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게 된 한국 3-역사가 숨쉬는 예술의 무대

알게 된 한국 3-역사가 숨쉬는 예술의 무대

알게 된 한국 3-역사가 숨쉬는 예술의 무대

정동은 한국 근대 문명의 발상지로서 수많은 역사적 사건과 인물의 흔적을 담고 있다. 이곳에 위치한 정동 1928 아트센터는 그 속에서 근대와 현대를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으며, 현재는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의 중심지로 거듭나고 있다.

중앙 상부의 삼각형 박공과 중앙 현관을 장식하는 4개의 기둥이 인상적이다. 육중하고 심플한 외관은 검소하고 실용적인 삶을 강조하는 구세군의 신앙정신을 그대로 반영한다.

내부 역시 극도의 간결함을 추구했다. 특히 보나 기둥조차 없이 설계된 2층 강당은 독특한 지붕 짜임 구조인 목조 트러스(삼각형의 골조 모양)로 지붕을 떠받치고 있다.

“정동은 한국 근대 문명의 발상지로서 정치, 외교, 교육, 종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습니다. 이곳에는 최초의 외교 공관과 근대 교육기관이 자리 잡고 있었고, 조선 말기의 정치적 중심지로서도 큰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덕수궁과 중명전이 이곳에 위치하며 고종 황제의 대한제국과 그 마지막을 목격한 장소로 역사적 상징성도 큽니다.” 구세군역사박물관장과 서울정동협의체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황선엽 사관이 말했다. 정동은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한국의 근대화 과정을 상징하는 지역으로 자리 잡았다. 그중에서도 특히 <메종> 창간 30주년 기념 전시 <메종 투 메종 2024: 모르는 한국>의 주 무대이기도 한 정동 1928 아트센터(옛 구세군중앙회관)는 정동의 역사적 의미를 가장 잘 보여주는 건축물이다. 1908년 시작된 구세군의 한국선교 20주년 기념으로 1926년 설계를 시작해 1928년 완공된 구세군중앙회관은 과거 기독교 신학대학으로 사용되었으며, 현재까지 그 원형을 잘 보존하고 있는 가장 오래된 기독교 관련 건축물 중 하나이다. 신앙적 모토를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는 이 건물의 외관은 육중하고 심플한 모습으로 검소하고 실용적인 삶을 강조하는 구세군의 신앙정신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완벽한 좌우 대칭과 장식적 요소를 배제한 구조는 영국 클랩톤의 콘그레스 홀 Clapton Congress Hall을 모델로 삼아 지은 것이다. 특히 신고전주의 양식을 반영해 중앙 현관을 떠받치고 있는 네 개의 기둥과 적벽돌조 외관은 신앙을 강조하는 구세군의 철학을 구현한 것으로 평가를 받으며 현재 서울특별시 기념물 제20호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90여 년간 선교와 교육의 목적으로 사용되어온 구세군중앙회관은 2019년 새로운 변화를 맞이한다. 정동의 근대와 현대의 역사 문화를 체험하고 공유할 수 있는 복합문화 공간 ‘정동 1928 아트센터’로 새로운 시작을 알린 것. 건물 자체가 지닌 역사적 가치를 뛰어넘어 이제는 다양한 문화적 활동이 이루어지는 공간으로 변모한 것이다. 그 자체로 하나의 문화적 아이콘으로 자리 잡고 있는 정동 1928 아트센터가 올여름의 끝자락에서 <메종 투 메종 2024: 모르는 한국> 전시를 통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중요한 문화적 중심지로서 다시 한 번 그 위치를 확고히 한다. 사람과 문화를 연결하고 시대를 초월한 문화적 아이콘, 정동 1928 아트센터의 두 문이 활짝 열린다. ADD 서울시 중구 덕수궁길 130 구세군중앙회관

<메종 투 메종 2024> 전시 기간에는 이곳에서 커피머신 브랜드 유라와 함께하는 커피 클래스가 열릴 예정이다.

단조로운 구조의 1층 복도와 입구.

시간의 역사를 잇는 유산, 구세군역사박물관

구세군역사박물관은 한국 구세군이 1908년부터 펼쳐온 발자취를 돌아볼 수 있는 역사와 문화의 체험 공간이다. 1928년 구세군 사관학교로 건축되어 성직자를 교육하는 신학대학으로 사용된 이 박물관은 구세군사관학교가 과천으로 캠퍼스를 이전한 1985년부터 구세군중앙회관으로 명칭을 개정했다. 2002년에는 서울특별시 기념물 제20호로 선정되며 근대 건축물 문화재로서 정동의 명소로 자리 잡았다. 2003년 설립된 구세군역사박물관에는 100년이 넘는 성경과 찬송가를 비롯한 유서 깊은 기독교 문화유산과 구세군 유물, 그리고 구세군 사회봉사 역사와 ‘자선냄비운동’의 유물을 상설 전시하고 있으며 구세군악기전시관, 영상미디어관, 자선냄비체험관도 설치되어 있다.

정동 1928 아트센터 바로 옆에 자리한 구세군역사박물관.

골목길에 설치되어 있는 철문에서 예스러움이 느껴진다.

문화역사의 명소이자 체험학습 현장인 구세군역사박물관. 전시관과 미디어관, 체험관 등이 준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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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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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의 선율

소나무의 선율

소나무의 선율

오페라 갤러리가 창립 30주년 기념전 <Timeless Expressions: Korean Art>를 8월 29일부터 9월 30일까지 개최한다. 갤러리를 대표하는 한국 작가 6인이 참여하는 이번 전시에서는 깊이 있고 감각적인 작가의 예술 세계를 선보인다. 그중 동 파이프로 구부러진 형태의 소나무를 형상화한 이길래 작가의 입체 조각은 과거보다 더욱 섬세하고 숙련된 기술로 자연스러운 흐름과 동적인 움직임을 보여준다. 이길래 작가가 표현한 소나무의 부드러운 곡선과 섬세한 결을 감상해보길. TEL 02-3446-0070

©오페라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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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24년의 서울

3024년의 서울

3024년의 서울

예술가 다니엘 아샴이 창조한 천 년 후 서울의 모습. 그의 독창적인 세계관을 따라 미래로 향했다.

<포켓몬 동굴>, 2020. © Daniel Arsham

<분절된 아이돌 VI>, 2023. © Daniel Arsham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예술가 다니엘 아샴. © Daniel Arsham

다니엘 아샴 Daniel Arsham은 미국 오하이오 클리블랜드 출생으로 현재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의 초기 작품은 유년 시절 마이애미에서 경험한 광활한 자연과 인공적인 건축의 공존, 특히 남플로리다를 강타한 허리케인 앤드류라는 트라우마적인 경험이 깊게 깔려 있다. 2010년, 루이 비통과의 협업을 위해 남태평향의 이스터섬을 방문한 그는 발굴 현장에서 작업하고 있는 고고학자와 불가사의한 유물에서 영감을 받아 ‘상상의 고고학 Fictional Archaeology’이라는 독창적인 그만의 예술 개념을 만들었다. 이후 그는 수동 카메라, 전화기, 카세트 플레이어 등 일상적인 물건들을 석고, 화산재, 수정 같은 광물로 주조하고 인위적으로 부식시켜 마치 미래에서 발견한 유물처럼 만들었다. 이번 롯데뮤지엄에서 열리는 그의 개인전 <서울 3024-발굴된 미래>는 천 년 후 미래인 3024년 서울을 소환한 전시다. 현대 문명과 유적 발굴을 재해석한 작품 250여 점으로 과거, 현재, 미래 순으로 나누어 시간을 초월하는 이질적 경험을 선사한다.

<3024년 북한산에서 발견된 헬멧을 쓴 아테나>, 2024. © Daniel Arsham

<푸른색 방해석의 침식된 아를의 비너스>, 2019. © Daniel Arsham

서울에 살고 있는 우리도 상상해본 적 없는 서울의 천 년 후 미래 모습은 어떨까. 다니엘 아샴은 전시를 통해 SF 장르의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어린 시절 마이애미에서 겪은 허리케인으로 폐허가 된 도시는 작가에게 인간의 무력함, 자연의 압도감, 문명의 덧없음을 느끼게 했다. 이를 바탕으로 착안한 ‘상상의 고고학’ 개념은 이번 전시에서도 이어진다. 총 9개 섹션으로 구성되어 다양한 시대와 시간, 문화,장르를 혼용한 작품 세계를 살펴볼 수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루브르 박물관의 소장품을 재해석한 고대 조각상 <밀로의 비너스>부터 시대를 대변하는 대중문화 아이콘 포켓몬, <미래 유물> 오브제 시리즈, 발굴 현장을 그대로 재현한 장소 특정형 작품 <발굴 현장>이 있다. 특히 천 년 후 서울을 주제로 한 대형 회화 두 점에 주목해야 한다. 서울 북한산을 배경으로 한 <3024년 북한산에서 발견된 헬멧을 쓴 아테나 여신>과 <3024년 북한산에서 발견된 신격화된 로마 조각상>이 그 주인공. 이 작품은 달빛 섬광 아래 서울의 북한산을 배경으로 헬멧을 쓴 거대한 아테나 여신 조각상이 나타나며 만들어낸 신비로운 풍경이 특징이다. 다니엘이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신작으로 미래의 서울, 북한산에서 서양 고대 조각 유물을 발견한다는 허구적 스토리를 더한 작품이다. 대형 회화와 함께 선보이는 <발굴 현장>은 핸드폰, 신발, 카메라 같은 현대 물건이 폐허가 된 3024년 서울에서 유물 형태로 발견된다는 그의 기발한 상상력으로 탄생한 것이다. 관람객은 허구와 현실이 뒤엉킨 이질적 공간에서 다양한 시간성을 상상하게 된다. 더불어 회화에만 국한되지 않고 건축, 영화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전시를 선보이는, 그의 주특기를 살린 단편영화도 잊지 않고 관람해보기 바란다. 배우로서 출연한 그의 연기력도 엿볼 수 있기 때문. 이 외에도 세계적인 가구 및 패션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선보인 작품까지 그의 작업 스펙트럼을 총망라했다. 다니엘 아샴의 <서울 3024-발굴된 미래>전은 롯데뮤지엄에서 오는 10월 13일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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