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k_6511392db2341

msk_6511392db2341

msk_6511392db2341

CREDIT
파리 디자인 위크 2023의 하이라이트

파리 디자인 위크 2023의 하이라이트

파리 디자인 위크 2023의 하이라이트

지난 9월 7일부터 16일까지 열흘간 진행된 파리 디자인 위크의 하이라이트.

파리 디자인 위크 2023은 매년 늘어나는 참가 업체와 디자이너의 작품으로 볼거리가 풍성해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의 프로그램 역시 관계자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디자인이라는 주제가 패션과 공예, 아트의 영역까지 확장되면서 라이프스타일 전체를 아우르는 움직임도 본격화된 것. 이제 디자인은 훨씬 더 보편적이고 일상적인 단어가 되었으며, 이를 향유하고 활용하는 대상 또한 점점 넓어지고 있다. 2023년 파리 디자인 위크는 이처럼 디자인 대중화가 돋보이는 시간이었다.

올해의 아이코닉한 전시

Tribute to Hockney by 아멜리 메종 다르

 

Amélie Maison d’Art

 

생 제르맹 데 프레에 위치한 아름다운 정원이 있는 현대미술 갤러리 아멜리 메종 다르 Amélie Maison d’Art는 영국 화가 ‘데이비드 호크니에게 바치는 전시’라는 테마로 특별전을 기획했다. 큐레이터 요한나 콜롬바티 Johanna Colombatti와 아멜리 뒤 샬라드 Amélie du Chalard가 힘을 합쳐 준비한 이번 전시는 호크니의 2002년 작 ‘램프가 있는 실내 Interior with Lamp’를 실제 공간으로 구현한 것.
마치 평면의 그림에 생명을 불어넣은 듯한 시노그래피는 작품을 구성하는 가구와 오브제를 자유롭게 재해석하는 젊은 디자이너와 예술가의 참여로 완성됐다. 허구와 현실 사이를 비교하며 램프, 화병, 가구와 벽난로 하나하나 관람하는 재미가 있는데 그림 속 소품들을 재해석한 디자이너의 작품은 단순한 재생산이 아닌 각자의 스타일로 재창조되어 모두 세상에 하나만 존재하는 작품이다. 또한 호크니가 전속 작가로 있는 르롱 Lelong 갤러리의 지원으로 비거 북 Bigger Book 사본과 오리지널 작품 한 점도 만날 수 있다. 허구와 현실을 비교하는 재미는 물론 호크니의 그림이 전하는 경쾌한 무드가 공간에 그대로 연출되는 즐거움, 즉 디자인의 가치를 발견하는 순간이다.

WEB amelie-paris.com

 

Think Pink by 위크로니아

 

Uchronia

 

마레 지구에 위치한 17세기에 지어진 저택 오텔 드 쉴리 Hôtel de Sully의 정원과 온실은 매해 디자인 위크 운영위원회가 선정한 디자이너로 하여금 전시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올해 특별한 장소의 주인공이 된 디자이너는 약 3년 전부터 톡톡 튀는 디자인으로 주목받아온 위크로니아 Uchronia. 유명 디자이너들이 거쳐간 공간을 사용하게 되어 매우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힌 위크로니아 수장이자 이제 막 서른을 넘긴 젊은 디자이너 줄리앙 세반 Julien Sebban은 파리의 유적지이자 고풍스러운 장소를 ‘여름밤의 러브호텔’이라는 다소 키치한 무드로 변신시켰다. 거대한 원형 침대를 장식한 꽃잎 형태의 이불과 쿠션, 유기적 형태의 베드 헤드와 바닥의 카펫까지 물결치는 듯한 분위기에서 핑크색을 기본으로 오렌지와 그린, 퍼플로 연결되는 무지개 색채는 이곳을 방문한 관람객들에게 커다란 즐거움을 선사했다. 비주얼적으로 화려하고 가장 인스타그래머블한 장소로 각광받았지만 제품 하나하나의 제작 과정을 들여다보면 결코 가볍지만은 않다. 1909년부터 르 리 나쇼날 Le Lit National에서 천연 재료를 사용해 커스텀 메이드로 공들여 제작한 매트리스부터 1752년부터 시작된 실크 섬유 공방 프렐 Prelle에서 생산된 패브릭은 프랑스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 처음에는 화려함에 매혹되지만 가까이 들여다볼수록 그 정교함에 감탄하게 된다. 그 외에도 유리, 도자, 메탈, 대리석 공방과의 협업을 통해 조명과 거울, 세라믹 접시, 아웃도어 가구도 만날 수 있었다.

WEB uchronia.fr

 

Uchronia

 

새로운 리테일의 등장

로브제와 볼륨 세라믹

 

 

가구 브랜드의 쇼룸과 앤티크숍이 모여 있는 생 제르맹 데 프레 지역에 문을 연 리테일숍 두 곳은 오픈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시작된 인테리어 소품 브랜드 로브제 L’objet의 파리 플래그십 매장과 몇 해 전부터 인테리어 디자이너 사이에서 훌륭한 세라믹 작품 리스트를 보유한 곳으로 입소문이 난 볼륨 세라믹 Volume Ceramics이 그곳. 창립 20주년을 맞이한 로브제는 엘라드 이프라흐 Elad Yifrach가 마음에 드는 소품을 찾지 못해 정교한 공예 기술과 고급 자재를 사용해 제작한 것을 계기로 2004년에 론칭한 브랜드다. 평생 사용할 수 있을 만큼 내구성이 좋으며 럭셔리한 공간과도 조화를 이루는 디자인을 추구한 것이 20년간 브랜드가 유지되었던 비결이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프랑스에서도 온라인 편집숍에서만 구입이 가능했기에 플래그십 매장을 오픈한 것은 매우 반가운 소식. 인테리어 디자인은 LA에 기반을 둔 아노 밀레 Anno Mille가 맡았다. 베이지색과 목재 톤으로 마감하고 크롬 소재를 사용해 스타일리시하며 석고 벽과 유기적인 선반, 테이블은 극적인 무대 공간처럼 다가온다. 로브제에서 한 블록 떨어진 곳에는 볼륨 세라믹이 문을 열었다. 온라인에서만 접할 수 있었던 각국 장인이 만든 독특한 현대 도자를 실제로 보고 구매할 수 있는 첫 번째 갤러리라 첫날부터 분주했다. 인테리어를 근사하게 만들어주는 꽃병은 물론 세라믹 그림, 조명 등의 소품을 찾고 있다면 볼륨 세라믹이 정답이다.

로브제 ADD 30 Rue Jacob, 75006 Paris
WEB l-objet.com

볼륨 세라믹 ADD 200, boulevard Saint-Germain 75007 Paris
WEB volumeceramics.com

 

 

디자인의 새로운 이름은 공예

 

 

Floraison Créatrice by 세순

 

Sessùn

 

올해는 디자이너가 아닌 공예가의 역할에 더 많은 관심이 쏟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디자인 위크에 처음 참여하는 패션 브랜드 세순 Sessùn은 ‘창조적인 꽃 Floraison Créatrice’이라는 주제로 세라믹과 나무를 사용한 실험적인 공예품을 선보였다. 열한 명의 작가에게 가이드라인을 정해주지 않고 프로젝트를 의뢰한 덕분에 아름다움과 실용성의 경계를 줄다리기하는 결과물이 탄생했다. 바르셀로나와 마르세유를 거쳐 파리 샤론느 가의 매장을 시작으로 순회전이 이어질 예정이다.

WEB sessun.com

 

 

L’ŒIL DE KO by 스튜디오KO

 

 

칼 푸르니에 Karl Fournier와 올리비에 마티 Olivier Marty가 2000년에 시작한 건축 디자인 회사 스튜디오KO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고객들의 취향에 맞춰 장인들에게 주문 제작한 소품을 선보이는 독특한 프로젝트를 벌였다. ‘KO의 시선 L’œil de KO’이라는 이름으로 웹사이트까지 오픈해 대대적인 홍보에 나선 것. 주얼리 작가 조에 몬 Zoe Mohn이 제작한 청동 스푼과 나이프부터 세라믹 접시, 나무와 돌 조각품 등 ‘기본’ 재료로 만든 거친 질감과 유기적인 형태가 특징이다. 대부분 한 피스만 존재하는 작품이라 온라인에서 판매가 이루어지면 다시는 만날 수 없다는 아쉬움이 있다. 스튜디오KO의 스타일에 관심이 많다면 이들의 온라인 갤러리를 주기적으로 방문해볼 것.

WEB oeildeko.com

 

 

Macann Pannié by 다쉬&쥬피르

 

Dach&Zephir

 

듀오 디자이너 다쉬&쥬피르 Dach&Zephir는 프랑스령 안틸레스 제도인 과들루프와 마르티니크 그리고 프랑스 본토에 존재하는 바구니 공예에 관한 연구 및 창작 프로젝트 마칸 파니에 Machann Pannié의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다. 안틸레스 제도가 지닌 디자인적 특징과 프랑스 본토 간 공유되는 창의성과 내러티브의 가능성에 중점을 둔 연구는 지역별로 나타나는 기술과 형태의 특징을 비교하게 되면서 바구니 공예의 가능성과 그동안 미처 몰랐던 아름다움까지 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안틸레스 제도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는 장인 정신과 문화적 생명선을 재활성화하고자 시작된 프로젝트는 2024년까지 프랑스 본토와 안틸레스 제도를 오가는 순회 전시를 통해 지역 공예의 우수성을 대중에게 최대한 많이 알릴 예정이다.

WEB dachzephir.com

 

 

뉴 키즈들의 발견

 

 

Horizons by 시노플

 

Sinople

 

마레 지구 중심에 위치한 공예/디자인 전문 갤러리 시노플 Sinople에서 디자인 위크를 맞이해 벨기에 젊은 디자이너들을 초대했다. 장식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프랑스와 반대로 실험적이고 예술적인 결과물을 추구하는 것이 벨기에 디자인의 특징. 창조에 대한 접근 방식이 다른 젊은 미니멀리스트들의 표현법은 다소 아방가르드하고 모든 제약을 무시한 듯해 불편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티보 스카세리오 Thibeau Scarcériaux의 총알을 맞아 훼손된 유리로 만든 의자, 이제는 구하기 어려운 엑스레이 판을 수집해 불을 켜면 해골이 보이는 조명과 파티션을 제작한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충격적인 비주얼 뒤에 담긴 자유에 대한 메시지를 느끼도록 하는 것이 작품의 본질이다. 가장 기본적인 형태의 철제 프레임 위에 돌을 얹어 스툴이 된 요리스 베르스트레펜 Joris Verstrepen의 작품 또한 예술품을 대하듯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WEB sinople.paris

 

 

FEU! by 밋 멧 멧

 

MEET MET MET

 

젊은 세 명의 디자이너, 엘더 바르보사 Helder Barbosa, 티보 위게 Thibault Huguet, 장-바티스트 아노탕 Jean-Baptiste Anotin이  2022년에 설립한 밋 멧멧 MEET MET MET은 매번 주어진 주제에 따라 그룹전을 여는 방식으로 새로운 국제적 디자인 현상을 추구하는 비영리 디자인 집단이다. 이번에는 ‘불 FEU!’이라는 주제로 20명의 디자이너를 초대해 재떨이와 관련된 오브제를 디자인하도록 했다. 젊은 디자이너 집단인 만큼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볼 수 있었는데, 담배와 성냥을 위한 디자인이 이토록 다채로울 수 있는지 웃음 짓게 만든다. 메탈, 도자, 유리, 왁스 등 다양한 소재와 매력적인 디자인 그리고 직접 만지며 사용법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이 대중에게 인기를 끌었다.

CREDIT

에디터

writer

양윤정

TAGS
티티 파리지앵 감성의 아파트

티티 파리지앵 감성의 아파트

티티 파리지앵 감성의 아파트

19세기의 ‘파리 카나이유’에 빠져든 것 같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다프네 데죄가 연출한 스테파니와 사뮈엘의 아파트.

 

인테리어 디자이너 다프네 데죄는 어두운 톤을 좋아한다. 그림 ‘누아지 Nuage’는 로아틀리에 Rosatelier. 벽 조명은 록 더 카스바 Rock The Kasbah. 카나페는 카라반 Caravane. 쿠션은 메종 마들렌 Maison Madeleine.

 

“티티 파리지앵 Titi Parisian(전형적인 파리지앵) 감성을 좋아해요. 다프네가 이러한 감성을 이곳 오스망 인테리어에 불어넣었죠.”

연예계 출신인 스테파니와 사뮈엘은 무덤덤한 분위기에서 사는 걸 상상할 수 없었다. 그들은 새 아파트라는 무대를 연출하기 위해 인테리어 디자이너 다프네 데죄에게 도움을 청했다. “다프네는 캐릭터가 강한 호텔과 레스토랑을 작업해요. 바로 우리에게 필요했던 부분이죠.” 벨벳과 반짝이는 톤, 패턴 플레이…. 오펜바흐의 오페레타 분위기가 느껴지는 미장센. 다프네는 자신의 명성에 걸맞게 어두운 톤을 다양하게 사용했다. “밤의 세계에 매료되었어요. 어두운 색상이 우아하다고 생각해요. 게다가 이런 색상은 불완전함을 감춰주죠!”

 

“카나페에는 이 파란색 벨벳을 선택했어요. 바로 위에 건 그림과 완벽하게 어울리기 때문이에요.” 카라반의 카나페는 피에르 프레이 Pierre Frey 패브릭으로 다시 커버링했다. 쿠션은 메종 마들렌, 레오퍼드 패턴의 쿠션은 더 소셜라이트 패밀리 The Socialite Family. 그림 ‘누아지’는 로아틀리에. 암체어와 테이블 조명은 벼룩시장에서 구입. 낮은 테이블과 등나무 테이블은 포퓌 에디시옹 Popus Editions. 태피스트리는 툴루몽드 보샤르 Toulemonde Bochart. 펜던트 조명은 엠모노 MMono. 벽 조명은 록 더 카스바. 커튼은 하우스 오브 해크니 House of Hackney.

 

침대 헤드보드의 브리티시 그린부터 거실 카나페의 로열 블루 그리고 주방과 욕실의 푸르스름한 회색 등을 통해 다프네는 로맨틱하고 빈티지하며 약간은 방탕한, 축제 같은 19세기 파리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고 등나무나 비스트로 카운터의 주석 같은 모던한 파리의 요소를 더해 살짝 변화를 주었다.

 

“주방에 비스트로 느낌을 주고 싶어서 이 주석 카운터를 벼룩시장에서 구했어요.” 타부레는 벼룩시장에서 구입해 데다 Dedar의 패브릭을 입혔다. 펜던트 조명은 다프네 디자인. 문 위에 건 그림은 로베르 르 메나제 Robert le Menager. 다른 그림은 벼룩시장에서 구입. 사진은 니콜라스 레비 Nicolas Levy의 작품. 과일 볼은 라 르두트 La Redoute.

 

문학적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 책장은 다프네가 디자인해서 주문 제작. 문, 벽과 똑같은 색으로 칠해 원래부터 그곳에 있었던 것 같다. 화분은 하우스 닥터 House Doctor. 테이블 조명은 베르스미선 Versmissen. 그림과 암체어는 벼룩시장에서 구입.

 

특별히 관심을 기울인 공간은 거실이다. 스테파니와 사뮈엘은 부부와 아이 둘이 사용하는 욕실 하나만 그대로 두었다. 넓은 부부 침실은 호텔 스위트룸처럼 꾸몄다. 독서 조명을 넣은 큰 침대의 헤드보드. 창에는 검은색 나무 프레임을 설치했다. 이곳 마레 지구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은 창이 한 폭의 그림 같다. 프렌치 캉캉 댄서가 나타나기를 매 순간 기대하게 된다!

 

데다 패브릭을 입혀 맞춤 제작한 침대 헤드보드와 피에르 프레이의 벨벳 이불로 보자마자 포근함이 느껴지는 침실. 쿠션은 하우스 오브 해크니. 긴 베개는 포퓌 에디시옹. 벽 조명은 CTO 라이팅. 독서 조명은 아스트로 Astro. 거울은 다프네 디자인. 거울을 통해 토마스 드헬레머스 Thomas Dhellemmes의 그림(아멜리 메종 다르 Amelie Maison d’Art)과 벼룩시장에서 구입한 펜던트 조명이 보인다.

 

“브리티시 그린을 좋아해요. 캐릭터를 지닌 색상이거든요.”

 

벼룩시장에서 구입한 등나무 가구는 녹색 화분을 올려 연출했는데 현관부터 존재감을 발휘한다. 벤치는 포퓌 에디시옹. 플로어 조명은 굿무드 Goodmoods. 커튼은 하우스 오브 해크니.

 

“약간 낡고 오래된 세계를 좋아해요”

CREDIT

editor

발레리 샤리에 Valerie Charier, 비르지니 뤼시-뒤보스크 Virginie Lucy-Duboscq

photographer

디디에 들마 Didier Delmas

TAG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