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의 달항아리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창조하는 세라믹 아티스트 3인과의 인터뷰.
스티븐 영 리 Steven Young Lee
간단하게 자기 소개 부탁한다. 한국계 미국인 예술가로, 시카고 일리노이에서 태어났지만 현재 몬태나주 헬레나에서 거주하며 작업하고 있다. 자신의 스타일을 정의하자면? 동서양을 넘나들며 도자기의 전통적 형태와 장식을 교차 참조해 낯설고 아이러니한 관계를 형성하는 작업을 한다.
도자기 작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아버지는 그래픽 디자이너였고, 어머니는 미술을 전공하셔서 창의적인 가정에서 자랐다. 어릴 때부터 점토 작업에 매력을 느꼈다. 고등학교 시절, 도자기 휠 작업을 배우며 본격적으로 도자기와 연결되었다. 대학 진학 때만 해도 직업이 될 수 있을 거로 생각하지 않았고, 비즈니스를 전공했다. 이후 미술 학교에서 선생님과 학생들을 만나면서 도자기에 전념하기로 결심했다.
아치 브레이 재단 Archie Bray Foundation에서 일한 경험에 대해 들려달라. 몬태나주 헬레나에 위치한 아치 브레이 재단은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도자기 레지던시 프로그램으로서, 전 세계의 예술가들이 한 달에서 2년까지 작업한다. 학부 졸업 후 레지던트 아티스트로 지내면서 이 재단의 예술 지원 사명과 몬태나의 자연경관에 매료되었고, 2006년 이곳으로 이사해 16년 동안 디렉터로 일하며 프로그램과 시설 확장에 기여했다.
왜곡되고 구겨진 형태가 인상적이다. 의도적으로 용기를 해체해 고전적인 아름다움에 대한 개념을 재조명하고, 물체의 본질적 가치, 공예와 실패에 대한 비판적 질문을 던진다. 균열이 생기도록 의도하고 변형시키는 작업을 통해 공예 역사에 도전하고 있다.
독특한 형태에 대한 영감을 어디에서 찾나? 역사적 물체와 그 발전 과정을 탐구하면서 영감을 얻는다. 첫 도자기 수업에서 조선 백자 항아리를 재현하며 한국 문화와 미학을 깊이 이해하게 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한국 미술사 책에서 선택한, 조선 백자에 포도 덩굴 그림이 있는 작품이었다. 당시에는 역사적 도자기에 대해 전혀 몰랐고 그저 아름다워 선택한 것이다. 이를 재현하기 위해 신중하게 관찰하고 기술적으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이해하는 법을 배웠다.
기억에 남는 작품은? 2019년 포틀랜드 미술관에서 전시한 96개 접시로 구성된 벽 설치 작품. 조선 민화 ‘호랑이와 까치’를 내 청소년 시절의 현대적 캐릭터들로 재해석해 한국계 미국인의 정체성을 표현했다.
기억에 남는 고객은? 2015년 서울 포시즌스 호텔을 위해 제작한 도자기 작품 4점. 전 세계의 방문객, 특히 서울에서 함께 시간을 보낸 친구들과 가족에게 보여줄 수 있어 영광이었다. 올봄, 서울을 방문한 여행에서 처음으로 설치된 작품을 직접 볼 수 있었다.
좋아하는 예술가는? 시에스터 게이츠 Theaster Gates, 아이 웨이웨이 Ai Wei Wei, 시몬 리 Simone Leigh, 패티 와라시나 Patty Warashina, 아키오 다카모리 Akio Takamori. 이들은 자신의 예술을 통해 문화적 관점과 규범을 공유하고 도전하는 방식으로 작업한다.
최근 준비 중인 작업은? 새로운 스튜디오로 확장 이전을 준비 중이다. 현재 스튜디오는 집 지하에 있지만, 최근 헬레나에서 역사적 건물을 새롭게 설계해 내 도자기 작업에 맞는 공간을 만들 계획이다. 역사적인 구조물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것은 특별한 경험이며, 그 안에서 예술을 창조할 수 있는 것이 더욱 의미가 있다.
한국에서 있을 전시도 준비 중이라고? 9월 5일부터 10월 20일까지, 2024년 경기 도자기 비엔날레에서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 제목은 <투게더: 몽테뉴의 고양이 Together: Montaigne’s Cat>이며, 미순 림 Misun Rheem이 큐레이터로 참여했다.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작업은? 확장된 공간에서 진행할 작업들을 매우 기대하고 있다. 새로운 유약 색조 개발과 함께 작품 규모를 확장해 도자기의 규범을 도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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