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로 봤을 때는 작품의 크기와 무게, 소재의 질감조차 가늠하기 어려워서 보는
이로 하여금 궁금증을 자아낸다.
카페에 가지 않고도 집에서 얼마든지 맛있는 커피를 즐길 수 있도록 돕는 멋진 도구들을 모았다.
집에서 쓸만한 하이엔드 에스프레소 머신
에스프레소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1900년대 초, 이탈리아 사업가 루이지 베제라(Luigi Bezzera)가 커피 만드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높은 증기 압력을 가해본 실험이 첫 시작이었던 것. 100여 년의 시간 동안 에스프레소 머신은 자동차만큼이나 빠른 진보를 이뤄냈다. 한층 정밀하고 빠르고, 디자인적으로 아름다워졌으며 추출 방식에 따라 전자동, 반자동, 수동, 캡슐 머신 등으로 세분화된다.
블루보틀 커피사의 창립자이자 소유주인 제임스 프리먼은 제법 쓸만한 머신을 고르는 팁을 이렇게 제시했다. “무게가 18.1kg 이상 나가는 반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에 최소 2천 달러 정도를 쓴다는 단순한 기준을 마음속에 새기자.” 가정용과 업소용을 나누는 기준은 소비 전력, 보일러 용량, 무게 등 수 십가지에 이르지만 여기서는 1그룹, 즉 추출구가 1구짜리인 제품으로 한정했다.
장인의 머신,
라마르조코 La Marzocco
커피를 잘 모르더라도 라마르조코의 로고는 한 번쯤 봤을 것이다. 1927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시작한 라마르조코는 지금까지도 숙련된 장인의 100% 수작업을 고수해 제품을 만든다. 100년의 역사와 전통 속에서 혁신과 품질, 디자인, 섬세함을 갖춘 최고의 에스프레소 머신 브랜드로 인정받고 있다.
리네아 미니 Linea Mini
상업용 머신에 사용하는 부품을 동일하게 적용한 가정용 에스프레소 머신. 귀여운 외관으로 출시와 동시에 전 세계 에스프레소 장비 부문 수상을 휩쓴 이 제품은 듀얼 보일러, PID 온도 조절 기능 등 뛰어난 성능을 지녔다. 스테인리스 스틸, 블랙, 화이트, 레드, 옐로우 등 6가지 컬러 옵션을 선택할 수 있어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7백만 원대.
시애틀 하이엔드,
슬레이어 에스프레소 Slayer Espresso
슬레이어는 2007년 커피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미국 시애틀 태생의 에스프레소 머신 브랜드다. 창립자 슬레버Slaver는 비용에 구애받지 않은 최고의 에스프레소 머신을 위해 2년 동안 연구에만 매진했다. 머신은 평균 3천만 원 대에 달하며, 추출 전 미리 원두를 적시는 기술과 물의 흐름을 제어하는 니들 밸브 기술을 적용해 섬세한 풍미를 극대화시킨다.
싱글 그룹 Single Group
슬레이어의 모든 기술을 작은 몸체에 집약한 싱글 그룹. 원하는 풍미를 구현하는 프리 브루 기능과 특허받은 니들 밸브 기능, 독립적인 스팀과 커피 보일러 등을 모두 갖췄다. 뛰어난 내구성과 우아한 디자인도 여전하다. 1천 5백만 원대.
에스프레소 머신의 아버지, 페마 Faema
에스프레소의 본고장인 이탈리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머신 브랜드 페마. 1945년 밀라노에서 설립한 이후 미래 지향적인 디자인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으며, 상업적으로 성공한 최초의 반자동 머신 E61을 출시해 에스프레소 머신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지금까지도 전통과 혁신 사이에서 끊임없는 줄다리기를 해나간다.
E61 레전드 Legend 1GR
1961년 세계 최초로 전동 펌프를 갖춘 모델을 출시하며 안정적인 압력으로 에스프레소 추출을 가능케한 E61 모델. 6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당시 디자인을 그대로 고수한다. 전 세계 바리스타들의 교과서 같은 제품. 6백만 원 대.
그라인더에 투자하자
진정한 커피 애호가라면 분쇄된 원두가 아닌 홀빈을 산다. 분쇄 직후 급격한 산폐가 시작되기 때문. 가정용 제품 중 칼날을 이용해 믹서기처럼 원두를 갈도록 설계된 것이 있는데, 이는 원두 분쇄도가 일정하지 않고, 자체에 열을 발생시켜 향미를 저하시키는 경우가 있어 추천하지 않는다. 두 개의 금속판 사이를 원두가 통과하면서 으깨지는 방식인 ‘버 그라인더’ 제품을 구매하자.
수동 그라인더의 끝판왕,
코만단테 Comandante C40
독일의 까다로운 금속 특허를 받은 고질소 마텐자이트강 소재 분쇄날을 장착했다. 전 제품은 숙련된 장인의 손길을 통해 일일이 수작업으로 제작되며 견고한 내구성과 정제된 분쇄 결과를 지닌 것이 특징. 오크, 월넛 등 독일산 천연 원목 손잡이가 소장욕을 부른다. 핸드드립부터 에스프레소용 분쇄까지 커버가 가능하다. 30만 원대.
작지만 강하다,
말코닉 Mahlkonig X54
수동 그라인더계에 코만단테가 있다면 전동 그라인더에계는 말코닉이 있다. 전 세계 커피 시장을 이끄는 말코닉은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W.B.C)의 공식 그라인더로, 바리스타 챔피언들에게 사랑받는 브랜드다. E65S, E80 등 업소용 그라인더는 4백만 원 대를 호가하지만, 2021년 홈 바리스타를 위한 말코닉홈 X54 모델을 출시해 많은이들을 설레게 했다. 업소용 모델에 비해 한층 줄어든 크기와 소음이 특징. 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직관적인 분쇄량 설정이 가능하다. 80만 원대.
에디터
기술과 자연이 공존하는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상반되는 두 단어의 조화로 탄생한 이 새로운 영역은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한 메종&오브제의 주된 테마였다. 이를 시각적으로 구현한 트렌드관은 ‘바다, 사막, 열대’라는 3가지 주제 아래 펼쳐졌다. 올해의 디자이너로 선정된 마티유 르아뇌르는 미래의 생활방식을 제안하는 가상공간을 공개했다. 여기에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페클러스 파리가 선보인 다감각적 몰입형 유토피아까지 더했다. 기술과 자연이라는 공통된 주제 아래 새롭게 피어난 신비로운 세계를 탐험해보기 바란다.
Under the Sea
바다 속 해저 생태계에서 영감을 받아 신선하고 화려한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청록, 터쿼이즈, 산호핑크 등의 색조로 해저 식물의 아름다움을 표현했다. 또 형형색색의 산호 모양 데코 아이템과 반짝이는 강물을 닮은 벽지 등으로 심연의 신비로움과 바다의 평온함을 담아냈다. 자연의 웅장함을 강조하는 동시에 해저 생태계의 다양성과 특유의 매력을 집 안으로 들여온 색다른 삶의 장면을 보여준다. 고요한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을 실내에서도 감상할 수 있는 인테리어다.
Mineral Desert
사막에 자리한 움막의 한 장면을 담아낸 듯한 공간. 사막의 광활한 풍경에서 영감을 받은 벽돌, 모래와 같은 얼시 Earthy한 색조, 그리고 거친 돌과 테라코타 소재를 중심으로 따스하고 고요한 인상을 남긴다. 또한 거친 질감의 돌로 제작한 탁자와 테라코타로 마감한 가구와 소품들로 하여금 자연의 원재료가 지닌 강렬함과 따스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사막을 닮은 인테리어는 현대적이면서도 자연스러운 디자인을 선호하는 이들에게 적합한 선택일 터. 따뜻하고 안정된 분위기 속 모던한 감각 또한 즐길 수 있으니 말이다.
To the Tropics
열대 지역의 활기찬 색채가 시야를 가득 채운다. 트로피컬 무드는 이번 전시회 곳곳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특히 프랑스 브랜드 산타노 Santano의 거대한 야자수 조명이 이 트렌드를 대표하는 하이라이트 중 하나였다. 화려하고 환상적인 분위기의 정글은 열대 생태계의 아름다움과 다채로운 생명을 표현하며 원시 숲의 활기찬 열기를 실내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열대 색상 팔레트의 무성함은 공간에 활력과 생명력을 부여해 인테리어에 새로운 활기를 더하는 중요한 움직임으로 자리 잡고 있다.
마티유 르아뇌르가 만든 유토피아
메종&오브제에서 올해의 디자이너로 선정된 프랑스 디자이너 마티유 르아뇌르 Mathieu Lehanneur. 그는 <월페이퍼>가 선정한 세계에서 영향력 있는 100명의 디자이너 중 한 명으로 실내 건축부터 가구, 접이식 자전거, 하이브리드 모터보트까지 다양한 영역을 아우른다. 특히 올해 열리는 파리 올림픽 성화봉과 성화대 디자인을 맡으면서 프랑스를 대표하는 디자이너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미니멀한 삶의 생태계를 보여주는 프로젝트 ‘아우토노미 Outonomy’를 공개했다. 몽환적인 노란색 설치물에서 마티유 르아뇌르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프로젝트의 주제인 ‘아우토노미’ 단어가 생소하다. 무슨 의미인가?
이 프로젝트는 모든 소음과 복잡함에서 벗어나기 위한 독립과 자유에 대한 갈망에서 시작됐다. 아우토노미 Outonomy 는 내가 만든 합성어로, 공동 생활을 긍정적인 측면에서 재고하기 위해 고안된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사는 것과 아름다움, 편안함을 추구하는 도전적이고 낭만적인 공간을 뜻한다.
현실과는 거리가 멀지만 분명 집의 형태를 갖추고 있는데, 미래의 집을 상상해본 것인가?
이 공간은 새로운 삶에 대한 방향 제시로 방문객에게 암묵적인 질문을 던지고자 했다. ‘당신은 새로운 생활 방식을 받아드릴 준비가 되어 있는가’라고 말이다. 분명한 것은 지하 깊은 벙커로 가는 길이나 종말에 대해 의문을 갖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앞으로 살고 싶은 미래의 삶에 대해 질문하는 것이다.
노란색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허구와 다큐멘터리 사이의 교차로에 서 있는 우리 모습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노란색을 선택했다. 설치물 전체가 단색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건축물과 그 안을 채우는 물건들의 앙상블이 모두 이 반짝이는 노란색을 통해 연결되어 있다. 노란색은 이 프로젝트에 낙천적인 요소를 가져다 주기도 한다.
천장에 달린 열기구는 무얼 의미하는가?
집에 묶인 헬륨 드론 같은 것이다. 인간을 모니터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 환경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해주는 장치다. 이는 우리가 주변을 다른 관점에서 보고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어떠한 메시지를 던지고자 했는가?
탈출하고, 숨쉬고, 어디에서든 살아가기. 이는 삶에 대한 프로젝트로, 앞서 말했듯이 방문객에게 암묵적인 질문을 던진다. ‘준비가 되어 있는가’라고. 우리는 우리 삶에 필요한 것에 대해 생각해보고 이를 기술과 결합하여 새로운 생활 방식을 창조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인간의 잊힌 본능에 기술을 결합하는 데 관심이 많다. 역설적이게도 기술이 우리의 인간성을 되찾게 해주는 경우 더욱 흥미를 느낀다. 발전된 기술 덕분에 더욱 잘 숨쉬고, 더욱 잘 자고, 더욱 잘 먹게 될 경우 말이다.
디자이너로서 향후 계획이 궁금하다.
단순히 ‘아름다운 작품을 창조’하는 것을 넘어서 사용자가 진정으로 바라는 ‘핵심’을 통해 문제해결하는 디자이너가 되려고 한다. 내게 병원의 호스피스 병동을 위한 프로젝트를 요청해오거나, 교회 성가대를 만들어 달라고 하거나, 하버드 대학과 협력하여 실내 정화를 위한 공기청정기를 개발할 때 비로소 디자인의 영향이 얼마나 강력한지, 우리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 깨닫게 된다.
Tech Eden
미래를 향한 새로운 관심사인 바이오필리아 Biophilia(자연과 생명을 사랑하는 인간의 본능)를 주제로 펼쳐낸 새로운 웰빙 세계, 테크 에덴.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이자 이 테마를 연출한 페클러스 파리 Peclers Paris는 테크 에덴을 통해 과학과 자연 사이의 관계에 깊은 발전을 강조하는 동시에 자연을 지속 가능하고 바람직한 미래 속에서 보여주고자 했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다감각적 몰입형 설치물이 연출됐다. 냄새, 소리, 빛, 그리고 가상현실 공간으로 관람객을 안내해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 것. 관람객은 신화적이고 신비로운 풍경에 금새 몰입되어 미래 지향적인 유토피아를 현실 공간에서 경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