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24년의 서울

3024년의 서울

3024년의 서울

예술가 다니엘 아샴이 창조한 천 년 후 서울의 모습. 그의 독창적인 세계관을 따라 미래로 향했다.

<포켓몬 동굴>, 2020. © Daniel Arsham

<분절된 아이돌 VI>, 2023. © Daniel Arsham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예술가 다니엘 아샴. © Daniel Arsham

다니엘 아샴 Daniel Arsham은 미국 오하이오 클리블랜드 출생으로 현재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의 초기 작품은 유년 시절 마이애미에서 경험한 광활한 자연과 인공적인 건축의 공존, 특히 남플로리다를 강타한 허리케인 앤드류라는 트라우마적인 경험이 깊게 깔려 있다. 2010년, 루이 비통과의 협업을 위해 남태평향의 이스터섬을 방문한 그는 발굴 현장에서 작업하고 있는 고고학자와 불가사의한 유물에서 영감을 받아 ‘상상의 고고학 Fictional Archaeology’이라는 독창적인 그만의 예술 개념을 만들었다. 이후 그는 수동 카메라, 전화기, 카세트 플레이어 등 일상적인 물건들을 석고, 화산재, 수정 같은 광물로 주조하고 인위적으로 부식시켜 마치 미래에서 발견한 유물처럼 만들었다. 이번 롯데뮤지엄에서 열리는 그의 개인전 <서울 3024-발굴된 미래>는 천 년 후 미래인 3024년 서울을 소환한 전시다. 현대 문명과 유적 발굴을 재해석한 작품 250여 점으로 과거, 현재, 미래 순으로 나누어 시간을 초월하는 이질적 경험을 선사한다.

<3024년 북한산에서 발견된 헬멧을 쓴 아테나>, 2024. © Daniel Arsham

<푸른색 방해석의 침식된 아를의 비너스>, 2019. © Daniel Arsham

서울에 살고 있는 우리도 상상해본 적 없는 서울의 천 년 후 미래 모습은 어떨까. 다니엘 아샴은 전시를 통해 SF 장르의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어린 시절 마이애미에서 겪은 허리케인으로 폐허가 된 도시는 작가에게 인간의 무력함, 자연의 압도감, 문명의 덧없음을 느끼게 했다. 이를 바탕으로 착안한 ‘상상의 고고학’ 개념은 이번 전시에서도 이어진다. 총 9개 섹션으로 구성되어 다양한 시대와 시간, 문화,장르를 혼용한 작품 세계를 살펴볼 수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루브르 박물관의 소장품을 재해석한 고대 조각상 <밀로의 비너스>부터 시대를 대변하는 대중문화 아이콘 포켓몬, <미래 유물> 오브제 시리즈, 발굴 현장을 그대로 재현한 장소 특정형 작품 <발굴 현장>이 있다. 특히 천 년 후 서울을 주제로 한 대형 회화 두 점에 주목해야 한다. 서울 북한산을 배경으로 한 <3024년 북한산에서 발견된 헬멧을 쓴 아테나 여신>과 <3024년 북한산에서 발견된 신격화된 로마 조각상>이 그 주인공. 이 작품은 달빛 섬광 아래 서울의 북한산을 배경으로 헬멧을 쓴 거대한 아테나 여신 조각상이 나타나며 만들어낸 신비로운 풍경이 특징이다. 다니엘이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신작으로 미래의 서울, 북한산에서 서양 고대 조각 유물을 발견한다는 허구적 스토리를 더한 작품이다. 대형 회화와 함께 선보이는 <발굴 현장>은 핸드폰, 신발, 카메라 같은 현대 물건이 폐허가 된 3024년 서울에서 유물 형태로 발견된다는 그의 기발한 상상력으로 탄생한 것이다. 관람객은 허구와 현실이 뒤엉킨 이질적 공간에서 다양한 시간성을 상상하게 된다. 더불어 회화에만 국한되지 않고 건축, 영화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전시를 선보이는, 그의 주특기를 살린 단편영화도 잊지 않고 관람해보기 바란다. 배우로서 출연한 그의 연기력도 엿볼 수 있기 때문. 이 외에도 세계적인 가구 및 패션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선보인 작품까지 그의 작업 스펙트럼을 총망라했다. 다니엘 아샴의 <서울 3024-발굴된 미래>전은 롯데뮤지엄에서 오는 10월 13일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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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나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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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 배관으로 도시의 모습을 새롭게 건축하는 이요나 작가의 파라다이스.

스테인리스 스틸과 조명을 결합한 <램프 인 트랜짓>(2020). Photo by Sam Hartnett

고즈넉한 한옥에 들어서니 스테인리스 스틸 배관으로 빽빽하게 완성한 도시를 마주했다. 지난 5월 24일부터 아트선재센터에서 선보이고 있는 이요나 작가의 개인전 <공간 배치 서울>이다. 오클랜드와 서울을 오가며 활동하는 이요나 작가는 스테인리스 스틸 배관을 활용한 구조적인 설치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독특한 소재를 처음 사용하게 된 것은 2016년 서울 아트 레지던시에 몇 개월간 머물던 때에 시작되었다. 부산에서 태어나 열두 살에 뉴질랜드로 이민을 간 그녀에게 서울이 얼마나 낯선 곳이었겠는가. 스마트폰에 의지해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서울 구석구석을 많이 돌아다녔다. 그때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스테인리스 스틸 배관이었다. 지하철 손잡이나 계단 옆 핸드레일 등 다양한 곳에서 많은 역할을 하고 있었다. 마치 배관을 따라 도시가 하나의 선으로 연결된 듯한 느낌이었다. 또한 외부와 내부 가릴 것 없이 사용되며, 사적 공간과 공공 공간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존재인 동시에 열이나 힘에는 유연한 유기체적인 성질에 끌렸다. 의자, 조명, 시계 등 사물과 결합된 작은 규모에서 전시 공간에 꼭 맞는 장소의 특정적 설치 작품까지 작품 규모도 점차 확대하고 있다. 작가는 전시 공간을 단순히 작업을 놓는 장소라 생각하지 않는다. 마치 인격체처럼 공간마다 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성을 작가만의 해석을 담아 표현하려 한다. 이 작업을 위해 작품 구상에 앞서 전시 공간에서 최대한 많은 시간을 보낸다. 사람들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공간을 읽는 과정이다. 이후 스케치업 같은 3D 프로그램을 통해 줄자나 레이저로 직접 실측한 공간을 가상으로 구현하고, 도면 작업 및 제작에 들어간다. 작업 스케일에 따라 팀을 꾸리기도 하지만, 작업 구상부터 제작과 설치까지 모든 과정에 깊이 관여한다. “공간과의 협업이 성공적인지의 여부는 작업을 설치하면서 알게 돼요. 어느 시점에서 공간이 반응하는 게 느껴지거든요. 제가 잘 몰랐던 부분을 알려주기도 하고요. 공간이 비로소 작업을 이끌어갈 때 제가 할 일은 끝난 거예요.”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린 <공간 배치 서울> 한옥과 옥상 설치 전경. Photo by 남서원 © 2024. Art Sonje Center all rights reserved

Photo by 남서원 © 2024. Art Sonje Center all rights reserved

스테인리스 스틸 배관을 이용해 작업을 선보이는 이요나 작가. Photo by Adam Bryce for the Art Paper 이요나 작가.

<공간 배치 서울>에서는 한옥과 도시의 서로 다른 밀도에 주목했다. 미술관 바깥에 위치한 낮은 한옥 안에는 스테인리스 스틸 배관 작품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그 사이로 침대와 테이블, 샤워헤드 등 집의 구성요소를 떠올릴 만한 일상 사물들이 결합되어 있다. “현대적인 자재로서 스테인리스 스틸과 한옥의 조합이 재미있을 것 같았어요. 한옥 내부에는 밀도를 최대치로 높인 구조물을 의도했어요. 기능을 너무 중요시한 나머지 반대로 기능을 잃어버린 듯한 느낌을 주고 싶었죠. 관객이 이 안으로 들어왔을 때 ‘아, 여기서는 살 수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수 있게요. 현대 사회의 진보적 과정을 통해 많은 것을 얻었지만, 그 반면에 잃어버린 것도 있잖아요. 그런 모순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지점이에요.” 전시는 한옥에서 나와 계단을 통해 옥상으로 이어진다. 관객들은 한층 느려진 움직임으로 옥상으로 향하며, 선풍기와 대걸레, 시계 등 계단 손잡이와 결합된 작품들을 만난다. 계단은 건물의 단절된 층을 연결하는 중요한 요소다. 작가는 단절된 층과 벽들이 성별, 인종, 세대, 부의 차이 등 우리 삶 속의 보이지 않는 벽처럼 느껴졌고, 이러한 체계와 구도를 없애고자 하는 의도로 계단을 강조했다. 옥상에 도착했을 때 우린 비로소 탁 트인 삼청동의 전경을 마주할 수 있다. 밀집된 한옥 내부와는 대비적이다. “구조적인 대비감은 작업 전체 구상에 있어 중요한 요소였어요. 무엇보다 옥상에 올라갔을 때 보이는 서울 풍경이 압도적이었어요. 여기서는 특별히 할 일이 없겠다 싶어 힘을 아주 뺀 거죠.” 옥상에 놓인 작품에서는 버스 하차 벨이나 손잡이, 신호등, 벤치 등 이동 중에 마주하는 사물들을 발견할 수 있다. 작업의 시작이 된 도시 풍경을 함축해 담아놓은 정거장처럼 느껴진다.

2024 아트 바젤 홍콩 디스커버리에서 선보인 <인 트랜짓>. 파라솔과 벤치, 시계 등을 결합해 위트 넘치는 장면을 연출했다.

남은 하반기에도 국내외 전시를 통해 관객들을 만나려 한다. 10월에는 호주 큐레이터 나네트 오를리 Nanette Orly가 기획해 부산의 오픈스페이스 배에서 여는 단체전에 참여할 계획이다. 12월에는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아트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선보인다. 역사적 건축물의 20주년을 기념한, 생일선물 같은 의미의 커미션이다. 대지진으로 무너진 갤러리를 복원해 지난해 재개관한 터라 작가에게는 의미가 더욱 남다르다고 전했다. “전시할 때마다 항상 큰 도전이었지만, 지금까지 해보지 않은 공간이나 스케일에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사막 같은 환경이나 수공간에 떠 있는 작품, 또는 건축적인 스케일로 프리스탠딩 구조물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자료제공: 이요나 작가 및 파인아트시드니

SPECIAL GIFT

이요나 작가에게 증정한 끌레드뽀 보떼의 더 세럼은 피부 본연의 힘을 일깨워 생기 있고 매끄러운 피부를 완성시켜 준다. 또한 피부에 고르게 퍼지고 빠르게 흡수되어 24시간 보습 효과를 유지시킨 후 피부 길을 열어 다음 단계 제품의 흡수를 높여준다. 50mL, 3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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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글램핑

뉴욕에서, 글램핑

뉴욕에서, 글램핑

도시의 화려함과 자연의 평온함이 만나는 곳. 거버너스 아일랜드에서 즐기는 도시 탈출.

핑크빛 노을을 감상하며 바비큐 파티 하기 더없이 좋은 야외 글램핑장.

아늑한 실내 풍경과 대조되는 창 밖의 도심 뷰. 자연의 여유로움을 만끽하며 휴식할 수 있다.

호텔 스위트룸 버금가는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침실.

웅장한 자태를 내뿜는 타임스퀘어나 화려한 도시의 스카이라인이 뉴욕의 상징처럼 그려지지만, 자연과 함께하는 캠핑은 다소 뉴욕과는 거리가 멀게 느껴진다. 하지만 맨해튼과 브루클린에서 단 10분 거리에 위치한 거버너스 아일랜드 Governors Island는 아름다운 맨해튼의 스카이라인과 동시에 자연도 즐길 수 있는 유일무이한 장소이다. 그런 곳에 자연과 편안함을 결합한 독특한 글램핑장이 생겼다. 럭셔리 야외 호스피탈리티 경험을 제공하는 콜렉티브 리트리트 Collective Retreat에서 매년 4월부터 11월 초까지 야외 글램핑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든 것. 콜렉티브 리트리트-거버너스 아일랜드에는 텐트에서 즐기는 자유로운 캠핑 스타일부터 개인 테라스가 제공되는 빌라까지 다양한 선택지가 마련되어 있다. 이용객은 매일 아침 텐트로 배달되는 조식으로 아침을 시작하고, 섬의 자연을 즐기면서 산책하거나 시원하게 뚫린 허드슨강 뷰를 바라보며 자전거를 탈 수 있다. 저녁에도 즐길거리는 넘쳐난다. 신선한 계절 요리를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 스리 픽스 로지 Three Peaks Lodge에서 캠핑 스타일의 디너를 즐길 수 있으며 해가 지면 노을을 바라보며 야외 선셋 테라스에서 칵테일 한잔 기울이기에 더없이 좋다. 한편 거버너스 아일랜드는 네덜란드의 한 회사 총책임자가 1637년 구입한 개인 사유지로 오랜 기간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고 있었다. 그러던 중 2001년 빌 클린턴 대통령에 의해 국립 기념물로 지정되면서 2010년 이후 뉴욕시에서 본격적으로 이곳을 휴양지로 개발하기 시작했다. 그 이후로 현재까지 뉴욕 사람들의 휴양 공간으로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도심에서 벗어나 휴양을 즐길 수 있는 콜렉티브 리트리트-거버너스 아일랜드에서 잊지 못할 특별한 글램핑 휴가를 계획해보는 건 어떨까?

WEB www.collectiveretreats.com ADD 825 Gresham Rd, New York, NY 10004 TEL (970) 445-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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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그림(뉴욕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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