실.

작가가 최근 이사한 명륜동 작업실을 찾았다. 예술 창작을 지원하는 비영리 단체 ‘캔 파운데이션 CAN Foundation’이 운영하는 아티스트 레지던시다. 이전에는 서울문화재단, 서울시립미술관 등 공립 레지던시를 이용했는데, 시민 참여 행사와 정기적으로 선보이는 전시 등 공식적인 행사가 많아 다소 바쁜 일상을 보냈다. 올해는 개인 작업에 몰두하기 위해 소규모지만 작업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사립 레지던시로 옮겼다. 작업실에 들어서니 최근 진행 중인 작업들이 벽면 가득 이어졌다. 작가의 대표작인 포토 콜라주 작업에 변화를 주고 있는 신작들이다. 그의 작업은 일상을 즉각적으로 포착한 사진에서 시작한다. 주로 휴대폰으로 직접 촬영한 사진들인데, 순간적인 감각을 빠르게 담아내기에 작고 가벼운 디바이스를 사용하는 것이 좋았다. 그렇게 수집한 과거의 기억이 불현듯 떠오를 때, 희미하고 추상적인 그리고 주관적인 감각을 캔버스에 담아낸다. 도시의 건물, 일상 오브제의 한 부분을 포착해 크게 확대하는데, 그 과정에서 화면이 깨지고 중첩되면서 생기는 추상적이면서도 부자연스러운 이미지를 즐기기도 한다. 상상의 이야기를 펼칠 수 있는 가능성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새롭게 도전하고 있는 작업은 화면 속 이야기에 변화를 주었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그룹전 <시공時空 시나리오>에서는 대형 회화 작업과 입체 조각 작품을 선보였다. 작업실 책상에는 모형으로 만든 프로토타입이 놓여 있다.

과거의 작업은 한 개의 화면에 하나의 시공간이 있었다면, 이번에는 다층적인 시공간을 담고자 한 것. 여러 장소와 공간을 한 화면에 합쳐 작업하며, 작은 파편에 집중했다. 마치 렌즈를 당겨 아주 가까이서 보는 느낌이다. 여러 개의 작업을 벽에 걸어두고 동시에 작업하는 것 역시 서로가 대화하듯 영향을 주고받으며 하나의 호흡으로 이어지는 느낌이 좋아서다. “이미지와 회화의 결합을 통해 상상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고자 합니다. 대리석에서 발견한 패턴이 번개 치는 모습처럼 보일 수도 있고, 박제된 나비의 형상에서 또 다른 이야기가 시작될 수도 있죠. 그 위에 회화의 조형적인 부분과 색감으로 어떤 부분은 가려지기도, 크게 드러내기도 해요.” 최근에는 원형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둥근 렌즈 너머로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작가는 타임라임 속 흩어진 여러 시공간을 연결해주는 궤도 같다고 전했다. 교집합과 합집합처럼 서로 다른 장면이 만나며 중첩되는 개념과도 맞닿아 있다.평면적으로 보이지만 캔버스 너머의 입체적인 이야기를 상상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회화의 매력 아닐까. 이희준 작가의 작품은 여러 시간, 장면, 공간이 이어지며 다양한 서사가 무한하게 펼쳐진다. 작은 조각을 모아 새로운 이야기를 그려낼 그의 작업이 기대되는 순간이다. “어떤 대상을 의도적으로 가리거나 빈 공간 같은 느낌을 주고자 어두운 색을 사용해요. 마치 도시의 그림자 같아요. 햇빛에 노출된 공간은 눈에 선명하게 보이지만, 그림자 속에서는 무한한 상상이 가능해요. 또 다른 가능성을 열게 되는 거죠.”

이미지 제공: 국제 갤러리

 

SPECIAL GIFT
이희준 작가에게 증정한 끌레드뽀 보떼의 더 세럼은 피부 본연의 힘을 일깨워 생기 있고 매끄러운 피부를 완성시켜 준다. 또한 피부에 고르게 퍼지고 빠르게 흡수되어 24시간 보습 효과를 유지시킨 후 피부 길을 열어 다음 단계 제품의 흡수를 높여준다. 50mL, 3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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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포토그래퍼

류주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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