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메종 투 메종 2024: 모르는 한국’을 통해 잠시 잊었던 한국의 아름다움을 재발견했다.
우리 선조들이 남긴 미학과 풍류는 여전히 그 고요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채 우리 곁에 남아 있다.
침실을 화사하게 밝혀주는 플라워 조명과 자개장, 그 위로 19~20세기 부채들을 걸었다. 은은한 노란색 벽 위에서 붉은색 부채가 더욱 선명하게 돋보인다. 부채들은 갤러리 인. 스탠드 조명은 디드로 Disderot의 ‘램파데르 LAMPADAIRE 2093-150’, 올리비에 무르그 Olivier Mourgue 디자인으로 르모듈러에서 판매. by 홍희수.
전통과 서양의 만남
개화기 시절, 서양의 영향을 받은 자개장은 기능과 장식이 화려하게 변화하며 고유의 아름다움을 지니게 되었다. 자개의 섬세한 장식은 당시 미적 감각을 여실히 보여주며, 고전적인 무늬가 새겨진 항아리는 우리 선조들의 섬세한 예술적 감성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유산이다. 전통과 서양의 예술적 조화가 만들어낸 아름다움이 돋보인다.
개화기 시절 서양 문화의 영향을 받아 기능과 장식이 더욱 화려해진 자개장이다. 반다지, 장롱, 사방탁자 등 다양한 요소가 조화를 이루며, 자개의 섬세한 장식이 특징이다.
고전적인 무늬가 새겨진 항아리에서 우리 선조들의 섬세한 예술적 감성이 느껴진다. by 마이알레.
모던 패밀리의 서재
타임머신을 타고 1920년대 모던 패밀리의 공간으로 이동한 듯한 분위기의 서재. 누군가 동그란 안경을 쓰고 타자기를 두드리고 있을 것만 같은 모습이 머릿속으로 그려진다. 고전적인 매력이 물씬 풍겨나는 20세기 초 유럽에서 만들어진 가구 주변으로 싱그러운 식물들이 풍성하게 공간을 채운다.
클래식한 가구와 조화를 이루는 식물들은 모두 마이알레. 시대를 알 수 없는 예스러운 항아리들과 어우러져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스탠드 조명은 이탈리아에서 제작된 것으로서 고전적 매력에 현대적인 편리함을 더했다. 가구와 조명은 인사동에 위치한 고미술화랑 인 제품. by 마이알레.
정교한 자개 공예가 돋보이는 20세기 초 나전의걸의장. 옷장 위에는 흘러내리는 형태의 분재를 올려두어 더욱 멋스럽다. 40년 된 사어천 진백나무로 메산분재. 플로어 조명은 최준우의 기와 좌등. by 홍희수.
영원의 미학
세월이 지나도 변치 않는 타임리스한 디자인의 가치는 전통 고가구와 고미술의 영원한 매력, 그리고 현대 디자인 가구의 조화에서 빛을 발한다. 고미술의 세밀한 장식과 장인의 정성은 시간의 흐름에 상관없이 여전히 그 가치를 발휘하며, 시대를 초월한 미적 감각을 선사한다.
침실 입구에는 예로부터 풍요를 상징하는 ‘포도도’를 걸었다. 낭곡 최석환의 19세기 작품. 그림 아래에는 프리츠 한센의 PK25™ 체어.
한국적 창살로 고즈넉한 미감을 더했다. 색동 보자기 아래에는 피에르 샤포의 스툴로 르모듈러.
이재하 작가의 ‘3 Rectangles’ 선반을 채우는 과거의 도자들. 위에서부터 순서대로 고려시대 주전자와 16세기 분청사기 인화문 ’내섬’ 대접, 19세기 백자 팔각주병. 오른쪽 스탠드 조명은 아일린 그레이가 디자인한 ‘튜브 라이트 Tube Light’로 인엔.
전라도 반닫이 위에 놓인 백자 그릇. 그 위로 조하나 작가의 주름장식을 활용한 브로치를 벽에 걸어 오브제로 활용했다.
햇빛이 방에 들 수 있도록 격자 형태의 한지로 막은 창문. by 홍희수.
절제된 미
전통 고미술품은 시대를 넘어선 아름다움과 장인의 섬세한 손길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백자 항아리의 단아함부터 주칠 책장의 절제된 미학, 화려함이 가미된 상징적 장식까지 각각의 작품은 세월을 거슬러 오늘날에도 독보적인 예술적 가치를 발휘한다.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고요한 우아함을 통해 현대와 고전의 경계를 허무는 미적 감동을 선사한다.
17세기에 만들어진 백자 철화 가문 항아리다. 우리나라 전통 집의 모양은 아니지만 잔치할 때 사용된 천막 형태를 그려넣은 모습이다. 당시 생활 문화와 미적 감각을 반영한 술독으로 추정된다.
장례를 치를 때 광대의 역할을 하는 상여 인형, 꼭두 장식이다.
검은색이나 붉은색의 옻칠로 마감된 주칠 3층 책장이다. 주로 궁궐이나 지체 높은 인물들이 사용하던 가구다. 한국의 주칠장은 외국에 비해 미니멀한 디자인을 지니며 그 속에는 깊은 사고와 절제된 미학이 담겨 있다.
20세기 초 제작된 극락조이다. 섬세한 장식으로 극락의 상징을 담고 있으며 보기 드문 미술품으로 시대를 초월한 예술적 가치를 지녔다.
고요한 선율
자연의 결을 그대로 담아낸 전통 가구와 미술품들은 한국의 미학이 지닌 고유의 아름다움을 전한다. 나무의 본연을 살린 관복장부터 차회와 조화를 이루는 이우환의 병풍, 그리고 조선시대의 섬세한 소반과 주병까지 각각의 작품은 소박하면서도 깊은 미적 감동을 자아낸다. 시대와 공간을 초월한 이들은 자연과 예술이 어우러진 고요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채 우리 곁에 남아 있다.
선과 먹의 간결한 표현으로 차회에서의 고요한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이우환의 병풍 작품 <대련>. 반원 형태의 반달 소반은 공간을 절약하면서도 차를 받치는 용도로 알맞게 제작된 것으로 보기 드문 조선시대의 소반이다. 그 위에는 단순한 곡선이 돋보이는 백자 주병이 놓여 있다. by 김나리.
조선시대의 카펫으로 16세기 조선통신사를 통해 일본에 수출되던 조선철이다. <삼국유사>에는 신라의 구유, 백제의 탑 등의 깔개로 썼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휘가사 나무로 제작된 관복장은 제주도에서만 자라는 휘가사 나무의 자연스러운 목미를 그대로 살려 장식으로 활용한 것이다. 화려한 장식을 피하고 나무 본연의 결을 강조한 장롱으로서 한국 전통 가구의 자연 친화적 미학을 보여준다. by 김나리.
조선 말기에 서양 가구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모서리 사방탁자. 서양에서는 실용성을 강조해 모서리까지 활용한 삼각형의 가구가 많았지만, 한국 전통 가구에서는 모서리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이 대비된다. 이 탁자는 동서양의 가구 문화가 만나는 예로, 모서리를 적극 활용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by 김나리.
목재와 금속이라는 상반되는 소재를 주재료로 사용해 극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작품을 선보이는 손신규 작가의 작품을 중심으로 막살토의 소파, 이배의 붓질 판화 작품 시리즈, 바다의 이미지를 상기시키는 심문섭의 작품, 버려진 도자기 파편을 금박으로 덮어 새로운 형태를 창조해낸 이수경 작가의 작품이 눈길을 끈다. by 조규진.
클래식과 현대의 교차
색동과 전통 무늬 원단을 믹스매치한 벽면은 색감과 광택의 변화를 통해 모던하게 재해석했다. 문을 나서면 전통 소반을 금속 소재로 새롭게 풀어낸 박보미 작가의 잔상 장식 탁자와 마주하게 된다. 전통과 현대가 교차하며 독창적 미학이 형성된다.
철제로 만든 소반은 박보미 작가의 잔상 장식탁자 3층. 유려한 곡선의 분재는 메산분재. by 홍희수.
높이와 너비가 각기 다른 칸 나눔이 세련된 4층장 안에 이철우, 이수미 작가의 작품이 놓여 있다. by 김나리.
꽃과 새가 어우러진 ‘화조도’ 병풍. 테이블 ‘테이블 펜타고날 Table Pentagonale’과 의자 ‘메리벨 체어 Meribel Chair’는 샬롯 페리앙 디자인으로 르모듈러. 테이블 위 티팟과 닥줄기 손잡이 트레이는 챕터원. 3층으로 쌓아올린 작은 소반은 피아즈 디자인의 아기자기 시리즈. by 홍희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