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사진 축제, 아를 국제 사진전이 개최됐다. 사진 예술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탐구하고 인간성과 환경, 새로운 예술 형태까지 아우르는 본 전시는 9월 29일까지 아를에서 열린다.
1970년 시작된 세계적인 사진 축제, 아를 국제 사진전 Rencontres d’Arles은 한때 ‘마이너한 예술’로 낙인찍힌 사진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프랑스의 아름다운 도시 아를에서 매년 여름 열리는 이 축제는 사진가 루시앙 클레르그 Lucien Clergue, 작가 미셸 투르니에 Michel Tournier 그리고 역사가 장 모리스 루에게 Jean-Maurice Routuette에 의해 창설된 사진 축제다. 처음에는 프랑스 사진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소규모 행사로 시작되었으나 현재는 세계 각지에서 온 사진작가, 예술가, 큐레이터가 참여하는 국제적인 대형 페스티벌로 성장했다. 지난 50여 년 동안 아를 국제 사진전은 사진 예술의 발전과 변화를 반영하며 다양한 주제와 스타일을 선보여왔다. 특히 다큐멘터리 사진에서 초현실주의, 디지털 아트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장르를 포괄하며 전 세계 사진가에게 중요한 기회와 장소를 제공해왔다. 또 젊은 신진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는 ‘디스커버리 어워드 Discovery Award’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재능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역할도 꾸준히 해왔다.
올해로 55회째를 맞이한 2024 아를 국제 사진전은 진동과 혼란, 영혼, 흔적, 평행 독서와 재독이라는 새로운 관점으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특히 올해는 인간성에 대한 이야기와 비전을 중심으로 사회의 중심과 주변을 넘나드는 다양한 서사를 담았다. 이번 사진전을 관람하기에 앞서 알고 가면 좋은 주요 관람 포인트를 소개한다. 세계적인 다큐멘터리 사진작가이자 초상 사진작가인 메리 엘렌 마크 Mary Ellen Mark의 세계 최초 회고전인 <인카운터스 Encounters>가 반 고흐 공간 1층 전체를 차지했다. 유명 인사와 사회 소외계층을 오랜 기간 추적한 그녀의 작품은 인간의 다양한 면모를 조명한다. 프레르 프레슈르 성당에서는 크리스티나 데 미델 Cristina De Middel이 쥘 베른에서 영감을 받은 <지구 중심 여행> 작품을 선보인다. 남부 멕시코에서 캘리포니아의 작은 마을까지 이주한 이야기를 통해 미디어에서 보여준 단순화된 정보를 넘어서는 복잡한 상황을 사진에 담아냈다. 아파처 Aperture가 주관하는 <네가 여기 있어 행복해 I’m so Happy You Are Here> 전시는 1950년대 이후 일본 여성사진작가의 중요성을 조명한다. 사진 역사에서 남성 중심의 전시를 넘어 포괄적인 이해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작품을 선보인다. 살레 앙리 콩트 Salle Henri Comte 전시장에서는 ‘우먼 인 모션 어워드 Women in Motion Award 2024’의 수상자인 이슈이치 미야코 Ishuichi Miyako의 ‘마더스 Mother’s’ 시리즈 등의 작품을 통해 일본 사진예술의 다양성과 생동감을 보여준다.
이 외에도 환경과 인간 활동의 상관관계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작품도 주목해야 한다. 무스타파 아제루알 Mustapha Azeroual의 일출과 일몰을 담은 사진, 니콜라 플로흐 Nicolas Floc’h의 <미시시피 색채의 풍경>, 기후 변화로 인한 식물의 진화를 다룬 마린 라니에 Marine Lanier의 <한니발의 정원>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또 일본 여성 잠수부 아마 Ama의 아카이브, 미셸 메딩거 Michel Medinger의 신비로운 세계, 올림픽 박물관과 포토 엘리제의 <스포츠 인 포커스 Sport in Focus> 등 깊은 인상을 남기는 다양한 아카이브 전시도 빼놓지 말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형태의 예술을 탐색해볼 수 있는 전시도 준비했다. 비말라 폰스 Vimala Pons와 누 수안 후아 Nhu Xuan Hua의 <천국과 지옥>은 연극, 공연 예술, 사진의 경계를 넘나들며, 현대 예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톡톡히 보여준다. 또한 거리 예술과 그래피티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 인공지능 AI 등의 신기술과 사진 예술의 융합을 탐구하는 작품을 통해 미래의 예술 방향성을 엿볼 수 있는 기회도 놓치지 말자. 지난 50년간 사진 예술의 역사와 미래를 잇는 중요한 기교 역할을 해온 아를 국제 사진전. 이러한 전통을 이어받아 2024 아를 국제 사진전은 다채로운 전시와 프로그램을 통해 사진 예술의 현재와 미래를 탐색해볼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될 것이다. 특히 올해는 100년 만에 파리에서 개최되는 하계올림픽과 맞물려 스포츠를 사랑하는 팬과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로 가득 찰 프랑스. 그 어느 때보다도 다채로운 문화와 예술이 흐르는 프랑스의 여름이 더욱 기대된다. 오는 9월 29일까지 열리는 이번 사진전을 통해 사진 예술의 다채로운 세계를 경험해보기 바란다.
WEB www.rencontres-arl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