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서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인테리어, 세련되지 못한 클래식 스타일의 레이아웃은 기대에 못 미치는 구석이 있죠. 디자이너의 손길로 동선을 깔끔하게 정리한 아파트 주방의 재탄생. 인테리어 디자인 스튜디오 마리스지니의 윤서진 대표가 소개하는 리모델링 팁을 확인해 보세요.
시선을 분산시키는 ‘ㄷ’자 주방
흔하게 볼 수 있는 30평대의 신축 아파트 구조. 주방이 오픈되어 있음에도 곳곳이 훤히 보이지 않으니 답답하고 좁게 느껴졌죠. 효율적인 동선을 위해 배치된 ‘ㄷ’자 형태의 주방은 식탁을 두기에도 어정쩡한 데다 가족의 취향과 라이프 스타일을 만족시키지 못했습니다.
대대적인 구조 변경을 거친 주방의 변신. 복도에 튀어나와 있던 팬트리 공간을 철거하고 대형 아일랜드와 빌트인 수납장을 배치했는데요. 미니멀하게 동선을 정리한 덕분에 30평대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넓은 공간감을 얻었습니다.
거실까지 시원하게 뻗은 수납장은 인테리어 포인트가 되는 것은 물론 크고 작은 살림살이를 깔끔하게 정돈하는 역할을 해줍니다. 일체형으로 마무리한 동선은 의뢰인이 특히 만족하는 부분. 거실로 자연스레 이어지는 라인을 위해 히든 도어를 새로 만드니 갤러리 같은 또 하나의 공간도 생겼습니다.
‘ㄷ’자 형태의 주방이 나쁘거나 잘못된 건 아니에요.
무엇보다 가족 구성원 모두가 만족하고 편히 사용할 수 있어야 최상의 구조랍니다.
– 마리스지니 윤서진 대표-
비좁은 사선 구조의 주방
특이한 사선 구조의 주방. 작은 면적 안에서 동선과 수납 두 마리 토끼를 잡아내기 위해 여러 가지 레이아웃을 고민해야 했는데요.
주방 옆 뒷벽을 철거하고 통일성 없는 자재를 떼어내는 등 크게 변화시킬 조건들을 점검하고, 구획 별 디자인 등 디테일도 챙겨 넓고 멋스러운 주방으로 변신했습니다. 전반적인 디자인은 자연스럽고도 부드러운 라인으로 따스함과 편안함을 부각시켰죠.
아일랜드 형식의 넉넉한 주방은 주부의 동선을 편하게 만들어 주며, 바닥 컬러와 톤을 매치한 수납장의 도어와 스틸로 마감한 수전 등 실용적이면서 감각적인 주방 가구 디자인이 눈에 띕니다. 상부장을 뜯어내고 후드만을 설치한 덕에 온전하게 시선을 열어줍니다. 아일랜드 밑에는 수납장을 넉넉히 두어 요리할 때 사용하는 빈도에 따라 주방용품들을 꺼내서 쓸 수 있도록 정돈했죠.
아파트 주방의 가장 아쉬운 부분을 꼽자면
통일성 없는 자재와 컬러들의 향연이죠.
잘 정돈만 해도 근사한 공간을 완성할 수 있어요.
– 마리스지니 윤서진 대표
가족이 모이기 어려운 구옥 주방
가족 구성원들이 둘러앉을 공간이 부족했던 주방. 한 명만으로 꽉 차는 좁은 공간은 색다른 구획이 필요했는데요.
‘열린 주방’을 완성하기 위해 기존의 수납장을 과감히 허물고 아일랜드 테이블을 배치한 공간. 상단 수납장이 있던 자리는 틔우고 베이지 컬러의 트라버틴 대리석으로 시공했는데, 주방 분위기를 밝고 화사하게 만드는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아일랜드를 중앙에 세운 덕분에 팬트리로 이어지는 또 하나의 입구가 생겼습니다. 동선을 분리하니 주방 공간이 더욱 심플해 보이고, 편리한 조리 환경이 완성됐죠.
선반 문이 없는 오픈 장은 대리석으로 스타일링해 근사한 홈 카페로 이용할 수 있게 마무리했습니다. 와인잔이나 예쁜 오브제를 배치하면 호텔 못지않은 고급스러운 바가 되기도 하죠. 독립 공간인 동시에 주방과의 동선까지 고려해, 인테리어 포인트로도 더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
주말 저녁에 커피와 음료를 곁들인 영화 감상을 좋아하는 가족에게 고급스러운 세라믹이 합쳐진 오픈 장은 이 집의 심장과 같은 메인 공간이 되었습니다.
– 마리스지니 윤서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