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인테리어를 하듯 소프트하게 접근한다면 당신의 정원도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멋지게 꾸미는 것을 고민하기 전, 먼저 그곳에서 어떤 시간을 보내고 싶은지부터 생각해보자. 다음의 세 가지 기본 요소가 그 밑그림을 완성시켜줄 것이다.
Summer Gardening
이번 여름엔 방치해왔던 정원을 쾌적한 아웃도어 룸으로 바꿔보자. 질펀한 흙 위엔 맨발로 거닐기 좋은 반듯한 데크를 깔고, 빽빽한 침엽수 대신 사랑스러운 계절 꽃을 심는다. 마실 나온 작은 새가 내려앉을 새집하나 나무에 걸면, 그 안은 어느새 작은 방이 된다. 여름이 핀다. 디자인 알레에서 솔루션을 제시한 빌라의 단 8평 작은 정원이 얼마나 다양한 재미를 선사하는지 살펴보자.
Fence & Outdoor Furniture
이 정원은 외부 시선을 차단하려는 목적의 낮은 콘크리트 담에 에워싸여 있었다. 그 프라이빗한 느낌을 살리되 삭막함을 덜어내고자 낮은 담을 멀바우 원목 소재의 격자 펜스로 감쌌다. 또한 각도 조절이 가능하며 펼쳐서 벤치, 좌식 테이블로 활용할 수 있는 아웃도어 가구를 선택했다.
Garden Accessories
새를 좋아하는 집주인의 취향을 반영해 정원에는 블루베리, 낙산홍 등 새가 따 먹을 수 있는 열매류를 심어 오가닉 가든을 연출했으며, 나무에는 컬러풀한 새장을 걸어두었다.
시야를 가리는 키 높은 식재를 제한하는 한편, 시원한 그늘을 드리우는 키 큰 나무는 남겨두었다.
입구에는 고슴도치 모양의 신발 털개를 준비해두었다. 테라코타로 만들어졌으나 노출 콘크리트 느낌이 강한 사각 화분에는 초화류, 일년초 등 갈아 심으며 변화를 주기 좋은 식물들을 배치했다. 뒤쪽으로는 데크 공간의 경계선을 긋는 의미로 씸은 새덤(봄에는 연둣빛, 겨울에는 붉은 기를 띠는 식물)이 눈에 띈다.
일반 꽃시장에서도 눈여겨보면 누구나 훌륭한 화분을 얻을 수 있다. 이곳 펜스 위의 테라코타 화기는 본래 아이리스가 담겨 있던 재배 화분을 활용한 것이다.
Relaxing Space
실내 주방 앞에 놓인 손바닥만한 데드 스페이스와 정원 사이의 벽을 허물고 동선을 연결시켜 얻어낸 작은 휴식 공간. 펜스 뒤쪽의 신록이 눈을 시원하게 한다. 고무 소재의 둥근 화기에는 여름 내내 꽃을 피우는 인동과 진한 보랏빛의 클레마티스를 심었다.
Outdoor Lighting
밤이면 실내 거실에서 정원을 관상할 수 있도록 두 종류의 조명을 연출했다. 하나는 화단을 위한 업라이팅 조명, 다른 하나는 악센트 역할을 하는 행잉 조명이 그것. 보기 싫던 가로등을 대신한 행잉 조명은 호롱불처럼 와이어를 이용해 나무에 거는 방식으로 연출됐는데 실내 다이닝 룸에서 바라볼 때 로맨틱한 느낌을 선사한다.
Flooring
본래 빽빽한 침엽수가 심겨있던 관상용 정원은 조경 부분을 줄이고, 데크를 깔아 마음껏 드나들며 차도 마시고, 파티도 열고, 누워서 휴식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꾸었다. 격자 패턴의 데크 배치는 작은 공간에 재미를 주는 이색적인 방식이다. 데크 소재로 선택한 멀바우 원목은 방부목에 비해 비싼 대신 맨발로 밟아도 될 정도로 표면이 섬세하며, 내구성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데크의 격자 배치로 인해 달라지는 화단의 폭은 리드미컬한 재미를 선사한다. 연한 핑크, 연한 바이올렛, 화이트 등 은은한 컬러감을 지닌 화단의 꽃들은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살려주며, 봄부터 여름까지 피어난다.
3 Basic Elements Of Garden
Flowers and Plants
야외 정원에는 실외 식물을, 아파트에서는 실내 식물을 심는 것이 상식. 정마와 무더운 여름을 거쳐 영하 15°C의 겨울 추위에도 견딜 수 있을 정도로 국내 기후에 적응된 것이 실외 식물이라면, 실내 식물은 원산지가 열대, 아열대 지방으로 커다란 잎을 관상할 수 있는 것들이다. 양재동 꽃시장의 실내 하우스에서 판매하는 벤자민, 야자, 알로카시아 등이 이에 해당된다. 정원을 계획할 때 흔히 범하기 쉬운 실수가 집중적으로 봄만 포커싱해서 정원수를 선택하는 것. 언제가 개화기인지 일일이 따져 달별로 어떤 상황일지를 예측한 다음 계획해야 한다. 앞서 소개한 정원의 경우, 봄에는 피오니, 작약, 바늘꽃 등이 꽃을 피우고, 여름에는 수국, 블루베리 같은 열매류, 아이리스, 가을에는 낙산홍, 풍년화, 겨울에는 붉은빛으로 변하는 새덤을 즐길 수 있도록 사계절에 맞게 계획되었다. 또한 주변 환경과 구조에 의해 자연 채광이 제한된 복도식 정원 입구에는 월동하고 그늘에서도 잘 자라는 고사리과의 식물들을 심고, 자갈을 까는 등 관리가 힘들어 식재를 극도로 제한시켰다.
Flooring
나무 데크는 아늑한 분위기와 밖을 거니는 느낌을 내고 싶을 때 활용하기 편리하다. 가장 많이 선택되는 것은 방부목이나 이는 가공시 포름알데히드에 절인 것으로 비가 올 경우 환경 오염의 주범이 되기도 한다. 대신 종류와 두께가 무척 다양해(두께는 최소 1.5cm 이상으로 선택) 일반인도 손쉽게 사공할 수 있다. 방부 처리, 페인팅 등 아무런 가공도 없이 매끈한 표면감과 깊이 있는 컬러감을 지닌 멀바우는 천연 그대로를 이용한 고급 데크이나 방부목에 비해 가격이 10배 정도 비싼 것이 흠, 하지만 좁은 면적의 정원일 경우 활용해볼 만하다. 침목은 표면이 거칠어 실내보다는 실외에 적합하며 개인이 시공하기는 어렵다. 화강석, 대리석 등의 돌 바닥재는 비교적 따뜻한 기후에서 많이 사용하는 방식으로 국내에서는 목재가 더 인기 있다. 타일은 종류와 가격대가 다양해 저렴한 비용으로 시도해볼 수 있는 방법이며, 다양한 디자인의 타일을 모자이크처럼 자유롭게 배치한다거나 테라코타 타일, 블록 타일을 활용해 새롭게 접근해볼 수 있다.
Outdoor Lighting
야외에서뿐 아니라 실내에서도 정원을 관상할 수 있도록 조명을 계획한다. 펜스의 내부에 드문드문 설치한 업라이팅 조명은 외부에서 빛이 있는 곳으로 쉽게 침입할 수 없도록 하는 방범의 효과도 지닌다. 대신 너무 산만해 보이지 않도록 필요에 따라 적절히 배치하는 것이 요령. 일반 조명 매장에서는 실내 조명뿐 아니라 방수용 아웃도어 조명도 판매하므로, 용도에 대한 상담 후 선택한다. 행잉 조명은 기능적인 면보다 액세서리의 역할이 강하다.
Tips 장마철을 위한 정원 관리
고온다습한 장마철에는 병충해가 가장 많이 발생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미리 약제를 한 번 뿌려주는 것이 좋다. 적당한 시간은 햇살이 너무 뜨겁지 않은 저녁이나 새벽녘. 장마가 지난 후에도 역시 한 번 더 약제를 뿌려준다. 또한 잎이 너무 밀식해 있거나 잎이 땅에 끌릴 경우 곰팡이가 생기거나 썩기 쉬우므로 통풍이 잘 되도록 아래쪽 잎을 자르고 누렇게 뜬 잎을 정리하는 등 미리 관리하는 것이 좋다.