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은 우리가 상상했던 시나리오에서 빗겨 가는 새로움을 만듭니다.
– 비트윈스페이스 김정곤 대표
인공지능의 퀀텀 점프는 어디까지일까요. 공간 디자인 분야에서 인공지능의 성장은 실로 놀랍습니다. AI 기반 챗봇인 ‘GPT 챗’처럼, 인테리어 인공지능은 주거 공간을 비롯한 홈 퍼니싱, 상업 공간에서도 다양한 가치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프롬프트 명령어 몇 가지만으로도 상상을 뛰어넘는 공간을 설계하거든요.
브랜드 공간 디자인의 대가, 비트윈스페이스의 김정곤 대표는 고도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누구보다 빠르게 ‘AI 공간 디자인’을 구현하고 있습니다. 기술과 디자인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장르의 실험적인 공간을 창조하겠다는 것이 그의 목표. 실제로 인공지능과 어떻게 일하고 있을까요? 김정곤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김정곤 대표
Q. 인테리어 AI가 이슈입니다. 비트윈 스페이스도 AI를 현업에서 사용한다고 들었어요.
A. 국내 여러 인테리어 업체에서 이미 AI 인테리어 코디네이션을 시작했어요. 제가 사용하는 인테리어 AI는 미드저니(Midjourney)인데, 프롬프트 값을 입력하면 원하는 공간 이미지를 만들어줘요. 가구의 왜곡이라든지 약간의 오류가 있을 수 있지만, 앞으로 더욱 편리한 방식으로 바뀌게 되겠죠.
AI를 활용해 디자인한 브루탈리즘 컨셉트의 주택 ⓒ김정곤 대표
Q. 인테리어 AI는 아직 과도기로도 볼 수 있는데, 이를 실험하는 데 주저함이 없는 듯해요.
A. AI의 상용화는 곧 이루어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우리가 생각한 이미지를 그려서 만들어 가는 과정이 있었다면 이제는 AI 기술로 우리의 생각을 먼저 이미지로 보여주고 여기에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것을 더해 실체화시키고 있어요. 입찰 과정에서도 인공지능을 활용해 투시도와 결과물 등을 만드는 데 필요한 인력 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까지는 시도하는 단계이지만, 의미 있는 활용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어떤 계기로 AI 작업을 시작했나요?
A. 비트윈 스페이스는 현대의 ‘시대 기술’을 반영한 공간 디자인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시대 기술’은 최신 기술의 발전을 공간 디자인에 적용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를테면 로봇과 인간이 공존하는 워크플레이스를 현실화한 네이버 신사옥의 ‘캔틴 앤 카페’를 작업하기도 했었고요.
마찬가지로 AI는 지난해 회사 종무식 때 처음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해 공간 프로젝트를 준비하기로 한 것이 시작이었어요. 프로젝트를 통해 어떤 명령 프롬프트 값을 어떻게 적용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제안들이 이뤄졌습니다. 나아가 기술과 디자인을 아우르는 새로운 차원의 공간을 생성하는 단계까지 이르렀고요.
AI로 구현한 리조트 호텔 ⓒ김정곤 대표
Q. 연구해 보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이유가 있다면요?
A. AI를 사용하는 가장 큰 장점은 인공지능은 우리가 상상했던 시나리오에서 빗겨 가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가능성을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디자이너들은 보통 이미지를 참고하거나 영감을 받아서 디자인을 표현하는 데 익숙한데, AI는 이러한 관점을 넘어서 새롭고 창조적인 영역을 탐색할 수 있죠.
AI를 활용함으로써 디자이너들은 이전에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시각과 아이디어를 발견하고 이를 현실로 구현해 나갈 수 있어요. 이러한 접근은 디자인 분야에서 더욱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작품의 탄생을 기대할 수 있게 하죠.
벨 에포크 스타일의 호텔 라운지 ⓒ김정곤 대표
벨 에포크 스타일의 호텔 라운지 ⓒ김정곤 대표
Q. AI로 작업한 디자인을 소개한다면?
A. 다양한 프로젝트를 아이디에이션하면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모티브로 한 공간 디자인이었습니다. 우리가 상상하는 백화점의 고급스러움은 사람들이 경험하지 못한 ‘낯섦’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낯섦을 결합해 보는 이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주는 데 주목했는데요.
백화점이라는 공간이 지닌 특수한 요소를 고려해 그랜드 부다페스트의 이미지를 발전시키다 보니 기존에 경험하지 못했던 형태와 느낌을 구현할 수 있었습니다. 상상 속에만 존재했던 공간을 구체화하고, 스타일과 무드를 다듬는 데도 도움이 됐죠. 기존과는 조금 더 다른 방식으로 디자인 사고를 발전시킬 수 있었어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모티브로 한 공간 디자인 ⓒ김정곤 대표
Q. AI는 공간에서 ‘비일상적인 경험’을 만드는 비트윈 스페이스의 철학과 맞닿아 보이네요.
A. 비트윈 스페이스는 디자인을 진행할 때 상상의 서사를 통해 공간을 창조하는 방식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공간에서 ‘비일상적인 경험’ 즉, 낯섦을 원해요. 그러려면 상상을 기반으로 한 디자인이 필요하죠.
이러한 접근에서 인공지능은 상상력에 대한 텍스트 서사를 이미지로 생성하는데 활용되며, 도출된 결과물을 콘셉트의 이미지로 가정하고 실체화하는 과정이 비트윈스페이스의 방식과 일맥상통하다고 생각해요.
복합상업시설 내 보이드 공간을 AI로 구현한 디자인 ⓒ김정곤 대표
Q. 알폰스 무하의 그림 같은 아르누보 컨셉트의 공간이 흥미롭습니다. 어떤 기획으로 만들어졌나요.
A. 아르누보 스타일로 명령어를 조합하여 공간의 틀을 정립하고, 작은 구역마다 콘셉트를 연결하여 이미지를 창출했습니다. 클라이언트도 인공지능으로 만든 것인지 구별 못 하더라고요.(하하)
아르누보 스타일의 백화점 실내 디자인 ⓒ김정곤 대표
아르누보 스타일의 백화점 실내 디자인 ⓒ김정곤 대표
Q. 한계는 없었나요?
A. AI가 감정이나 사람의 뉘앙스를 완벽하게 반영하지는 못해요. 주어진 명령 값을 받아 결과를 출력하는 정도의 역할에 그치니까요. 다만 인간의 창의성과 감성을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는 분야인 공간 디자인에서 이 기술을 잘 활용한다면 보다 혁신적인 작업을 이끌어낼 수 있을 거예요.
복합상업시설 내 보이드 공간을 AI로 구현한 디자인 ⓒ김정곤 대표
Q. 인테리어 AI의 현실화가 가능할까요?
A. 비트윈 스페이스는 주로 대형 프로젝트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큰 규모의 백화점 프로젝트라도 AI가 생성한 이미지만 있으면 도면화가 가능합니다. 실제로 구현할 수 있는 거죠.
나아가 인공지능 AI를 회사의 경쟁력으로 바라보고 있어요. 비트윈 스페이스의 디자이너들은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와 창의적인 디자인을 실현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AI는 우리가 상상만 했던 콘셉트를 기존에 보지 못한 공간 경험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죠.
브랜드 스토어를 AI로 구현한 디자인 ⓒ김정곤 대표
Q. 인공지능은 공간 디자이너에게 또 다른 기회가 될까요?
A. 새롭고 창의적인 공간을 만드는 것은 AI도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시대의 정신을 통찰하고 이를 통해 완전히 새로운 구조를 만들어 내는 것은 사람만이 할 수 있죠. AI는 기존의 표현 방식에도 큰 변화를 만들 거라고 생각해요. 인테리어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는 자신만의 새로운 공간 아이덴티티를 정립할 계기가, 공간 디자이너들에게는 창의적인 성장을 발판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테리어 AI, ‘이것’까지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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