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의 달항아리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창조하는 세라믹 아티스트 3인과의 인터뷰.
유나 허 Yoona Hur
간단하게 자기 소개 부탁한다. 서울에서 태어나 현재 뉴욕에 거주하는 예술가. 세라믹과 회화를 통해 문화적 정체성과 영성, 물질성을 탐구하고 있다. 주로 자연, 한국 전통예술, 건축, 단색화, 불교, 힌두교에서 영감을 받는다.
자신의 스타일을 키워드로 정의하자면? 타임리스한, 명상적인, 친밀한, 취약한, 근본적인, 덧없는.
도자기 작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세라믹의 독특한 물질성에 자연스레 끌렸다. 점토의 부드럽고 유연한 특성이 놀라웠고, 유약과 굽는 정도에 따라 새로운 것이 나타나는 점이 매력적이다. 예측할 수 없는 작업을 좋아한다. 또한 세라믹은 세계 많은 고대 문화에서 발견되어, 각 나라의 미학과 신념을 배울 수 있는 매체로 매혹적이다.
한국 전통 도자기에서 영감을 얻은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내 유산과 재연결하는 방법이었다. 열두 살에 한국을 떠나 캐나다와 미국에서 자라면서, 한국에 대한 깊은 그리움과 갈증이 있었다. 도자기와 한국 전통예술의 역사는 나에게 한국을 다시 발견하는 렌즈가 되었다. 고대 도자기를 조사하면서 조상의 삶과 철학을 배울 수 있었다.
달항아리에 주목하게 된 이유는? 달항아리는 중국과 일본의 영향을 받지 않은 독립적인 형태로, 조선시대의 한국 정신을 대표한다. 역사적 측면 외에도 비대칭적인 불완전함이 매력적이며, 단순함과 깊이를 동시에 지닌다. 구형 형태와 부드러운 질감, 달항아리를 둘러싼 보편적 주제들은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내 달항아리가 다양한 관객에게서 사랑을 받는 것 같다.
회화 작업도 함께 선보이고 있다. 비슷한 듯 다른 작업을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바는 무엇인가? 도자기는 내면을 들여다보고 안정감을 주는 반면, 회화는 미세한 움직임과 확장성을 담고 있다.
작업 과정에서 강조하는 요소는? 유동성과 다양성. 도자기와 회화, 모두 다양한 시리즈로 만드는 것을 좋아하며, 다양한 매체가 어우러진 공간을 창조하고 싶다. 각 시리즈는 정원의 씨앗과 같아서 각각의 독특함을 가지고 있지만 서로 조화를 이루며 독특한 환경을 만들어간다. 마치 정원사가 계절의 변화와 함께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듯이, 난 다양한 씨앗과 식물을 개발하고 있으며, 전시와 협업의 기회가 생기면 그 시간에 맞는 정원을 완성한다.
기억에 남는 고객은? 모든 고객을 사랑하지만 공통적으로 내 작품에 개인적 공감을 하는 점이 기억에 남는다. 한 수집가는 회화 작품 를 침실에 두어 매일 명상 연습을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수집가는 자신의 마음을 치유하고 있을 때 만난 내 달항아리의 금속 복구 작업에서 위안을 얻었다고 한다. 이 외에도 대부분 내 작품이나 스튜디오를 방문한 많은 이들이 차분함, 치유, 사색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러한 감정을 사람들에게 전할 수 있어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예술의 친밀함과 섬세함을 믿는다.
좋아하는 예술가는? 한국 단색화의 거장들. 물질성에 대한 섬세한 접근과 명상적인 창작 방식에서 깊은 영감을 받았다. 구본창의 사진은 한국 전통 도자기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켰다. 그의 렌즈를 통한 물체는 고전적이면서도 현대적으로 보인다. 그리고 피트 아우돌프 Piet Oudolf와 댄 피어슨 Dan Pearson 같은 조경 디자이너들에게도 매료되어 있다. 자연 세계를 이해하는 그들의 방식이 내게 많은 영감을 준다.
최근 준비 중인 전시는? 오는 11월 로스앤젤레스 프란시스 갤러리에서 과 시리즈를 선보이려 한다. 불교, 힌두교, 요가, 한국 유산 같은 주제를 탐구한 이전 작업의 연속이며, 새로운 시각 언어로 발표할 계획이다.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작품은? 자연 속 명상 스튜디오를 만들고 싶다. 도자기, 회화, 향기를 포함한 대형 설치 작업을 통해 사람들이 감각을 재발견하고, 에너지를 재충전할 수 있는 공간을 꿈꾸고 있다.
INSTAGRAM @yoona.hu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