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 가까운 기하학

자연에 가까운 기하학

자연에 가까운 기하학

© Ana Hop. 가브리엘 오로즈코.

화이트 큐브 서울에서 개관 1주년을 맞아 현대미술의 거장인 가브리엘 오로즈코 Gabriel Orozco의 개인전을 9월 4일부터 진행한다. 오로즈코는 다방면에서 개념 미술을 펼쳐온 작가로, 다양한 지역을 여행하며 그 지역에서 구할 수 있는 토착 소재를 사용해 회화와 드로잉으로 자연을 표현해왔다. 관찰을 통해 자연의 기하학적 형상을 시각적으로 구성해온 오로즈코의 이번 전시는 2021~22년에 작업한 연작 시리즈 <식물도감 Diarios des Plantas>의 연장선으로서 나뭇잎 프린트와 수채물감의 일종인 과슈, 흑연이 어우러진 신작을 소개한다. 배경에서 서서히 희미해지는 원형은 그가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모티브로 일본과 중국의 전통 회화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기법을 재해석했다. 오로즈코의 작품 두 점은 제3회 프리즈 서울 화이트 큐브 서울 부스(A18)에서 소개된다.
WEB www.instagram.com/whitecube

© Gabriel Orozco. ©White Cube.  16.IV.22 (a) #22, 2022.

© Gabriel Orozco. © White Cube. Warrior Fish, 2024.

© Gabriel Orozco. © White Cube.  Guapo Lion Fish, 2024.

CREDIT

프리랜서 에디터

신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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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곡 바람에

금곡 바람에

금곡 바람에

고요한 고택에 스며든 바람, 그리고 섬유에 새겨진 자연의 기억.
무형문화재 안동포 마을인 금소의 풍경과 삼베실에 깃든 애환이 전통 한옥과 자연의 조화 속에서 다시금 살아난다.

역사를 빚는 손

안동의 대마섬유를 다루는 어르신들의 손에는 세월의 흔적이 깊이 새겨져 있다.

그 손길은 자연과 하나되어 대마를 섬유로 엮어내고, 그 속에서 전통을 이어간다.

주름진 손바닥과 손끝에서 전해지는 따스함은 대마섬유에 스며들어 안동의 역사와 문화를 담은 예술작품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금소 마을 봇도랑 물길에 사는 버들치

 봇도랑을 따라 흐르는 물길에는 작은 생명들이 어우러져 살아간다. 삼베를 짜는 재료인 개추리를 꼬리에 달고 버들치가 물 아래에서 춤추듯 노닌다.

안동포 마을의 소소하고도 아름다운 일상은 이 물길을 따라 번지고 물속의 작은 존재들은 그 속에 빛나는 생명을 이어간다.

고요한 바람

금소 마을의 한적한 재배지에서 자라난 헴프는 그 자체로 한 폭의 그림이 되었다.
바람에 나부끼는 이파리는 시골의 고즈넉함을 닮아 한없이 유연하다.
안동 한지로 고택의 벽면을 감싸고 개추리로 재현된 밭은 농촌의 정겨운 풍경을 담아낸다.

금곡재 하얀 제비 떼 

금소 마을의 고택에 하얀 제비 떼가 날아들어 바람을 타고 유영한다. 섬유로 만든 제비들은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한없이 자유로이 한옥의 기둥 사이를 누빈다.
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날개를 퍼덕이며 고택의 시간과 공간을 넘나든다.

아직 닿지 못한 꿈

무거운 도시의 압박을 벗어나 구름처럼 가볍고 자유로운 존재가 되고픈 소망을 담은 백아란 작가의 ‘입지 못할 옷’ 시리즈.
현실과 꿈의 경계에서 부유하는 듯한 이 작업은 마음의 해방을 갈망하는 현대인의 내면을 섬세하게 드러낸다.

당겨지는 인연

세상은 넓지만, 사실 우리는 좁은 공간 속에서 무언가를 끊임없이 잡고 당기며 붙들고 살아간다.

우리 삶의 여러 가지 복잡한 감정과 상황을 표현한 작품. 서로 얽히고설킨 섬유는 우리가 살아가는 복잡한 세계를 보여준다.

CREDIT

에디터

,

포토그래퍼

임태준

기획 및 연출

안동단

참여작가

이도경, 백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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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게 된 한국 5 – 안동의 숨결

알게 된 한국 5 - 안동의 숨결

알게 된 한국 5 - 안동의 숨결

<메종>이 주목한 로컬 브랜드 안동단. 메종 투 메종 2024에서 팝업전시가 열린다.

안동단 매장 안쪽에 자리한 레레관. 이곳을 찾은 방문객이나 협업을 위해 찾은 손님들을 맞이하는 공간이다.

한국의 정체성과 독특한 디자인 철학을 보여주는 특별한 장소가 안동에 문을 열었다. 한국적 감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것을 즐기는 디자이너 윤이서가 지난해 가을, 안동에 마련한 ‘안동단’이다. 안동 관광두레 주민사업체와 합작으로 운영하는 기념품 편집숍 안동단을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는 약 5년 전부터 시작됐다. “안동은 한국 전통의 정수가 살아 있는 곳이에요. 특히 안동시 도산면 가송리에 위치한 농암종택 같은 곳은 그 자체로도 매우 아름답죠. 이러한 지역적 특징에서 느낀 영감이 제게 큰 영향을 미쳤어요.” 안동의 자연과 문화, 전통을 배경으로 윤이서 디자이너의 머릿속에는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디자인에 대한 아이디어가 마구 샘솟았다. 그런데 ‘단’의 의미는 뭘까. 당시 한국적인 스타일을 일명 ‘K 스타일’이라 표현하는 데 회의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던 그녀는 K 스타일을 대신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을 고민했다. “해외에 나가면 K 스타일, K 푸드 같은 단어를 사용하는데, K라는 표현이 한국의 본질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한다고 느꼈어요.” 윤이서 디자이너는 이러한 생각에서 출발해 일본의 젠 Zen처럼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단어를 고민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의 단색 미학과 그 속에 담긴 단아한 아름다움에 주목하게 되었고, 그 결과 ‘단’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되었다. “단일민족이라는 뜻도 있어요. 이 단어에는 우리 역사적, 문화적 정체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요. 조선시대부터 이어져온 하얀 벽지, 한지 방, 그리고 백자 같은 단색 아름다움이 바로 그것이죠. 이런 단색의 미를 단순한 것 같지만 매우 깊이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싶었어요.” 윤이서 디자이너는 예부터 한국인들은 단아함을 미의 기준으로 삼아왔고, 이는 여전히 우리의 미적 기준에 깊이 자리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문화적 뿌리에서 출발해 윤이서 디자이너는 ‘단’을 중심으로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재발견하고, 그것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안동단을 통해 보여주고자 한다.

단순하고 소박하지만 고요한 멋이 느껴지는 공간.

오래된 고가구 반닫이를 높게 쌓아 수납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안동단은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매장이 아니라 한국의 전통과 문화를 기념품화하고 아트 오브제로 전환해 선보이는 공간이다. 윤이서 디자이너는 한국의 각 지역을 탐방하며 그 지역의 문화적 정수를 ‘단’이라는 이름 아래 묶어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안동단의 주요 상품 중 하나는 하회탈을 모티브로 한 기념품이다. 전통적인 하회탈의 무서운 이미지를 좀 더 현대적이고 친근한 모습으로 바꾸어 다양한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는 상품으로 재탄생시킨 것. 기존 전통 미학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더해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이룬 오브제가 주를 이룬다. 퇴계 이황 선생이 도산서당을 중심으로 주변을 그린 풍경화 <계상정거도>를 담아낸 달력과 마스킹 테이프, 찻자리 세트를 담은 미니어처 반닫이 등 안동을 주제로 한 이색적인 상품이 그 예다. 매장 공간 인테리어 역시 기존 틀을 과감히 깨버린 모습. 기성 가구나 소품을 사용하는 대신 오래된 가구나 전통적인 소품을 재활용해 공간을 꾸몄다. 예를 들어 전통 가구인 반닫이나 오래된 장을 높게 쌓아 올려 수납장으로 활용하는 등 공간의 전통적 아름다움을 유지하면서도 기능성을 더했다. 한국의 깊은 전통을 바탕으로 하되 이를 고루하지 않게 현대적으로 변형시켜 사람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윤이서 디자이너. 그녀의 야심찬 프로젝트 안동단은 자신의 철학과 미학이 집약된 공간으로서 앞으로도 계속해서 한국적인 것의 새로운 가능성에 대해 탐구해나갈 것이다.

안동 관광두레와 함께 안동단 프로젝트를 만든 윤이서 디자이너.

안동단 매장 입구.

우리나라 전통 반닫이를 모티브로 만든 미니어처 반닫이 차회 세트.

<계상정거도> 풍경화를 담은 마스킹 테이프.

하회탈 오브제는 심심한 에코백에 달아 포인트 아이템으로 활용하기 좋다.

자개장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미니어처 자개장 오브제.

선물을 포장하거나 장식할 때 사용하기 좋은 하회탈 오브제.

독특한 외관이 눈길을 사로잡는 안동단의 건축물.

ADD 경상북도 안동시 영가로 12-1 3층 안동단 INSTAGRAM @andong_d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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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포토그래퍼

임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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