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나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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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나의 도시

스틸 배관으로 도시의 모습을 새롭게 건축하는 이요나 작가의 파라다이스.

스테인리스 스틸과 조명을 결합한 <램프 인 트랜짓>(2020). Photo by Sam Hartnett

고즈넉한 한옥에 들어서니 스테인리스 스틸 배관으로 빽빽하게 완성한 도시를 마주했다. 지난 5월 24일부터 아트선재센터에서 선보이고 있는 이요나 작가의 개인전 <공간 배치 서울>이다. 오클랜드와 서울을 오가며 활동하는 이요나 작가는 스테인리스 스틸 배관을 활용한 구조적인 설치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독특한 소재를 처음 사용하게 된 것은 2016년 서울 아트 레지던시에 몇 개월간 머물던 때에 시작되었다. 부산에서 태어나 열두 살에 뉴질랜드로 이민을 간 그녀에게 서울이 얼마나 낯선 곳이었겠는가. 스마트폰에 의지해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서울 구석구석을 많이 돌아다녔다. 그때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스테인리스 스틸 배관이었다. 지하철 손잡이나 계단 옆 핸드레일 등 다양한 곳에서 많은 역할을 하고 있었다. 마치 배관을 따라 도시가 하나의 선으로 연결된 듯한 느낌이었다. 또한 외부와 내부 가릴 것 없이 사용되며, 사적 공간과 공공 공간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존재인 동시에 열이나 힘에는 유연한 유기체적인 성질에 끌렸다. 의자, 조명, 시계 등 사물과 결합된 작은 규모에서 전시 공간에 꼭 맞는 장소의 특정적 설치 작품까지 작품 규모도 점차 확대하고 있다. 작가는 전시 공간을 단순히 작업을 놓는 장소라 생각하지 않는다. 마치 인격체처럼 공간마다 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성을 작가만의 해석을 담아 표현하려 한다. 이 작업을 위해 작품 구상에 앞서 전시 공간에서 최대한 많은 시간을 보낸다. 사람들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공간을 읽는 과정이다. 이후 스케치업 같은 3D 프로그램을 통해 줄자나 레이저로 직접 실측한 공간을 가상으로 구현하고, 도면 작업 및 제작에 들어간다. 작업 스케일에 따라 팀을 꾸리기도 하지만, 작업 구상부터 제작과 설치까지 모든 과정에 깊이 관여한다. “공간과의 협업이 성공적인지의 여부는 작업을 설치하면서 알게 돼요. 어느 시점에서 공간이 반응하는 게 느껴지거든요. 제가 잘 몰랐던 부분을 알려주기도 하고요. 공간이 비로소 작업을 이끌어갈 때 제가 할 일은 끝난 거예요.”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린 <공간 배치 서울> 한옥과 옥상 설치 전경. Photo by 남서원 © 2024. Art Sonje Center all rights reserved

Photo by 남서원 © 2024. Art Sonje Center all rights reserved

스테인리스 스틸 배관을 이용해 작업을 선보이는 이요나 작가. Photo by Adam Bryce for the Art Paper 이요나 작가.

<공간 배치 서울>에서는 한옥과 도시의 서로 다른 밀도에 주목했다. 미술관 바깥에 위치한 낮은 한옥 안에는 스테인리스 스틸 배관 작품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그 사이로 침대와 테이블, 샤워헤드 등 집의 구성요소를 떠올릴 만한 일상 사물들이 결합되어 있다. “현대적인 자재로서 스테인리스 스틸과 한옥의 조합이 재미있을 것 같았어요. 한옥 내부에는 밀도를 최대치로 높인 구조물을 의도했어요. 기능을 너무 중요시한 나머지 반대로 기능을 잃어버린 듯한 느낌을 주고 싶었죠. 관객이 이 안으로 들어왔을 때 ‘아, 여기서는 살 수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수 있게요. 현대 사회의 진보적 과정을 통해 많은 것을 얻었지만, 그 반면에 잃어버린 것도 있잖아요. 그런 모순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지점이에요.” 전시는 한옥에서 나와 계단을 통해 옥상으로 이어진다. 관객들은 한층 느려진 움직임으로 옥상으로 향하며, 선풍기와 대걸레, 시계 등 계단 손잡이와 결합된 작품들을 만난다. 계단은 건물의 단절된 층을 연결하는 중요한 요소다. 작가는 단절된 층과 벽들이 성별, 인종, 세대, 부의 차이 등 우리 삶 속의 보이지 않는 벽처럼 느껴졌고, 이러한 체계와 구도를 없애고자 하는 의도로 계단을 강조했다. 옥상에 도착했을 때 우린 비로소 탁 트인 삼청동의 전경을 마주할 수 있다. 밀집된 한옥 내부와는 대비적이다. “구조적인 대비감은 작업 전체 구상에 있어 중요한 요소였어요. 무엇보다 옥상에 올라갔을 때 보이는 서울 풍경이 압도적이었어요. 여기서는 특별히 할 일이 없겠다 싶어 힘을 아주 뺀 거죠.” 옥상에 놓인 작품에서는 버스 하차 벨이나 손잡이, 신호등, 벤치 등 이동 중에 마주하는 사물들을 발견할 수 있다. 작업의 시작이 된 도시 풍경을 함축해 담아놓은 정거장처럼 느껴진다.

2024 아트 바젤 홍콩 디스커버리에서 선보인 <인 트랜짓>. 파라솔과 벤치, 시계 등을 결합해 위트 넘치는 장면을 연출했다.

남은 하반기에도 국내외 전시를 통해 관객들을 만나려 한다. 10월에는 호주 큐레이터 나네트 오를리 Nanette Orly가 기획해 부산의 오픈스페이스 배에서 여는 단체전에 참여할 계획이다. 12월에는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아트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선보인다. 역사적 건축물의 20주년을 기념한, 생일선물 같은 의미의 커미션이다. 대지진으로 무너진 갤러리를 복원해 지난해 재개관한 터라 작가에게는 의미가 더욱 남다르다고 전했다. “전시할 때마다 항상 큰 도전이었지만, 지금까지 해보지 않은 공간이나 스케일에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사막 같은 환경이나 수공간에 떠 있는 작품, 또는 건축적인 스케일로 프리스탠딩 구조물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자료제공: 이요나 작가 및 파인아트시드니

SPECIAL GIFT

이요나 작가에게 증정한 끌레드뽀 보떼의 더 세럼은 피부 본연의 힘을 일깨워 생기 있고 매끄러운 피부를 완성시켜 준다. 또한 피부에 고르게 퍼지고 빠르게 흡수되어 24시간 보습 효과를 유지시킨 후 피부 길을 열어 다음 단계 제품의 흡수를 높여준다. 50mL, 3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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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글램핑

뉴욕에서, 글램핑

뉴욕에서, 글램핑

도시의 화려함과 자연의 평온함이 만나는 곳. 거버너스 아일랜드에서 즐기는 도시 탈출.

핑크빛 노을을 감상하며 바비큐 파티 하기 더없이 좋은 야외 글램핑장.

아늑한 실내 풍경과 대조되는 창 밖의 도심 뷰. 자연의 여유로움을 만끽하며 휴식할 수 있다.

호텔 스위트룸 버금가는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침실.

웅장한 자태를 내뿜는 타임스퀘어나 화려한 도시의 스카이라인이 뉴욕의 상징처럼 그려지지만, 자연과 함께하는 캠핑은 다소 뉴욕과는 거리가 멀게 느껴진다. 하지만 맨해튼과 브루클린에서 단 10분 거리에 위치한 거버너스 아일랜드 Governors Island는 아름다운 맨해튼의 스카이라인과 동시에 자연도 즐길 수 있는 유일무이한 장소이다. 그런 곳에 자연과 편안함을 결합한 독특한 글램핑장이 생겼다. 럭셔리 야외 호스피탈리티 경험을 제공하는 콜렉티브 리트리트 Collective Retreat에서 매년 4월부터 11월 초까지 야외 글램핑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든 것. 콜렉티브 리트리트-거버너스 아일랜드에는 텐트에서 즐기는 자유로운 캠핑 스타일부터 개인 테라스가 제공되는 빌라까지 다양한 선택지가 마련되어 있다. 이용객은 매일 아침 텐트로 배달되는 조식으로 아침을 시작하고, 섬의 자연을 즐기면서 산책하거나 시원하게 뚫린 허드슨강 뷰를 바라보며 자전거를 탈 수 있다. 저녁에도 즐길거리는 넘쳐난다. 신선한 계절 요리를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 스리 픽스 로지 Three Peaks Lodge에서 캠핑 스타일의 디너를 즐길 수 있으며 해가 지면 노을을 바라보며 야외 선셋 테라스에서 칵테일 한잔 기울이기에 더없이 좋다. 한편 거버너스 아일랜드는 네덜란드의 한 회사 총책임자가 1637년 구입한 개인 사유지로 오랜 기간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고 있었다. 그러던 중 2001년 빌 클린턴 대통령에 의해 국립 기념물로 지정되면서 2010년 이후 뉴욕시에서 본격적으로 이곳을 휴양지로 개발하기 시작했다. 그 이후로 현재까지 뉴욕 사람들의 휴양 공간으로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도심에서 벗어나 휴양을 즐길 수 있는 콜렉티브 리트리트-거버너스 아일랜드에서 잊지 못할 특별한 글램핑 휴가를 계획해보는 건 어떨까?

WEB www.collectiveretreats.com ADD 825 Gresham Rd, New York, NY 10004 TEL (970) 445-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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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그림(뉴욕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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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ssion for Pe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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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정리나 푸드디렉터.
그 누구보다 진심으로 음식을 대하는 그의 근황 이야기를 들었다.

거실에서 바라본 다이닝 전경. 하태임 작가의 작품(Un Passage)이 공간에 생동감을 더한다.

화강암 상판이 돋보이는 다이닝 테이블과 소파는 박스터, 의자는 아티작에서 커스텀 제작, 샹들리에 조명은 스페인 마리너 제품.

그 누구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정리나 디렉터.

요즘 굉장히 바쁘게 지내신다고 들었어요. 이사도 하고, 늘 해오던 컨설팅과 행사도 진행하고, 지난 6월에는 정관 스님, 파브리 셰프와 함께 한국-이탈리아 140주년 공식 만찬 총괄 디렉팅도 담당했어요. 그리고 비놀로지라는 와인 다이닝을 운영하면서 새로운 요리책 작업도 하고 있고요. 평소에 늘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고 영감받기 위해 정말 많이 돌아다니긴 해요. 새로운 레스토랑이나 디저트 가게가 문을 열면 바로 달려가는 편이에요.

‘푸드디렉터’라는 직함이 누군가에게는 생소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를 하나요? 그래요. 많이 헷갈려 하시는데, 저는 스스로 셰프나 스타일리스트가 아니라고 말씀을 드려요. 제가 하는 가장 대표적인 일은 럭셔리 브랜드 플래그십 스토어의 식음료 컨설팅과 대행 운영을 하는 업무예요. 브랜드 VVIP를 대상으로 여는  사의 전반적인 기획자이자 총괄 디렉팅 역할을 하는 거죠. 미쉐린 스타 셰프와 함께 메뉴 개발도 하고 서비스 디자인도 하고, 스타일링 컨셉트를 잡기도 하고요. 지금까지 약 30명의 셰프들과 협업을 했어요. 그 외에 오설록, 올리타리아, 해녀의 부엌 같은 식음료 브랜드의 메뉴나 스타일링 컨설팅도 꾸준히 해왔죠.

많은 사람과 함께 일하고 조율하는 업무가 대부분이겠어요. 주로 설득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브랜드나 셰프에게 이런 컨셉트로 해야 하는 이유를 설득하는 거죠. 브랜드가 원하는 정확한 포인트를 구현해야 하기 때문에 셰프들 사이에서 스타일링이나 플레이팅 같은 사소한 것을 다 조율해야 돼요.

집 안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주방. 주방 가구는 아크리니아, 벽에 걸린 그림은 에밀리영 작가 작품.

하루 중 반려묘 나코, 민트와 보내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

조만간 테라스에 작은 텃밭을 꾸밀 예정이라고.

무엇보다 LG 사(현 LX인터내셔널) HR 인재육성팀에서 7년간 근무한 이력이 눈에 띄었어요. 기업에서 교육하는 팀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기업과 팀에서 요구하는 교육의 커리큘럼을 짜고 자료를 만드는 전반적인 업무였어요. 먼저 각 사업부의 교육 니즈를 파악하고 레벨을 파악한 다음 그에 부합하는 강사들을 찾는 거죠. 그런 뒤에는 강사와 함께 우리가 원하는 교육 콘텐츠 내용을 조율하고 함께 만들었어요. 사내 행사 진행이나 기획 같은 것도 했고요.

어떻게 보면 지금 하는 일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 식음료 업계로 어떻게 넘어오게 된 거예요? 당시 자회사에 와인 수입사가 있었어요. 제가 근무하던 빌딩 지하에 있었는데, 그곳을 방앗간 드나들 듯 다녔어요. 취미로 시작한 와인이었는데 본격적으로 공부하게 되면서 식음료 업계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기더라고요. 사실 프랜차이즈 김밥집을 하고 싶었어요.(웃음) 일단 퇴사하고서 뒤늦게 요리 관련 학교와 수업을 듣기 시작했어요. 제가 요리를 잘하는 것도 아닌 터라 다소 늦은 나이에 완전 제로 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한 거죠. 르 코르동 블루 요리학교부터 나카무라 아카데미 제빵 과정, 궁중연구원까지 수료했어요. 당시 제가 가장 잘하는 게 교재 만드는 일이라 용감하게 책을 먼저 낸 거죠.

그 요리책이 2018년 시공사에서 출판한 <eat! At home: 오늘, 양식하다>군요. 무려 3쇄까지 하고 대만에 판권까지 수출했던데요. 직장인 니즈에 맞춰 손쉽게 그럴싸한 양식을 만드는 레시피북이에요. 당시 한 10곳의 출판사에 기획서를 냈지만 유일하게 받아준 곳이 시공사였어요. 한 번도 제 기획서가 떨어진 적이 없었는데 만만치 않은 현실에 좌절도 많이 했죠. 지금 같으면 스타일링도 어느 정도 하는데, 그때는 쉽지가 않았어요. 레퍼런스로 도나 헤이 같은 책을 사서 참고하고, 러프한 스타일링을 한다고 제주도에서 철판을 공수해오고… 정말 혼자서 열심히 만든 기억이 나네요.

부라타 치즈와 사과, 방풍나물, 들기름을 활용해 간단한 와인 안주를 만들었다.

평소 다양한 와인을 즐겨 마시지만 특히 뵈브 클리코 샴페인을 좋아한다.

요즘 조성희 작가 기물에 유독 눈길이 간다는 정리나 디렉터.

본격적으로 이쪽 업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계기가 됐겠어요. 당시 네이버가 블로그 중심에서 영상으로 바꾸면서 온라인 교육 콘텐츠에 대한 니즈가 있었어요. 영상으로 잘 설명해줄 요리 선생님이 필요했는데, 기존 선생님들이 대부분 안 하겠다고 하셨나 봐요. 쉬운 일이 아니니까요. 거기서 제가 손을 들었어요. 요리 콘텐츠를 매주 한 가지씩 3년 동안 연재했어요. 댓글이 실시간으로 달리는데, 익명이라 굉장히 신랄해요. 그 덕분에 실력이 많이 향상됐죠. 그 이후로 식품 브랜드에서 레시피 개발이나 스타일링 작업 문의가 들어왔어요. 작업을 하면서 책도 두 권 더 냈고요.

지금 주로 담당하는 럭셔리 브랜드 분야는 사실 또 다른 영역이잖아요. 제가 다소 늦은 나이에 르 코르동 블루에 들어간 터라 정말 열심히 배웠는데, 당시 총괄 매니저님이 그 모습을 기특하게 봐준 것 같아요. 청담동 명품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케이터링 이슈가 좀 많았는데, 키친이 없다 보니 늘 호텔에서 공수해오는 구조였어요. 아무래도 한계가 있으니까 그 부분에 대해 컨설팅 의뢰가 들어오면 저에게 연결해준 거죠. 매장에 간이 주방을 만들고 수셰프와 소믈리에 팀을 만드는 방식을 제안하다가 나중에는 대행 운영까지 맡게 됐어요. 그게 벌써 5년도 더 됐네요. 연말 행사부터 자잘한 행사까지 늘 일이 많았어요. 그 덕분에 셰프, 파티시에, 소믈리에 등 많은 분들과 작업할 수 있어서 행복했죠.

바쁜 와중에 와인 다이닝 비놀로지도 오픈했는데. 다양한 일을 하면서 한편으로는 대중적인 일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와인을 워낙 좋아하니 캐주얼한 안주와 가볍게 페어링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했어요. 경계 없는 무국적 다이닝에 가까워요. 젊은 셰프들이랑 함께 으쌰으쌰 하면서 만들어 나가는 중이죠.

다채로운 와인과 무국적 다이닝 메뉴를 즐길 수 있는 청담동 비놀로지 모습.

아늑한 분위기의 침실 전경. 정면에 보이는 작품은 도도새를 테마로 도시인의 모습을 그려내는 김선우 작가 작품. 낙찰금 전액은 야생동물 보호단체 WWF에 기부됐다.

최근 청담동으로 이사했는데요. 에테르노 청담은 국내 최고가 아파트로 화제가 된 곳이잖아요. 운이 좋게도 마지막 남은 세대를 분양 받았어요. 아직 3분의 2 정도만 입주했고 3분의 1 세대는 내부 인테리어를 하고 있어요. 화제가 된 탓에 지인들이 초대해달라고 하는 단점이 있어요.(웃음) 저는 재택 근무를 많이 하는 편인데, 회의실이나 공용 공간이 잘 돼 있어서 많이 활용하고 있어요.

공간 소개를 부탁드려요. 구조 변경도 하셨다고요. 이 집은 저와 남편, 고양이 나코, 민트가 살 집이라 방이 4개까지 필요 없었어요. 중간 방을 하나 터서 거실과 복도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해  간이 좀 더 넓어 보이도록 만들었어요. 거실 한쪽에는 TV 대신에 벽난로를 설치했고요. 방 하나는 서재, 하나는 침실, 나머지 하나는 게스트룸으로 꾸몄어요. 전반적으로 미니멀한 취향이라서 가구가 많지 않아요.

현관에서 바라본 모습. 푸른 사슴은 고상우 작가 작품.

고양이를 형상화한 백호와 손우정 작가의 자신을 투영한 작품.

입주 전 모든 자재와 액세서리를 선택하느라 애를 먹었다는 욕실.

집 안 곳곳에 작품이 굉장히 많네요. 사실 작품을 한창 많이 모으던 적이 있는데, 서울 옥션 매거진 1호에 영 컬렉터로 소개되기도 했어요. 저는 주로 하태임 작가부터 에밀리영, 문형태, 윤위동, 김선우, 박지혜 작가 등 1970~80년대생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컬렉팅하는 편이에요. 이 작가들과 동시대를 살아가면서 함께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보고 싶거든요. 또래다 보니 친분이 생겨서 종종 만나기도 해요.

보통 주방에서 많은 시간을 보낼 것 같아요. 보통 서재 아니면 주방이에요. 주방은 메뉴 개발을 위해서 셰프, 파티시에들과 테스트하는 사무 공간이 되기도 하고, 프로젝트가 끝나면 감사한 분들을 초대해 직접 요리해주기도 하죠. 보통 모일 때 한 가지 컨셉트로 요리해요. 조만간 아트 분야 사람들과 작가들이 함께 올 예정인데 ‘화가의 식탁’을 컨셉트로 해서 모네가 즐겨 먹던 코코뱅, 잭슨 폴락의 양송이 스파게티, 피카소의 오믈렛 등을 준비하려고 해요. 재밌고 오래도록 기억될 메뉴일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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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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