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예술 명소

홍콩의 예술 명소

홍콩의 예술 명소

홍콩의 럭셔리 지구라 불리는 랜드마크 체이터에 소더비 메종이 예술과 문화의 새로운 시대를 연다. 지난 7월 27일 개관한 이곳은 단순한 전시를 넘어 방문객들에게 몰입형 예술 경험을 선사한다. 2층 규모의 소더비 메종은 2230㎡쯤에 달하는 전시 공간에서 수백 점의 오브제를 선보이며, 공룡 화석부터 현대 주얼리 디자인까지 다양한 예술 작품을 선보인다. 소더비 메종은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기존 컬렉터와 새로운 관객 모두에게 영감을 줄 특별한 장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일반인들과 고가의 미술품 컬렉션 사이의 장벽을 허물고 새롭고 과감한 방식으로 예술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마련한 소더비 메종. 예술의 경계를 뛰어넘는 이곳에서 소더비의 새로운 비전을 직접 경험해보기 바란다. WEB sothebys.com/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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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그 재단의 새로운 챕터

매그 재단의 새로운 챕터

매그 재단의 새로운 챕터

60주년을 맞이한 생폴 드 방스의 매그 재단은 건축, 예술, 자연의 조화를 극대화한 새로운 전시 공간을 선보이며 과거와 미래를 잇는 예술적 유산을 이어가고 있다. 역사적 건축물에 대한 존중과 예술 애호가들의 노력이 더해진 결과물을 들여다봤다.

미로의 정원. Joan Miró, Oiseau Lunaire, 1968, Marbre. © Successió Miró / ADAGP, Paris, 2024

증축된 매그 재단 내부 니콜 다쏘 Nicole Dassault 전시장. © Sergio Grazia

예술을 사랑한 부부 마게리트 Marguerite와 에메 매그 Aimée Maeght의 삶의 터전이자 20세기 가장 위대한 미술가들이 모여 우정을 다진 곳, 현재는 연간 약 13만 명의 방문객이 찾는 미술 애호가라면 꼭 방문해야 할 장소로 각인된 생폴 드 방스의 매그 재단 Fondation Maeght. 예술과 삶이 하나던 매그 가족의 안식처는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큰 근현대 미술 컬렉션을 갖춘 미술관이 되었고, 올해로 60주년을 맞이했다. 그리고 60주년에 맞춰 오래전부터 준비한 건물 증축이 완료되면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갈 채비 또한 마쳤다. 현재 재단을 이끌고 있는 마게리트와 에메 매그 부부의 손녀인 이자벨 매그 Isabelle Maeght는 미술관 공간 확장 프로젝트를 오래전부터 준비해왔다. 재단이 보유하고 있는 1만3000점이라는 작품 수를 고려했을 때 850㎡라는 실내 전시 공간은 상설전과 기획전을 한꺼번에 수용하기에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확장에 필요한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내세운 것은 기존 건축물에 대한 최대치의 존중이었다. 1964년 스페인 출신 건축가 호세 루이스 세르트 Josep Lluis Sert에 의해 지어진 카탈루니아의 고딕 양식을 담은 건축물은 그 자체로 20세기 건축 역사의 일부분이자 재단의 심벌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 중요한 건축물이기에 변형을 전혀 주지 않으면서 공간 확장만 이뤄내는 제안을 찾던 중 ‘눈에 띄지 않는 Invisible’이란 키워드를 내세운 나폴리 출신의 젊은 건축가 실비오 다시아 Silvio d’Ascia의 아이디어가 재단의 방향성과 일치했다. “물론 유명 건축가들의 제안도 많았어요. 누구라고 이름을 댈 수는 없지만 새로운 스타일을 더하려는 그들의 제안보다 실비오의 아이디어가 우리가 원하는 방향과 가장 일치했어요. 세르트의 건축물에 손을 댄 부분은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을 만들기 위해 부순 벽 일부분이 전부며, 60년대에 사용한 동일한 건축자재로 새로운 공간을 만든다는 아이디어 또한 훌륭했어요.” 그는 건물 외관은 전혀 바꾸지 않으면서 지하 공간을 확보해 주변 정원이 내려다보이는 대형 유리창을 가진 500㎡의 새로운 전시공간을 제안했다. 계단을 내려와 마주하게 되는 커다란 창밖 자연과 함께 보이는 예술품들은 건축과 예술, 그리고 자연 사이의 마법 같은 관계를 느끼게 해준다. 실비오 다시아는 증축을 덧셈이 아닌 뺄셈이라는 철학으로 접근했다. 뺄셈 개념은 지하 8m 아래 공간 창조라는 방법을 생각해냈고, 이렇게 기존 건축물과는 완전히 분리되었지만 사실은 연결된 새로운 전시 공간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최근 전시를 찾은 한 관람객이 이렇게 말하더군요. ‘10년간 공사하는 것 같았는데 오늘 와서 보니 정확히 어떻게 바뀐 건지 모르겠다’고요. 정말 제가 듣고 싶은 최고의 칭찬이었어요. 역사적 유산을 최대한 간직하고 존중하면서 미래로 나아가고 싶은 바람이 실현된 셈이에요.”

니콜 다쏘 전시장 내부. © Sergio Grazia

확장된 재단의 외부. © Sergio Grazia

이번 확장은 놀랍게도 20년이라는 준비 기간이 걸렸다. 건축가를 선임하는 과정이 신중하기도 했지만 증축에 드는 비용을 마련하는 것 또한 까다롭게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정부와 기관의 도움보다 매그 가족과 오랜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친구, 컬렉터, 그리고 재단을 진심으로 아끼고 지지하는 이들의 기부금이 차지하는 지분이 훨씬 커야 한다는 신념을 바탕에 두어서 기금 마련은 오랜 기다림만큼 중요했다. 패션 디자이너 자크뮈스도 그중 한 사람으로서 그는 먼저 재단에 연락해 패션쇼를 제안했을 만큼 이 장소에 특별한 애정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렇게 매그 재단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관심으로 완성된 새로운 전시 공간은 지금까지 가문이 쌓아온 전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가족과 아티스트 간의 사적 역사가 담긴 전시들이 꾸준히 이어지도록 순수하게 운영될 계획이다. 과거에 비해 훨씬 다채로운 관점의 큐레이션과 새롭게 생긴 전시 공간에서 열리는 콘서트와 영상물 상영 등의 다양한 문화행사도 기대해보자. 생폴 드 방스의 위대한 예술적 움직임은 미래를 준비하려는 새로움 속에서 과거에도 그랬듯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의 지지와 노력이 더해져 아름답게 지속되고 있다. WEB www.fondation-maeght.com

니콜 다쏘 전시장의 외부 전경. © Sergio Grazia

공사 후 하늘에서 내려다본 매그 재단의 모습. 하늘을 향해 열린 두 개의 창이 있는 곳이 증축된 전시장이다. © Sergio Grazia

재단을 창립한 마게리트와 에메 매그 부부. © Fondation Mae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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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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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의 아이콘, 요시토모 나라

대중의 아이콘, 요시토모 나라

대중의 아이콘, 요시토모 나라

요시토모 나라는 독특한 캐릭터와 대중적 인기, 미술사적 가치로 최근 미술 시장에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전 세계 주요 미술관이 그의 작품에 주목한다.

Midnight Tears, 2023. © Yoshimoto Nara, Yoshimoto Nara Foundation

Missing in Action, 1999. © Yoshimoto Nara, Yoshimoto Nara Foundation

지난 10여 년 동안 미술 시장에서 가장 큰 폭의 가격 상승을 보인 작가를 손꼽으라면 단연 요시토모 나라를 들 수 있다. 2010년대 중반만 해도 불과 몇천만원에서 몇억원에 손꼽히던 이 작가의 작품이 최근 들어 100억원대 이상으로 올라섰다. 2000년 작품 <칼을 뒤에 숨기고 Knife behind back>는 2019년 홍콩 소더비 경매에서 2495만 달러(약 300억원)에, 같은 해 작품 <행방불명 Missing in action>은 2020년 홍콩 필립스 경매에서 1986만 달러(약 240억원)에 판매된 것이 대표적이다. 이런 현상의 이면에는 귀엽고 매력적인 캐릭터의 대중적 인기 위에, 미술관 전시로 인한 미술사적 공증이 더해진 측면이 있다. 나 혼자 좋아하던, 나만 아는 것 같던 마이너 캐릭터가 어느 순간 모두의 히어로가 된 셈이랄까? 그만큼 그의 작품에 나타난 외로움, 우울함, 그 반면의 호기심, 순진함, 그로 인한 악의 없는 잔인함, 성찰, 보호본능 등은 이 시대 사람들의 감성을 대변하는 측면이 있다. 이는 배경도 없이 단 한 사람만 등장하는 작품임에도 마치 한 편의 성장소설 혹은 영화처럼 많은 이들의 눈길을 끌어당기는 힘을 지닌 이유인 듯. 최근 들어 그의 전시회는 그야말로 화려했다. 2021~22년 미국 LA 라크마, 2022~23년 중국 상하이 유즈 미술관, 그리고 2023~24년 그의 고향 아오모리로 순회한 대규모 개인전이 그것이다. 그 사이에도 2022년 영국 런던 피나코테카 전시, 2023년 말 개관한 아자부다이 힐스 가든의 대형 조각 등의 활동을 이어 나갔다. 현재는 스페인 구겐하임 빌바오 미술관에서 다시 대규모 회고전이 열리고 있다.(오는 11월 3일까지) 지난 전시들은 아쉽게도 팬데믹과 겹쳤지만, 이번 전시는 여름철 핫시즌에 무려 4개월 동안 전개되며 이 시대 가장 유명한 작가이면서도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그의 초기작이나 건축, 음악과의 연관성 등을 총체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Make the Road, Follow the Road, 1990. © Yoshimoto Nara, Yoshimoto Nara Foundation

Little Thinker in the Garden, 2016. © Yoshimoto Nara, Yoshimoto Nara Foundation

요시토모 나라는 1959년 아오모리 출생으로, 2006년 설립된 아오모리 현립 미술관은 나라의 미술관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대형 개 조각을 비롯하여 그의 작품을 다수 소장하고 있다. 그는 아이치 예술대학 석사를 마친 후, 독일로 유학을 떠나 뒤셀도르프 미술대학에서 공부했고 쾰른 등지에 머무르다가 2000년 귀국하며 요코하마 미술관의 대형 전시로 인기의 포문을 열었다. 머리와 눈이 큰 인물을 주요 인물로 해 드로잉, 조각, 세라믹, 그림 등 다양한 방식으로 조형 언어를 발전시켜 왔다. 특히 전시 <내 작품을 볼 사람이 아무도 없을 거라는 걸 알더라도 나는 똑같은 걸 만들 거야> 등 이 시대 젊은이의 트위터에 나올 법한 흥미로운 제목으로 의미를 더한다. 이러한 요소는 문학보다는 음악의 영향이라고 볼 수 있는데, 나라는 열한 살 때 근처 미국 공군 기지에서 흘러나온 라디오 방송을 통해 팝송을 접하며 감각적인 언어 표현에 일찍 눈을 떴다. 그가 즐겨 들은 펑크 록 음악에는 방황하는 내면의 고백을 담은 가사가 많았고, 2005년에는 일본 얼터너티브 록 밴드의 앨범 표지를 그려주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도 그가 유럽 여행 시 영감을 받은 음악 25곡을 선별하여 플레이리스트를 추가했고, 미술관 홈페이지에서 음악의 일부를 들어볼 수 있다. 그는 대중문화의 속성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는 팝 아트를, 버려진 산업 사회의 폐기물을 적극 활용한다는 점에서는 누보 레알리즘이나 아르테 포베라를, 동심의 세계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는 초현실주의를 떠올리게 한다. 반항적인 어린 아이로부터 해탈한 듯한 명상하는 인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요소를 담고 있는 요시토모 나라의 인기는 한동안 계속될 듯하다. 이번 전시는 독일 바덴바덴, 영국 런던으로 순회할 예정이라니 내년에도 유럽에서 그의 전시회를 만나볼 기회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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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애(이안아트컨설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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