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LP바 세 곳을 추천한다.
전축, LP의 아지트
우리가 LP를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대의 디지털 음악은 많은 것을 바꾸었지만 아직도 LP를 소중히 여기고 음악적 추억을 간직한 사람들이 있다. 을지로의 LP바 전축이 그렇다.
“음악을 듣는 것과 감상하는 것은 다릅니다. 음악 감상은 단순한 청력의 자극이 아니라 연주자를 고르고 매체를 선택하며 알맞은 오디오와 공간을 찾아 탐구하는 총체의 경험입니다.”
-전축 대표 안성호
LP에 대한 애정이 돋보이는 전축의 안성호 대표. 그는 아름다운 앨범아트를 보며 판을 찾아가고, 내지 해설을 읽고, 음악가의 마음을 상상해가며 듣는 과정 역시 LP만의 각별한 즐거움이라 말했다. 그뿐만 아니라 이 모든 과정을 즐길 수 있는 음악적 본거지가 있어야 한다 생각했고, 전축을 그러한 아지트로 삼았다.
실제로 전축의 한국적인 빈티지 감성은 ‘아지트’라는 단어가 가진 아늑함과 맞닿아 있다. 아메리칸 월넛의 짙은 목재와 포근한 모켓(인조 모피) 그린 패브릭, 그리고 은은한 조명은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LP의 장르도 다양한데, 재즈와 클래식, 케이팝과 프렌치 일렉트로닉 등 넓은 음악 스펙트럼을 오가며 원하는 곡을 신청할 수도 있다. 전축의 엄선된 플레이리스트를 있는 그대로 즐기다 보면 어느새 ‘불멍’ 대신 ‘LP멍’을 즐기는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INSTAGRAM @jeonchuk
위치 서울 중구 충무로 23 2층
디거이즈디깅, 음악의 교차로
때로는 기차를 타고 멀리 여행을 떠나고 싶을 때가 있다. 설레는 기분을 더해줄 음악과 함께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남영동에 위치한 LP바 ‘디거이즈디깅’은 그 자체로 하나의 감각적인 여행이다.
‘디깅(Digging)’은 ‘무언가를 파다’라는 사전적 의미가 있다. 우리는 열망하는 어떠한 분야를 깊게 탐구할 때 ‘디깅한다’고 표현한다. 그렇게 디깅하는 사람을 ‘디거’라고 부른다. ‘디거이즈디깅’은 특정한 분야를 깊게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취향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을 뜻한다.
이름의 뜻답게 이곳에는 LP의 아날로그 감성과 따뜻함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였다. 조금 번거롭고, 중간중간 음악이 끊길 수밖에 없지만, 그것이 더 자연스럽다고 생각하는 것. 내부 인테리어는 빈티지와 모던함이 공존하며 그동안 이 공간에 머물렀던 수많은 사람들의 기억을 머금고 있다.
또 다른 포인트는 바로 독특한 기차뷰. 큰 통창을 통해 다양한 기차와 전철이 지나가는 것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기차가 지나가는 모습, 그 안의 승객들의 일상, 그리고 흘러나오는 재즈. 바쁜 현대 사회에서 벗어나 사색에 빠지기엔 충분하다. 시그니처 메뉴인 오렌지 위스키와 소울트레인을 곁들인다면 최상의 여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INSTAGRAM @diggerisdigging
위치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87길 8 3층
바이브드블러바드, 삼각지의 핫플
네온 간판과 힙한 분위기의 LP바, 바이브드블러바드. 벽면 전체를 가득 채운 LP는 1만장이 넘으며, 각각의 앨범 아트와 고유의 색채로 공간을 아우른다. 음악을 사랑하는 대표의 시간과 열정의 흔적이 담긴 이 LP들은 이곳에 방문한 이들을 다양한 시대로 안내한다.
턴테이블을 위에서 펼쳐지는 디제잉도 바이브드블러바드만의 볼거리. 커다란 사운드로 시각과 청각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플레이리스트는 방문객들의 신청곡으로 채워진다.
스피커 위에는 귀여운 에비츄가 있다고 한다. 자리를 잡은 후 찾아보는 재미가 있을 것. 대표 메뉴는 바이브드 시그니처 칵테일. 음악과 함께 흐르는 칵테일의 맛을 경험할 수 있다.
INSTAGRAM @vibdblvd
위치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164 2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